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역대 최초 진기록 듀오 나오나… 감독도 고생했다 밀어줬다, “그런 맛도 있어야지”

김태우 기자 2025. 9. 6.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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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까지 시즌 26개의 홀드를 기록해 개인 첫 30홀드 고지에 도전하는 이로운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야, 너무 편히 홀드 챙긴 것 아니냐. 원 포인트 홀드냐”

4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가 끝난 뒤, SSG 더그아웃에서는 한 선수를 향해 짓궂은 농담과 놀림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날 8회 2사 후 등판해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고 마무리 조병현으로 이어지는 다리를 놔준 팀 필승조 이로운(21)이 그 놀림의 주인공이었다. 이로운은 이에 대해 “진짜, 나 이런 적 올 시즌 들어 처음이다”고 정말 억울한 표정으로 항변했다.

SSG는 5일 7-5로 앞선 6회 2사 후 선발 미치 화이트에 이어 노경은이 마운드에 올라 1⅓이닝을 깔끔하게 막고 승리를 향했다. 아웃카운트 네 개를 잡는 데 필요한 투구 수는 11개. 노경은의 효율적인 투구를 느낄 수 있었던 대목이었다. 노경은은 이 상황에서 시즌 28번째 홀드를 확정했다.

8회에는 김민이 나갔다. 김민도 1사 후 대타 황성빈에게 볼넷을 내주기는 했지만 아웃카운트 두 개를 잡았다. 보통 이숭용 SSG 감독의 스타일은 이 이닝을 끝까지 김민에게 맡기는 것이다. 이 감독은 책임 이닝제를 선호한다. 이 때문에 필승조는 물론 추격조 투수들도 일단 한 번 마운드에 올라가면 좌·우타자를 구분하지 않고 1이닝을 던지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순위 싸움이 바쁜 판이라 이 원칙을 깬 상황이지만, 그래도 필승조 김민에 이닝 종료까지는 아웃카운트 하나가 남은 상태였다.

▲ 이로운은 5일 인천 롯데전에서 이숭용 감독의 배려 속에 홀드 하나를 최소한의 아웃카운트로 수확했다 ⓒSSG랜더스

여기서 좌타자 박승욱을 상대로 SSG는 투수 교체를 결정했다. 김민이 아웃카운트 하나를 책임진다면 휴식을 취할 수도 있었던 이로운이 등판한 것이다. “휴식을 줄 수도 있는데 굳이 그래야 했을까”라는 의문이 사라지기도 전, 이로운은 2사 2루에서 박승욱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마쳤다. 김민 이로운 모두 홀드 하나씩을 챙겼다. 9회는 마무리 조병현이 세이브로 장식했다.

관계자들은 이로운이 공 5개로 홀드 하나를 챙겼다면서 농담을 했고, 올해 이숭용 감독의 책임 이닝제 속에 그런 일이 거의 없었던 이로운도 나름의 격렬한(?) 항변을 한 것이다. 이로운의 이야기는 완벽하게 사실이었다. 올해 26개의 홀드를 기록하는 동안 아웃카운트 하나만 책임진 경기는 이날이 처음이었다. 아웃카운트 두 개 홀드 또한 세 차례에 불과했다. 이로운의 힘을 느낄 수 있는 또 하나의 대목이다.

그렇다면 왜 투수를 굳이 교체했을까. 이숭용 SSG 감독은 5일 경기를 앞두고 “조금 계산을 했다. 어제도 투수 코치와 이야기를 했다. 지금 불펜들이 어렵게 해서 오지 않았나. 본인이 원하는 것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그래서 (홀드 상황에서) 한 명 정도는 맡겨보자고 했다. 또 왼손 상대로는 김민이 조금 버거울 수도 있으니 그때는 로운이를 준비시켜서 한번 쓰자”고 했다.

▲ 치열한 순위 싸움에서도 선수들의 기록도 잊지 않고 있는 이숭용 감독 ⓒ곽혜미 기자

이로운은 올해 26개의 홀드를 기록해 김진성(LG·30개), 노경은(SSG·28개)에 이어 리그 공동 3위를 달리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여기까지 왔는데 정말 달성하기 힘들다는 30홀드도 욕심이 날 법하다. 전날 등판이 없었고, 홀드 개수도 다 고과와 연결되는 만큼 이로운을 챙겨주고 싶은 욕심이 있었던 것이다.

상황도 딱 맞았다. 김민도 올해 2점대 평균자책점의 매우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우타자 피안타율(.245)에 비해 좌타자(.279)가 다소 높다. 반대로 이로운은 좌타자(.215)와 우타자(.211) 편차가 그렇게 크지 않다. 원래 체인지업을 앞세워 좌타자를 잘 잡는 선수이기도 했다. 좌타자 박승욱 타석이 걸리자 이로운이 나갈 타이밍이 왔고, 우타 대타를 내지는 않을 것이라는 계산도 적중했다.

이 감독은 “그런 맛(아웃카운트 하나로 홀드를 올리는)도 있어야 하지 않나. 고생도 많이 하는데”라고 미소를 지었다. 이 감독은 알게 모르게 선수들의 기록도 많이 신경을 쓰는 편이다. 팀 성적이 우선이라 개인 성적을 일일이 챙겨주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여건이 된다면 밀어줄 가능성이 있다. 특히나 올해 SSG는 노경은의 3년 연속 30홀드 대기록, 그리고 역대 최초 30홀드 듀오(노경은 이로운)라는 대기록도 걸려 있다. 이 감독은 되도록 이들을 홀드 상황에서 쓰려고 하고, 이런 기록들은 그에 대한 또 하나의 이유가 될지 모른다.

▲ 이로운은 팀 선배 노경은과 함께 KBO리그 역대 최초 30홀드 동반 달성 대업을 노린다 ⓒSSG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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