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사랑하는 그림책 작가’ 앤서니 브라운의 영감의 원천 만나볼까? ‘앤서니 브라운展: 마스터 오브 스토리텔링’ [Culture]

이승연 시티라이프 기자(lee.seungyeon@mk.co.kr) 2025. 9. 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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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 『동물원』,『자그맣고 커다란 고릴라』, 『우리 할아버지』 시리즈 등으로 ‘고릴라 할아버지’라는 애칭을 얻은 세계가 사랑하는 그림책 작가 앤서니 브라운. 오랜 시간 끊임 없는 상상력의 세계를 펼쳐 보이는 앤서니 브라운의 작품을 총망라한 원화 전시 ‘앤서니 브라운展: 마스터 오브 스토리텔링’이 9월 28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전시장 전경(사진 ㈜아트센터이다 제공)
“이거 우리 집에도 있었던 그림책인데! 반갑다!” 전시장을 다니며 들려오는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 관객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종종 흘러나온다. 정교한 일러스트레이션과, 따뜻한 감성의 스토리텔링이 담긴 책을 꾸준히 선보이며 사랑받아온 그림책 작가 앤서니 브라운. 그의 50년 작품 세계를 총망라한 전시 ‘앤서니 브라운 展: 마스터 오브 스토리텔링’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이번 전시는 그의 초기 데뷔작부터 최근작까지 아우르는 약 250여 점의 완화를 한 자리에서 만나볼 기회다. 앤서니 브라운이 상상한 이야기와 스토리텔링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춘 회고전 형식으로, 공간 곳곳에 책에서만 보던 캐릭터가 살아 숨 쉬듯 전시돼 있고, 이를 보는 우리 아이의 유쾌한 시선이 이어진다. “그림책은 나이가 먹었다고 접어야 할 책이 아니라, 나이를 불문한, 모든 사람을 원한 것이다!”(–앤서니 브라운)라는 말처럼, 이곳에선 새로운 경험을 하는 아이들의 흥미진진한 모습과 어려서 읽었던 그림책을 보며 추억에 빠진 어른들의 모습이 교차한다.

그림책 속 숨겨진 디테일을 좇는 전시
영상 매체가 일상이 된 시대. 그런데도 우리 아이들에게 그림책은 소중한 친구다. 부모들에게도 그림책은 아이들의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주고, 정서 발달과 성장을 돕는 교육 매체이다. 그중에서도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은 현실적인 내용과 모호한 결말로 상상력을 높이고, 글과 그림 사이의 빈틈, 작품 속에 숨겨진 디테일과 상징(이스터에그)을 통해 이야기의 깊이를 더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그의 작품은 하나의 명작이자, 예술로서도 손꼽히고 있다.

‘앤서니 브라운 展: 마스터 오브 스토리텔링’ 역시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과 글 사이의 여백을 관람객이 스스로 찾아가며 이야기를 완성하는 ‘참여형 전시’로 기획되었다. 그림책 페이지를 실제로 넘기는 듯한 동선과, 작품 속 상징적 요소를 곳곳에 배치해 관람 자체가 마치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 속을 직접 걷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앤서니 브라운의 고릴라 세상 (사진 ㈜아트센터이다 제공)
Little Beauty 2008 ⓒAnthony Browne
고릴라를 좋아하는 소녀가 생일 전날 꿈속에서 고릴라와 함께 떠나는 모험을 다룬 이야기(『고릴라』, 1983), 힘센 고릴라들 사이에서 수줍고, 겁 많은 침팬지가 자신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이야기(『겁쟁이 윌리』, 1985) 등 인기 캐릭터인 ‘고릴라’ 시리즈가 먼저 관객을 반긴다.

그 후 앤서니 브라운이 영국 켄트 주의 바닷가 마을 위트스터블로 이사한 후 반려견과 함께 해변을 산책하며 구상한 이야기(『나와 스크러피, 그리고 바다』, 2023), 전 세계 다양한 할아버지들이 등장해, 서로 닮은 듯 각자 다른 개성을 가진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우리 할아버지』, 2024) 등 작가의 일상을 주제로 한 최근작까지 동선은 지난 50년간 작가의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게 구성돼 있다.

이 밖에도 전시는 대형 미디어 아트와 놀이형 설치 작품, 연극 등 작품을 색다른 방식으로 재해석하며 그림책 속 마법 같은 순간을 눈앞에서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장 풍경(사진 이승연 기자)
그림책이란 매체에서 얻는 즐거움과 에너지
1976년 첫 작품 『거울 속으로(Through the Magic Mirror』 발표 이후 어느덧 데뷔 50주년을 앞둔 앤서니 브라운은 세계 곳곳을 다니며 어린아이들을 만나왔고, 그를 통해 새로운 작품의 영감을 얻어왔다. 또한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그림책 작가’로 불릴 정도로, 여러 차례 전시와 방한을 통해 한국 독자들을 직접 만나왔다.

지난 8월, 앤서니 브라운은 6년 만에 가족들과 함께 한국을 찾아,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로 열린 그의 개인전에서 한국 독자들의 열정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이번 전시에 대한 소감과 함께 그림책의 위기에 대해서도 생각을 밝혔다.

앤서니 브라운ⓒKei Liao, Artcenter IDA
그는 “지난 50년간 작업을 해왔고, 세계 각국의 아이들과 많은 교류를 해왔습니다. 어느 나라를 가든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지금도 아이들이 느끼는 기쁨, 행복, 걱정, 공포는 다르지 않게 비슷하게 느끼고 있는 거 같습니다. 다만 변한 게 하나 있다면 유튜브, 게임, 애니메이션, 만화책 등 매체가 발달하며 아이들이 그림책에 대한 관심이 줄고 있는 듯합니다”라고 말하며, 이어 “어른이 책을 읽어주면 아이들은 그림을 보며, 서로 다른 것을 느끼고, 에너지를 찾으며,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그림책이 지금은 쇠퇴기에 있지만, 관심이 부활하기를 바랍니다”라며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그림책이란 매체가 중요한 이유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앤서니 브라운이 오랜 시간 책을 만들 수 있었던 원동력엔 그의 상상력뿐만 아니라, 어린이는 누구나 창조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그의 예술적 신념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제가 책을 만드는 이유는 첫째로 책을 만드는 데 즐거움을 느끼고, 둘째, 아이들이 저처럼 책을 보며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아이들과 책의 내용과 느끼는 생각에 관해 대화를 나누고,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책에서 열린 결말을 많이 사용하는 이유도 그것입니다”라며 그림책 읽기에서 얻는 진짜 즐거움과 메시지를 설명했다.

짧고 강렬한 영상이 일상을 지배하는 시대에도, 아이들은 여전히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를 만든다. 이번 ‘앤서니 브라운 展: 마스터 오브 스토리텔링’에선 그런 아이들의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주는 특별한 공간을 마주할 수 있다. 9월 28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앤서니 브라운 대표작 ‘윌리의 신기한 모험’ 섹션(사진 ㈜아트센터이다 제공)
[시티라이프부 이승연 기자 lee.seungyeon@mk.co.kr] [사진 ㈜아트센터이다]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9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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