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LG 美 공장 단속, "정치적 공포 전략" vs "정당한 법 집행"

미국 이민당국이 4일(현지시간)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조지아 주 합작 공장을 급습, 현장 근로자 475명을 체포한 것을 두고 미국 조지아 주의 민주당은 "정치적 동기에 기반한 공포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공화당 인사들은 "정당한 법 집행"이라고 맞섰다.
5일 조지아 주 민주당은 홈페이지를 통해 "조지아 주 민주당은 브라이언 카운티 현대 공장에서 발생한 미 이민세관단속국(ICE) 단속과 주 지역사회에 대한 ICE의 공격적인 활동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조지아 주 민주당은 "이러한 단속은 생계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경제를 지탱하며 조지아 주 공동체에 기여하는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하려는 정치적인 전술"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폭력 범죄자들을 (불법 이주민 단속) 대상으로 삼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열심히 일하는 이들을 표적으로 삼은 것은 조지아 주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 조지아 주에서 선출된 공화당 소속 버디 카터 연방 하원의원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 민주당은 불법 이민자와 마약 카르텔을 방치했다"며 "트럼프 행정부와 용감한 법 집행관들이 미국 근로자를 우선하고 불법 이민이라는 재앙으로부터 지역 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과감한 조치를 취한 것에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같은 당 소속인 존 번스 조지아 주 하원의장은 "브라이언 카운티에서 진행된 단속은 우리의 법률을 집행하는 것이었다"며 "현대자동차가 이민당국과 법 집행관들에 협력해준 것에 깊이 감사한다"고 했다.
ICE는 이날 홈페이지 게시글을 통해 "현재 진행 중인 형사수사의 일환으로 한 회사에 대한 수색 영장을 집행했다"며 조지아 주 공장 단속 사실을 알렸다. 단속 현장을 촬영한 듯한 사진도 게시했다. ICE는 475명이 현장에서 체포됐다고 밝혔다. 미 법무부는 조지아 주 공장 단속 중 여러 명이 도주를 시도했으며, 일부는 하수 처리장에서 체포됐다고 했다. 체포된 이들은 조지아 주 포크스턴에 있는 구금시설로 옮겨졌다.
한국 외교부와 현대차그룹, LG에너지솔루션 등에 따르면 체포된 사람 가운데 한국인은 300여명으로 40~50명이 LG에너지솔루션 임직원이고 나머지는 건설사 및 협력업체 직원인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그룹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확인된 바에 따르면 구금 중인 인원 중에 현대차 임직원은 없다"고 밝혔다.
ICE는 이번 단속에 미 연방수사국(FBI), 노동부 감찰관실, 마약단속국(DEA), 국경순찰대, 주류·담배·화기·폭발물 관리국, 국세청(IRS) 등 전문인력 다수가 동원됐다고 전했다. 롤링스톤은 단속 현장에 조지아 주 순찰대 소속 헬리콥터가 동원됐다고 했다.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조지아 주 단속은 ICE 소속 부처인 국토안보부(DHS) 역사상 단일 장소에서 이뤄진 최대 단속 작전이었다.
ICE는 체포된 이들에 대해 비자 발급 조건 등을 어기고 근무 중이었거나, 전과가 있는 등 위법 혐의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한 멕시코 출신 영주권자는 마약, 도난 총기 소지, 절도 등 여러 형사 사건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 미국에서 추방될 소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아 주 남부지방검찰청도 홈페이지를 단속 사실을 알리면서 "미 연방법전 8편 1324절을 위반해 불법 이민자들을 위법하게 고용한 혐의에 대한 증거 수집 차원에서 수색영장을 집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 연방법전 8편 1324절은 불법 이민자의 미국 입국을 실행하거나 돕는 행위, 불법 이민자를 숨겨주는 행위에 관한 처벌을 규정한다. 이러한 행위에 돈을 받고 적극 가담, 공모한 경우 당사자는 사건에 연루된 불법 이민자 1명당 최대 1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불법 이민자 고용에 관한 처벌도 규정돼 있다. 12개월 기간 동안 불법 이민자라는 사실을 알면서 고용한 근로자가 10명 이상이면 최대 징역 5년에 처해진다. 예를 들어 올해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불법 이민자라는 사실을 알면서 고용한 근로자가 10명이면 이 조문에 따라 처벌받는다. 반면 9명이면 이 조문이 적용되지 않는다. 1년 간 불법 이민자 10명 이상을 고용한 경우 가중 처벌한다는 취지의 조문이다.
한편 미국 잡지 롤링스톤은 미 해병대 출신 공화당원으로, 조지아 주 12선거구 연방하원 예비후보로 출마한 이력이 있는 토리 브레넘이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조지아 주 공장을 신고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토리 브레넘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 성향으로 알려졌다. 브레넘은 롤링스톤 인터뷰에서 조지아 주 공장에서 대규모 단속이 이뤄진 것에 대해 "나는 법에 대해 아무런 감정도 없다. 옳은 것은 옳고 그른 것은 그른 것일 뿐"이라고 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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