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프리뷰] '현존 최고의 무능 수뇌부' 여전히 암울한 시카고

시카고 불스는 마이클 조던 시대 이후 긴 암흑기에 빠진 상태였다. 그 암흑기를 끝낸 영웅이 등장했다. 바로 2008 NBA 드래프트 전체 1순위 데릭 로즈였다. 로즈는 심지어 시카고가 고향인 선수였다. 고향 팀으로 지명된 전체 1순위가 암흑기에 빠진 팀을 구한다. 그야말로 드라마 같은 스토리였다.
하지만 로즈와 시카고의 전성기도 그리 길지 않았다. 로즈는 2011-2012시즌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전방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대형 부상을 당했다. 플레이 스타일이 운동 능력에 크게 의존했던 로즈에게 너무나 치명적인 부상이었다. 이 부상으로 로즈의 커리어와 함께 시카고의 전성기도 끝이 났다.
그 이후에도 시카고는 탐 티보도 감독의 지휘 아래 단단한 수비력으로 플레이오프에는 꾸준히 진출했다. 여기에 새로운 에이스 지미 버틀러가 등장하며 로즈의 뒤를 이었다. 그래도 로즈가 있던 시절 동부 컨퍼런스 최상위에 위치했던 시카고의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결국 버틀러마저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로 이적하며, 사실상 시카고는 리빌딩에 나섰다. 버틀러의 대가로 받아온 잭 라빈, 라우리 마케넨 등을 팀의 미래로 삼았다. 버틀러가 떠난 이후에는 시카고는 더 이상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다. 단단하고 끈적했던 팀컬러도 사라지며 약팀으로 전락했다.
물론 라빈이 기대 이상으로 성장하며 시카고의 에이스가 됐고, 마카넨도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도 시카고의 성적은 좋지 못했다. 시카고는 NBA를 대표하는 빅마켓 구단이다. 구단 수뇌부 입장에서 이런 시카고를 약팀으로 방치할 수 없었다. 또 시카고 수뇌부가 대담한 결정을 내렸다.
바로 올스타 빅맨이었던 니콜라 부세비치, 정상급 득점원인 더마 드로잔, 여기에 론조 볼까지 영입한 것이다. 시카고의 로스터는 단숨에 강해졌고, 2021-2022시즌 초반부터 엄청난 기세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무려 2달 동안 동부 컨퍼런스 상위권에 위치했던 시카고였으나, 볼의 부상 이후 순위가 추락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동부 컨퍼런스 6위로 오랜만에 플레이오프 무대 진출에 성공했다.
이게 시카고의 마지막 플레이오프 진출이었다. 그 이후 시카고는 3년 연속으로 플레이-인 토너먼트에서 탈락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하지 못했다. 그야말로 애매한 팀의 전형인 모습이다. 윈나우도 아니고, 그렇다고 탱킹을 통해 드래프트 최상위 순번을 차지한 것도 아니었다.

성적: 39승 43패 동부 컨퍼런스 9위
시즌 시작 전, 시카고에 대대적인 변화가 있었다. 바로 공격과 수비에서 핵심이었던 드로잔과 알렉스 카루소가 모두 팀을 떠난 것이다. 드로잔은 새크라멘토로 이적했고, 카루소는 트레이드를 통해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로 이적했다. 이는 명백한 리빌딩 신호였다. 2023-2024시즌부터 만개하기 시작한 코비 화이트를 주축으로 삼고, 카루소의 트레이드 대가인 조쉬 기디와 함께 팀을 꾸리겠다는 의도였다.
아쉬운 점은 계륵으로 전락한 라빈과 부세비치를 트레이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어쨌든 시카고는 젊은 선수들 위주로 팀을 꾸리겠다는 의사를 확실히 표했다.
그 영향으로 시즌 초반부터 성적은 좋지 못했다. 화이트는 여전히 좋은 모습이었고, 기대하지 않았던 라빈이 의외로 득점포를 가동하며 힘을 보탰으나, 전력의 한계가 역력한 모습이었다. 시즌 중반까지 시카고는 플레이오프 진출보다 최하위권에 가까운 성적을 유지했다.
결국 트레이드 마감 시한에 결단을 내렸다. 드디어 라빈을 보내는 데 성공했다. 라빈을 새크라멘토 킹스로 보내며 처리에 성공했다. 남은 시즌은 유망주를 육성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반전이 시작됐다. 라빈이 떠나자, 잠잠하던 기디가 폭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기디는 시즌 후반기에 평균 트리플더블에 가까운 활약으로 팀을 이끌기 시작했고, 여기에 신인 마타스 부젤리스가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또 부상에서 돌아온 볼도 괜찮은 활약으로 가드진을 도왔다.
후반기 시카고는 NBA에서 가장 매력적인 농구를 하는 팀이라고 해도 무방했다. 젊은 선수들이 펼치는 빠르고 화끈한 공격 농구는 그야말로 보는 재미가 넘쳤다.
최종 성적은 39승 43패로 동부 컨퍼런스 9위, 이번에도 플레이-인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하필 상대도 매번 플레이-인 토너먼트에서 시카고를 탈락시킨 마이애미 히트였다. 그리고 이번 결과도 같았다. 마이애미의 타일러 히로를 전혀 제어하지 못하며 무기력하게 대패했다.
결국 또 전과 같은 성적이 됐다. 윈나우도 아니고, 리빌딩도 아닌 애매한 결과로 끝났다.

IN: 트레 존스(재계약), 아이작 오코로(트레이드), 노아 에셍게(드래프트), 라클란 올브릭(드래프트)
OUT: 론조 볼(트레이드)
아무런 변화가 없었던 오프시즌이었다. 그나마 볼과 오코로를 바꾼 트레이드가 전부였다. 볼은 직전 시즌, 부상에서 복귀한 이후 쏠쏠한 활약을 펼쳤으나, 시카고가 꾸준히 정리하기를 원했던 선수다. 대가로 얻은 오코로에 대한 기대도 크지 않다. 포워드 라인의 뎁스 보강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드래프트 추첨에서 기적을 기대했으나, 기적은 없었다. 2025 NBA 드래프트 전체 12순위를 획득한 시카고는 프랑스 출신의 포워드 에셍게를 지명했다. 에셍게는 208cm의 신장과 216cm의 윙스팬을 지닌 신체 조건 괴물이다. 여기에 간간이 드리블 능력과 슈팅 능력을 선보였다. 그야말로 '모 아니면 도' 유형의 유망주로 시카고는 에셍게의 가능성에 과감히 배팅했다.
시카고의 오프시즌 화두는 따로 있다. 바로 제한적 FA가 된 기디다. 기디는 9월 6일(한국시간) 현재까지 계약에 대한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기디는 연간 3000만 달러의 계약을 원하는 데 시카고는 연간 2000만 달러의 계약을 제시했다는 후문이다. 기디는 시카고에서 절대적으로 잡아야 하는 선수다. 하지만 시카고 수뇌부는 이런 기디에 배짱 장사를 하는 상태다.

기록: 평균 20.4점 4.5어시스트 3.7리바운드
화이트는 고등학교 시절 그렇게 주목받는 유망주는 아니었다. 그래도 전미 최고의 가드 유망주 중 하나였고, 마이클 조던의 모교인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로 진학한다. 거기서 화이트의 주가가 폭등한다. 현재 덴버 너겟츠로 이적한 캠 존슨과 함께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를 이끈 장본인이었다.
그 결과 2019 NBA 드래프트에 참여한 화이트는 전체 7순위로 시카고의 지명을 받는다. 당시 화이트의 지명은 꽤 의외였다. 1라운드 지명은 확실했으나, 전체 7순위는 너무 높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하지만 리빌딩에 나선 시카고는 공격을 맡길 포인트가드가 절실했고, 화이트를 과감히 지명했다.
NBA 무대에 입성한 화이트는 나쁘지 않은 출발을 보였다. 신인 시즌에는 식스맨으로 나와 평균 13.2점 3.5리바운드를 기록했고, 2년차 시즌에는 주전으로 평균 15.1점 4.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문제는 3년차 시즌부터였다. 3년차 시즌에 평균 12.7점 2.9어시스트로 부진하더니, 4년차 시즌에는 평균 9.7점 2.8어시스트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4년차 시즌 이후, 화이트에 대한 비판은 거세졌다. 어떻게든 화이트를 보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리고 맞이한 5년차 시즌, 화이트가 마침내 만개했다. 라빈의 부상으로 인해 주전으로 올라온 화이트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전과 달리, 공격에서 화끈한 돌파력을 뽐내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자연스럽게 패스 센스까지 늘었다. 5년차 시즌이었던 2023-2024시즌, 평균 19.1점 5.1어시스트를 기록한다. 드디어 시카고 수뇌부의 믿음에 답한 것이다.
그리고 2024-2025시즌에도 화이트의 활약은 계속됐다. 드로잔마저 떠났기 때문에 화이트의 공격 비중은 더욱 높아졌다. 화이트는 이제 수준급 가드로 성장했고, 시카고는 화이트가 없으면 공격을 전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이런 화이트는 당연히 시카고가 장기적으로 데려가야 할 자원이다. 대다수 시카고 팬의 생각도 그렇다. 문제는 시카고 수뇌부의 의중이다. 화이트가 트레이드 매물로 올라왔다는 소식은 끊이지 않고 있다. 가뜩이나 암담한 시카고에 화이트를 대체할 선수는 없다. 많은 시카고 팬이 화이트 트레이드 루머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
결국 화이트가 또 실력으로 증명해야 하는 수밖에 없다. 차기 시즌은 어느덧 화이트의 7년차 시즌이다. 화이트가 또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화이트-허더-부젤리스-윌리엄스-부세비치
아직 주전 라인업은 정해지지 않았다. 바로 기디의 거취 때문이다. 만약 기디가 시카고와 재계약을 맺는다면, 직전 시즌에 좋았던 기디-화이트의 주전 백코트가 구성될 것이다. 만약 기디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준수한 슈터 자원인 케빈 허더가 화이트와 백코트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
포워드진도 미지수다. 주전으로 나올 것이 확실한 선수는 2년차를 맞이할 부젤리스다. 직전 시즌 중반부터 주전으로 나오기 시작한 부젤리스는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좋은 모습을 보였다. 포워드 갈증이 심각했던 시카고의 고민을 해결해 준 유망주다. 반면 남은 한 자리는 선택하기 어렵다. 연봉은 많이 받지만, 실망스러운 활약을 펼치는 윌리엄스나, 트레이드로 막 합류한 오코로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주전 센터는 확실하다. 트레이드 루머는 끊이질 않지만, 결국 매번 시카고에 남게 된 부세비치다. 사실 부세비치는 시카고에서 꾸준히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직전 시즌에도 평균 18.5점 10.1리바운드로 평균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NBA에서 가장 애매한 팀'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시카고다. 현재 로스터가 유지된다면 차기 시즌에도 동일한 결과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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