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사용 시간보다 ‘중독성 패턴’이 정신 건강 더 해친다 [윤영호의 똑똑한 헬싱]

윤영호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2025. 9. 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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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비디오 게임, 휴대전화 사용 시간과 중독성 사용 패턴 가운데 청소년의 자살 생각과 행동, 정신 건강 위험을 더 크게 높이는 요인은 무엇일까.

소셜미디어, 비디오 게임, 휴대전화의 중독성 사용은 모두 자살 충동, 자살 행동과 관련이 있었다.

그러나 청소년을 자살과 정신질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는 휴대전화 사용 연령, 사용 시간, 그리고 중독성 패턴 전반에 대해 더 강력한 사회적·제도적 조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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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충동·행동 위험 2~3배 높아져…사용 연령 제한과 반복적 평가 등 대책 필요 

(시사저널=윤영호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소셜미디어, 비디오 게임, 휴대전화 사용 시간과 중독성 사용 패턴 가운데 청소년의 자살 생각과 행동, 정신 건강 위험을 더 크게 높이는 요인은 무엇일까. 답부터 말하면, 단순한 사용 시간보다 중독적 사용 패턴이 훨씬 더 위험하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단순한 사용 시간은 오히려 무관했다. 소셜미디어, 비디오 게임, 휴대전화 사용을 통칭해 '스크린 사용'이라 부른다. 처음에는 점차 사용 시간이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지만, 중독성이 심화되면 통제력을 잃고 강박적 사용으로 이어진다.

최근 미국 청소년 4285명을 대상으로 한 코호트 연구에서, 스크린 사용의 '중독성 사용 궤적'과 자살 충동, 자살 행동, 정신 건강 위험 간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가 발표됐다. 중독성 사용 궤적이란 시간 경과에 따라 개인의 의존성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여주는 패턴을 말한다. 4년간 관찰한 결과, 참가자의 약 3분의 1은 11세부터 중독성 사용 궤적이 증가했다. 청소년 2명 중 1명은 휴대전화 중독성이 높았고, 40% 이상은 비디오 게임에서 중독성 사용 패턴이 높았으며, 약 3분의 1은 소셜미디어에서 높은 중독성 사용 궤적을 보였다.

소셜미디어, 비디오 게임, 휴대전화의 중독성 사용은 모두 자살 충동, 자살 행동과 관련이 있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소셜미디어와 휴대전화에서 중독성 사용 궤적이 많거나 늘어나는 경우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자살 충동이나 행동 위험이 2~3배 높게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Freepik

식사·취침 시간 스마트폰 사용이 더 위험

스크린 사용의 중독성은 초기 청소년기에 흔히 나타난다. 2024년 학생 건강검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학생 10명 중 6~7명, 고등학생 10명 중 5~6명이 하루 2시간 이상 인터넷이나 게임을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부모를 비롯한 우리 사회는 청소년의 스크린 사용 관리와 자살 충동 예방을 동시에 고려한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동안은 '사용 시간'에 초점을 맞췄지만, 이제는 '중독성 패턴'에 주목해야 한다. 단순 사용 시간만으로는 자살 생각이나 행동 위험을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사용 시간은 간단한 선별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실제로 모바일 기기를 오래 사용하는 아동은 2년 후 조울증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사용 시간이 늘어나면 수면이 줄고 주의력 산만으로 충동성이 커져 결국 정신 건강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스크린 사용의 중독성을 줄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우선 생활 속 관리가 필요하다. 식사 시간이나 취침 시간에는 스마트폰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경우가 흔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이는 오히려 중독성과 관련이 있었다. 따라서 이 시간만큼은 스크린 사용을 철저히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신체 활동을 늘리고, 다양한 심리·행동 중재 프로그램에 참여시키는 것도 도움이 된다.

더 나아가 제도적 대응도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소셜미디어 플랫폼 최소 연령은 14세 이상으로 설정돼 있다. 그러나 청소년을 자살과 정신질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는 휴대전화 사용 연령, 사용 시간, 그리고 중독성 패턴 전반에 대해 더 강력한 사회적·제도적 조치가 요구된다.  

윤영호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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