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거장 조르지오 아르마니 별세

강석봉 기자 2025. 9. 6. 21:4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지난 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5 S/S 패션위크’에서 프레젠테이션을 마친 뒤 손을 들어 박수 갈채에 화답하고 있다. 사진|파리 ·연합뉴스



이탈리아 패션계의 거물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4일(현지시간) 사망했다. 향년 91세.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조르지오 아르마니 그룹은 성명에서 “끝없는 슬픔 속에 창립자이자 창시자, 그리고 끊임없는 추진력이었던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사망을 알린다”고 밝혔다.

‘우아함의 황제’, ‘미니멀리즘의 거장’으로 불린 아르마니는 현대 이탈리아 스타일의 대명사로, 특유의 감각과 사업가의 통찰력을 결합해 연간 약 23억 유로(약 37조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를 이끌어 왔다.

AP통신은 아르마니를 가리켜 밀라노 기성복계의 거장이라며 구조적이지 않은 디자인으로 패션계에 혁명을 일으켰다고 평가했다.

1934년 7월 밀라노 남쪽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아르마니는 애초 의사를 꿈꿨으나 밀라노 백화점에서 창문 장식 보조로 일하며 패션계에 발을 들였다.

아르마니는 1975년 사업파트너이자 친구였던 세르지오 갈레오티와 함께 자신들의 폭스바겐을 1만 달러에 팔아 남성 기성복 라벨을 창업했다. 여성복 라인은 그로부터 1년 뒤 선보였다.

그의 새로운 스타일의 상징은 안감이 없는 스포츠 재킷이었다. 1970년대 후반 출시된 이 재킷은 할리우드부터 월스트리트까지 즉각적인 반향을 일으키며 대성공을 거둔다.

그는 이 재킷에 단순한 티셔츠를 매치했는데, 그는 이를 가리켜 “패션 알파벳의 알파와 오메가”라고 표현했다.

아르마니 정장은 곧 부유한 남성의 옷장 필수품이 됐다. 여성을 위한 바지 정장을 직장 내 복장으로 도입한 것도 혁명적이었다. 어깨 패드가 달린 재킷과 남성용으로 재단된 바지로 구성된 이 ‘파워 슈트’는 1980년대 부상하는 비즈니스 여성 계층의 상징이 됐다.

그는 2015년 자서전에 “나는 남성의 이미지를 부드럽게 하고, 여성의 이미지를 강하게 만든 최초의 디자이너였다. 남성들을 여성의 원단으로 입히고 여성들이 원하고 필요로 했던 것, 파워 슈트를 남성들로부터 훔쳐 왔다”고 접근법을 설명했다.

이후 아르마니는 기본적인 베이지와 회색 색상에 섬세한 디테일, 고급 소재, 밝은 색조를 더해 스타일을 부드럽게 발전시켰다.

1980년대 명작 영화 ‘아메리칸 지골로’는 아르마니와 배우 리처드 기어를 할리우드 커리어의 길로 이끌었다. 아르마니 의상을 입은 기어는 미국의 새로운 인기 배우로 부상했고, 그와 함께 아르마니 역시 인기 있는 디자이너로 떠올랐다.

할리우드와 인연으로 아르마니는 200편이 넘는 영화의 의상 크레딧을 얻었다. 2003년에는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영화 시상식 무대에 오른 배우들도 그의 의상을 즐겨 입었다. 숀 펜, 앤 해서웨이, 조디 포스터, 조지 클루니, 소피아 로렌, 브래드 피트 등도 아르마니의 오랜 애호가였다.

2023년 자료에 따르면 현재 아르마니 제국은 9천명 이상의 직원을 보유한 거대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경영진의 절반을 여성이 차지하고 있으며, 전 세계 7개의 산업 허브와 6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아르마니의 뒤를 이어 그룹을 누가 이끌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