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돌아온 꿈돌이

양홍주 2025. 9. 5.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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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시에 따르면 대전은 지난 6월 국내 여행지 점유율 증가(1.0%포인트) 전국 1위에 올랐다.

올해 들어선 노인을 구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돌봄로봇부터 한 달 50만 개가 팔린 캐릭터 라면까지, 온갖 대전 관련 브랜드를 꿈씨 패밀리가 독차지했다.

돌아온 꿈돌이가 노잼도시 대전을 기사회생시킨 사례는 소멸 위기 지자체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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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0시 축제가 개막한 대전 도심에 8월 8일 오후 꿈돌이, 꿈순이 대형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뉴스1

대전은 오래도록 '노잼 도시'였다. 정부청사와 카이스트·대덕 연구단지 등이 엄숙한 회색 이미지를 각인시킨 탓이 크다. 계룡산을 제외하면 팔도 유랑객들을 유혹할 관광지도 딱히 내세울 게 없었다. 놀기보다 공부하고 일하는 도시란 선입견이 짓눌렀다. 유성 관광특구는 급속히 노쇠했다. 10년 전 관광공사 설문에선 '안전해서'라는 답이 대전을 관광지로 추천하는 주된 이유로 꼽혔다고 한다. 얼마나 매력적인 관광 포인트가 없었으면 이랬을까 싶다.

□ 재미없다던 대전에 사람이 모이고 있다. '성심당'으로 대표되는 빵집 투어가 고작이었던 대전시내가 최근 들어 관광객으로 북적인다. 시에 따르면 대전은 지난 6월 국내 여행지 점유율 증가(1.0%포인트) 전국 1위에 올랐다. 마이너스 성장한 제주, 강원과 비교해 월등하다. 5월 연휴엔 숙박 예약이 전년 대비 190%나 늘었다. 한화 이글스가 상위권에 오르며 프로야구 팬이 몰려온 덕도 있지만, 무엇보다 되살아난 '꿈돌이' 역할이 컸다고 한다.

□ 1993년 엑스포 마스코트가 난데없이 대전 관광을 살렸다. 2012년 동명 테마파크가 폐장하면서 관심 밖으로 멀어졌던 꿈돌이. 우주인을 형상한 이 캐릭터의 반전은 2023년 대전시가 꿈돌이 가족으로 캐릭터를 확장한 '꿈씨 패밀리'가 등장하면서 촉발됐다. 올해 들어선 노인을 구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돌봄로봇부터 한 달 50만 개가 팔린 캐릭터 라면까지, 온갖 대전 관련 브랜드를 꿈씨 패밀리가 독차지했다. 꿈돌이가 주력인 0시 축제는 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다.

□ 인구도 늘었다.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대전시 인구는 144만1,596명(8월)으로 작년 말보다 2,000명 넘게 증가했다. 매년 1만 명 이상 빠져나가던 인구가 10년 만에 상승 반전했다. 자칫 구닥다리 캐릭터로 사라졌을 법한 꿈돌이 리브랜딩 전략이 이뤄낸 쾌거다. 돌아온 꿈돌이가 노잼도시 대전을 기사회생시킨 사례는 소멸 위기 지자체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잘 키운 캐릭터 하나는 지자체는 물론 국가 경제도 살린다. '오징어게임'부터 '케데헌'까지. 수없이 봐왔지 않은가.

양홍주 논설위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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