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피어난 평화 정신의 싹…간디의 삶 통해 바라본 인류와 사회는

정치부터 역사, 지역 및 공동체 등 인류와 사회 전반을 관통하는 간디의 비폭력, 평화의 삶을 현대에 되살려 인천에 뿌리내리기 위한 논의의 장이 마련됐다.
5일 열린 '2025 인천국제평화컨퍼런스'에서는 총 3개 세션으로 나눠 주제별 발표와 토론, 질의응답 등이 진행됐다.
먼저 '비폭력 저항과 사회적 변화, 국제정의운동과 간디정신'을 주제로 한 첫 세션이 컨퍼런스의 본격적인 포문을 열었다.
제1 세션에서는 칸 앞잘(Khan afzal) 영남대 교수가 좌장을 맡고 박홍규 영남대 명예교수가 '간디의 비폭력 평화의 길'을 주제로 발표에 나서 '아나키즘'의 관점에서 간디와 그의 사상을 분석했다.
박 교수는 "물론 간디가 민족해방 독립운동가라는 측면에서 인도와 한국, 그리고 세계적으로 평가받는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간디의 기본 사상은 단순히 인도가 영국의 지배로부터, 한국이 일본 지배로부터 해방되어야 한다는 그런 민족 해방 운동의 차원을 넘어선다"며 "더 본질적으로는 국가 권력에 저항한 사람으로 보는 게 옳지 않겠나. 간디가 남아프리카에서 시작한 독립운동을 보면, 자유를 위한 투쟁이었고 개인 인격 함양을 위한 본질적 의미의 인간 해방 투쟁이었다"고 풀이했다.
이어 "간디는 개인으로서의 인간을 집단 및 사회보다도 중시했다"며 "간디는 집단이 아닌 개인이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도덕적으로 행동한다고 본다. 개인의 양심과 자유가 간디 철학의 기본"이라고 했다.
박 교수의 발표 이후 이어진 토론에서는 간디평화재단의 쿠마르 프라샨트(kumar prashant) 이사장이 토론자로 나서 "간디는 용기 있는 자들을 존중했고, 모든 상황에서 항상 정의를 찾고자 노력했다"며 "우리가 평화에 대해 이야기할 때 항상 두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 정의가 필요하고, 언제나 용감하게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일제 치하 당시 한국에 간디가 미친 영향과 의미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인도사학자인 이옥순 전 연세대 연구교수가 '식민지 한국의 간디: 1920~1940년'를 주제로 당시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 한국 언론에 담긴 간디를 통해, 영웅이기도 비(非) 영웅이기도 했던 간디에 대한 복합적 인식을 분석했다.
이 전 교수는 "한국어 언론의 간디에 대한 인식은 복합적이었다"며 "처음에는 투쟁하는 간디를 '우리'로 존경하고 희망을 거는 동질적 인식이 지배적이었으나, 시간이 가면서 서양의 타자이자 한국의 타자로 여기는 차별적 인식이 스며들었다. 이러한 이중적 재현은 피지배자를 자각하면서도 동시에 강한 지배자를 선망하는 식민지인의 분열된 자아였고, 억압의 가중으로 불안한 식민지 한국 사회의 투사이기도 했다"고 했다.
P.마루티(Shri P. Maruthi) 타밀나두주 하리잔세박상 회장은 토론을 통해 비폭력주의, 평화의 의미를 강조하며 "당연히 한계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간디가 했던 것처럼 움직여야만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아무도 움직이지 않으면 결국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지막 세션인 '마을과 민주주의, 간디와 시민참여'에서는 현 인류가 마주한 과제로 논의를 확장, 그 실마리를 간디가 제시한 '스와라지', 즉 '마을'에서 찾았다.
대미를 장식할 연사로 나선 백좌흠 인도연구원장(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은 '간디의 마을 스와라지, 민주주의와 시민참여' 주제 발표를 통해 "마을 스와라지의 이상적인 모습은 경제적 자급자족과 함께 카스트 계층도 불가촉천민도 없고 종교에 의한 차별도 없는 비폭력이라는 마을공동체 규약에 지배되는, 개인의 자유에 기초한 완전한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적어도 지역이나 공동체 수준에서 새로운 제도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며 "예컨대 국민투표와 실질적인 시민참여 같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최지연 한국외대 인도연구소 초빙연구원 ▲롤랜드 윌슨(Roland B. Wilson) 한국조지메이슨대학교 교수 ▲프레라나 데사이(Prerana Desai) 인도경제학자가 토론을 통해 스와라지, 즉 마을 공동체를 놓고 견해를 나눴다.
롤랜드 윌슨 교수는 "민주주의라고 하더라도 요즘은 시민 참여를 보기 쉽지 않다"며 "(현재는) 엘리트들과 돈이 얽히며 민주주의 정신이 굉장히 많이 훼손된 상태다. 민중의 운동과 시민 참여, 각계·각층의 참여가 중요하기에 마을이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가치가 있다는 점에 공감한다"고 했다.
한편 '간디의 평화, 인천에서 다시 피어나다'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인천일보>와 여행인문학도서관 길위의꿈(이상 한국), 하리잔 세박 상, 간디평화재단, 간디재단(이상 인도) 등이 주최했다.
행사는 5~6일 양일간 열리며, 오는 6일에는 간디 동상 제막식과 인천평화선언, 강화로 떠나는 평화기행이 진행된다.
/정혜리 기자 hy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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