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비핵화’ 언급 안한 첫 북중정상회담… 中, 북핵 용인한 듯
김정은 “유엔 등 다자 플랫폼서 협력”… 대북제재 해제에 中협조 요청
북-중-러 삼각연대 강화 양상에… 李 ‘페이스메이커론’ 시험대 올라

● 北, ‘핵 보유’ 인정에 경제·안보 실익까지
북한과 중국은 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관련 보도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언급하지 않았다. 과거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의 5차례 정상회담 후 보도에서 빠짐없이 언급된 ‘한반도 비핵화’ 표현이 제외된 것.
그 대신 시 주석은 북-중 정상회담에서 “조선(북한)과 협력을 강화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의향이 있다”고만 했다. 북한이 비핵화 불가론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북-중 공조를 강화하겠다는 것.
이에 따라 중국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수호 △비핵화 실현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한반도 3원칙’ 대신 북핵 용인으로 입장을 바꿨을 수 있다는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측이 비핵화 원칙을 수정해 사실상 잠정적으로 북한의 핵 보유 정당성을 지지하는 것으로 입장을 바꿨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여기에 김 위원장은 북-중,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과의 경제 관계 복원과 러시아의 안전 보장 제공을 재확인하며 ‘안러경중’(안보는 러시아, 경제는 중국) 행보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양국의 상호 이익과 경제 무역 협력을 심화해 더 많은 성과를 거두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의 경제난 속에서 무역이나 투자 등 중국의 지원이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도 북한에 대한 안전 보장을 언급하며 ‘후견 역할’을 강조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4일 북한 정권 77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김 위원장에게 보낸 축전을 통해 “(북-러 관계 발전은) 한반도와 동북아 전반에서의 안전 및 안전 보장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 시험대 오른 李 ‘페이스메이커론’
정부는 김 위원장의 전승절 참여에 대한 평가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 동북아 정세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중-러 삼각 연대가 강화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북-미 관계 개선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정책에도 영향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를 ‘뒷배’로 삼아 북-미 대화의 문턱을 높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북-미 대화를 위한 선제 조치 가능성에 대해 “모든 건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에 달려 있다”면서도, 미국이 북한과의 직접 대화에 나선다 해도 ‘완전한 제재 해제’ 등 북한에 “화끈한 약속”부터 해주긴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신범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사실상의 핵보유국 지위를 얻기 위해선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제재 해제를 받아야 한다”며 “북한 입장에서 미국과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 이르면 APEC 정상회의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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