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 없는 세상을 위해” 인천퀴어문화축제 애뜰광장에서 열려

“혐오와 차별이 없는 세상을 원합니다. 퀴어롭게 무지개 인천!”
6일 오후 3시께 제8회 인천퀴어문화축제를 찾은 시민들이 인천시청 앞 애뜰광장에 모였다. 광장에는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이 흩날렸다.
이날 축제를 참여한 이들은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성소수자들의 인권이 보장되고 자유로운 세상을 원한다고 했다.
자신을 동성애자라고 밝힌 N극성(필명·25·인천 미추홀구)씨는 “퀴어 서사를 담은 웹소설 작가로 활동 중인데 여자친구와 함께 축제에 참여했다”며 “평소 둘이 함께 다니면 친구로 보거나, 또는 이성애 커플들과는 다른 시선을 받기도 한다”고 했다. 그의 여자친구인 한윤호(필명·26)씨도 “위급한 상황 또는 보호자의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서 서로 법적 보호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생활동반자법’이 얼른 제정됐으면 한다”고 했다.
경기 평택에서 온 한 시민은 “성적 지향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또 트랜스젠더의 경우 겉모습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는 사회는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며 “퀴어도 똑같은 사람인데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인정을 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이날 축제가 열린 애뜰광장 주변은 경찰버스 여러대 둘러싸여 있었다. 인근에선 기독교 단체의 퀴어문화축제 반대 집회도 열렸는데, 경찰은 두 집회로 향하는 진입로를 통제해 물리적 충돌을 막았다.
7살 딸아이와 함께 방문했다는 백나미(45·인천 연수구)씨는 “아이가 앞으로 살아갈 세상이 평등하고 자유로운 세상이길 바라는 마음에서 축제를 찾았다”며 “즐거운 마음으로 축제를 찾았는데 광장 주변에 경비가 너무 삼엄해서 놀랐다”고 했다.
이날 축제에서 부스를 운영한 ‘성소수자 부모모임’의 장선영(72) 대표는 “트렌스젠더 딸을 뒀는데, 성소수자 아이들은 사회가 부정한 성 정체성으로 스스로 고민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는 부모니까 사회의 이런 차별적인 시선을 막아주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외국에선 퀴어축제가 모두가 즐기는 축제인데, 여기선 경찰이 광장을 통제하고 장소 선정에도 어려움이 있어 마음이 좋지 않았다”고 했다.

앞서 인천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인천시청 앞 애뜰광장과 중앙교통공원을 축제 장소로 사용하겠다며 사용 신청을 냈지만, 인천시와 인천대공원사업소가 불허했다. 이에 조직위는 반발하며 이날 축제를 강행했다.
이날 조직위 관계자는 “당초 두 곳을 후보지로 정해 신청했는데, 인천시가 대안도 없이 두 후보지 모두 안 된다고 결론을 냈다”며 “애뜰광장 사용에 대한 변상금을 물린다는 공문도 받았다”고 했다.
장시정 조직위 공동위원장 환영사에서 “인천시의 중립을 가장한 성소수자 시민 혐오는 인천퀴어문화축제가 겪어온 수많은 행정차별 중 하나”라며 “인천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퀴어문화축제를 방해하는 차별적 행정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는 ‘차별금지법’ 제정이 가장 절실한 이유”라고 했다.
/백효은 기자 100@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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