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뱉어낸 갈색 '털공'...누구냐 넌?

서희원 2025. 9. 6.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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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의 '털공'이 매년 지중해 바다에서 육지로 떠밀려오고 있다.

코코넛으로도, 키위로도 보이지만 실제 정체는 해초 다발이다.

지중해 고유 해초종인 포시도니아 오세아니카는 그리스 로마 신화 속 바다의 신(포세이돈; 넵투누스)에서 유래해 이름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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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쳐진 해초 다발... 플라스틱 조각 발견돼”
'포시도니아 오세아니카'가 뭉쳐진 '넵튠 볼'. 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갈색의 '털공'이 매년 지중해 바다에서 육지로 떠밀려오고 있다. 코코넛으로도, 키위로도 보이지만 실제 정체는 해초 다발이다.

영국 BBC에 따르면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학교의 안나 산체스-비달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포시도니아 오세아니카'(Posidonia oceanica)를 연구하던 중 이 해초 다발이 해저에서 플라스틱을 빨아들이는 능력을 확인했다고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다.

'포시도니아 오세아니카'가 뭉쳐진 '넵튠 볼'. 사진=NeptuTherm

지중해 고유 해초종인 포시도니아 오세아니카는 그리스 로마 신화 속 바다의 신(포세이돈; 넵투누스)에서 유래해 이름 지어졌다. 흔히 영어권에서는 '넵튠 그라스'(Neptune grass)라고 부르기 때문에 해안가에 떠밀려오는 섬유질 공은 '넵튠 볼'(Neptune balls)이라고 부른다.

스페인 등 지중해 연안 지역에서는 폭풍 후 정체불명의 넵튠 볼이 떠밀려온다. 과학자들은 넵튠 볼이 뭉쳐서 떠밀려오는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연구하던 중 넵튠 볼의 뛰어난 플라스틱 포집 능력을 확인했다.

플라스틱 쓰레기와 함께 뭉쳐진 '넵튠 볼'. 사진=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학교 안나 산체스-비달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포시도니아 오세아니카가 해저에 있을 때도 잎에 플라스틱이 엉킨다. 하지만 잎이 떨어져 공 형태로 뭉쳐지면 포집 능력은 더욱 뛰어나진다.

연구팀이 지난 2018~2019년 스페인 마요르카에 있는 4개 해변에 떠밀려온 넵튠 볼을 확인한 결과 해초 1kg 당 최대 1500개에 달하는 플라스틱 조각이 확인됐다. 이는 바닷속 해초 잎에 붙어있는 플라스틱 조각(1kg 당 600개)의 두배가 넘는 양이다.

매년 115만~241만 톤의 플라스틱이 강에서 바다로 흘러간다. 연구팀은 포시도니아 오세아니카의 해초지가 이렇게 떠밀려온 플라스틱 중 약 9억개의 조각을 포집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연구는 지난 2021년 발표됐다. 산체스-비달 교수는 연구가 발표된 뒤 수많은 사람들이 넵튠 볼의 사진을 보냈고 그 안에는 탐폰, 물티슈 등 다양한 쓰레기가 얽혀 있는 모습이 담겼다고 밝혔다.

산체스-비달 교수는 “바다가 해저로 쏟아진 원치 않는 쓰레기를 우리에게 돌려보내는 방식”이라며 “넵튠 볼이 수질 개선에 도움이 될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플라스틱 생산량을 줄이는 방법이 진정한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플라스틱이 붙은 넵튠 볼을 발견하더라도 해변에 습기와 영양분을 보충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대로 내버려 두라고 조언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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