금융지주, 비금융 주식 5% 제한…“칸막이 규제부터 풀어야” [고질병 앓는 K-금융]

김벼리 2025. 9. 7.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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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금융중심지 조성 시책’ 보고서
올해까지 ‘6차 금융중심지 계획’ 추진
금융 혁신, 인프라 구축 등 과제 실현
‘금융-비금융’ 융합 제도적 기반 부족
빅테크 금융 규제 정비 논의 답보상태
정부가 국내 금융사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디지털 혁신을 위한 제도적 기반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여의도 전경. [헤럴드DB]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정부가 국내 금융사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금융중심지 기본계획’을 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금융의 디지털 혁신을 위한 제도적 기반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금융권에서 빅테크(대형 IT기업)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소비자 보호 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당국은 아직 규제를 위한 방향성도 설정하지 못한 실정이다.

7일 헤럴드경제가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해 입수한 금융위원회 ‘2025 금융중심지 조성과 발전에 관한 시책과 동향’ 보고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글로벌 금융시장을 선도하는 금융한국’이라는 비전 아래 지난 2023년부터 올해까지 ‘제6차 금융중심지 기본계획’을 추진해왔다.

디지털화, 빅블러(산업 간 경계가 불분명해지는 현상)에 대응하기 위한 금융 규제를 혁신하고, 글로벌 스탠다드(국제 표준)와 금융환경 변화에 부합하는 금융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이번 계획의 핵심 방향이었다. 또한 국내 금융사의 해외 진출과 글로벌 금융사 유치를 지원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한 추진 과제로 ▷글로벌 경쟁을 위한 금융혁신 ▷글로벌 금융환경에 부합하는 금융인프라 구축 ▷자본시장의 글로벌화 ▷금융중심지 내실화 등으로 세분화하고 지난 3년간 여러 사업을 진행해왔다. 금융위는 이번 보고서에서 그간 달성한 과제들을 구체적으로 나열했다.

다만 K-금융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아직 해소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대표적인 것이 ‘금융과 비금융의 융합’ 과제다. 정부는 금융사와 빅테크가 디지털 혁신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규제체계를 정비해 금융과 비금융의 융합을 촉진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12월 금융권 샌드박스 활용과 부수업무 허용 등 제도 개선 계획을 발표한 게 대표적이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비금융 사업을 영위하는 데 ‘칸막이 규제’가 여전히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현행법상 국내 금융지주회사는 비금융사 주식을 5% 이내로만 소유할 수 있다. 자회사 경영관리 등을 제외하고는 영리 목적의 다른 업무를 영위할 수도 없다.

지난 3월 대한상공회의소가 210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금융회사의 비금융업 영위현황과 개선과제’를 조사한 결과 88.1%가 “해외 금융회사 및 빅테크 기업과의 경쟁에 있어 비금융업 진출을 막는 국내 칸막이 규제가 금융업 경쟁력에 불리하다”고 응답했다. ‘비금융업종도 함께 영위할 필요성이 있다’고 응답한 금융회사는 71.5%인 데 비해 실제 비금융업까지 영위하는 금융회사는 39.5%뿐이었다.

이들은 규제 개선을 위해 ▷금융회사의 부수 업무 범위 확대 ▷자회사가 영위할 수 있는 비금융업종 범위 확대 ▷비금융사 출자 한도 완화 ▷혁신금융서비스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금융업을 영위하는 빅테크에 대한 규제 체계도 정비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빅테크가 금융산업 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면서 금융 소비자 보호를 소홀히 하고 금융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2022년 판교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나 2021년 머지포인트 환불 사태같이 대규모 금융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개연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최근 국내 빅테크들은 금융산업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간편결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금융업자가 전체 간편지급에서 차지하는 비중(금액 기준)은 50%에 달했다. 이에 비해 금융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24%로 절반 수준이었다.

정부는 민관합동 TF를 꾸리는 등 규제 정비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방향성도 잡지 못한 실정이다. 금융위는 “국제기구와 공정위, 과기부 등의 빅테크 규제 논의 추이를 고려해 단계적으로 금융분야 빅테크 규율 방향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빅테크가 금융업을 키우면서 금융 리스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금융 안정을 강화하기 위해 빅테크에 대한 세심한 금융 규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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