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투자 늘리던 韓기업 충격 … 미국인 8000명 고용계획도 차질

박제완 기자(greenpea94@mk.co.kr), 정지성 기자(jsjs19@mk.co.kr), 박승주 기자(park.seungjoo@mk.co.kr), 김상준 기자(kim.sangjun@mk.co.kr) 2025. 9. 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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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당국이 불법체류자 단속을 명분으로 국내 기업이 미국에 투자한 공장 건설 현장에서 대규모 압수수색과 체포를 진행하면서 미국에 투자를 늘리고 있는 국내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현지 신규 공장 건설과 라인 증설이 늘어나면서 한국에서 파견을 가는 전문인력이 늘어났는데 대부분 장기체류를 위한 미국 비자를 제때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공장을 짓거나 투자 확대를 계획하고 있는 여타 한국 기업들도 이번 사태를 파악하기 위해 분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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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민당국, 조지아주 현대차·LG엔솔 합작 공장 급습

◆ 한국인 구금사태 ◆

미국 이민당국이 불법체류자 단속을 명분으로 국내 기업이 미국에 투자한 공장 건설 현장에서 대규모 압수수색과 체포를 진행하면서 미국에 투자를 늘리고 있는 국내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현지 신규 공장 건설과 라인 증설이 늘어나면서 한국에서 파견을 가는 전문인력이 늘어났는데 대부분 장기체류를 위한 미국 비자를 제때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근로자들의 비자 문제뿐만 아니라 연쇄적인 현지 공장 건설 연기 가능성까지 불거지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L-GA 배터리는 2023년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합작 투자한 미국 현지 전기차용 배터리셀 생산법인이다. 양사가 50대50으로 총 43억달러(약 6조원)를 투자한 이 공장은 전기차 30만대 분량에 해당하는 연간 30GWh의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HL-GA 공장은 인근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내 현대모비스 배터리팩 공장에 셀을 공급하고, 이 팩은 HMGMA에서 생산할 현대차의 전기차에 투입된다. HMGMA와 배터리 공장은 2030년까지 8000여 명 고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벌어진 '불법이민자 단속'으로 인해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은 현지 근로자 운영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게 됐다. 내년 초로 계획했던 HL-GA 배터리 공장의 완공 시점도 늦춰질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 공장을 짓거나 투자 확대를 계획하고 있는 여타 한국 기업들도 이번 사태를 파악하기 위해 분주하다. 국내 기업들은 대체로 "출장 목적에 부합하는 비자를 발급받도록 해왔다"는 입장이지만 현지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차는 조지아주 HMGMA 생산능력을 30만대에서 50만대까지 확대하고, 3만대 규모의 로봇 공장 신설, 루이지애나주에 270만t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 건설 등을 계획하고 있다. SK온은 현대차그룹과 35GWh 규모 북미 합작 배터리셀 공장을 건설하고 있어 가장 유사한 상황에 놓여 있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조지아주 카터즈빌 공장의 '셀·잉곳·웨이퍼 라인'을 올해 말 완공할 예정이다.

LS전선은 1조원을 투입한 해저케이블 생산공장을 버지니아주에 건설 중이다.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등도 추가 투자를 통해 현지 공장 증설을 추진 중이다.

국내 기업들은 이번 사건이 미국 내 한국 기업들의 제조업 투자에 미칠 파급 효과를 주목하고 있다.

미국 현지 인력 운영에 추가적인 어려움도 예상된다. 현대차 임직원들은 "비자 문제로 단속된 경우 몇 년간 다시 미국을 들어가기 어려운 걸로 아는데 HL-GA 핵심 인력들의 미국 입국이 아예 불가능해지는 게 아니냐"고 우려했다.

이번에 HL-GA 배터리에서 단속된 한국인 직원들 상당수는 전자여행허가인 '이스타(ESTA)'나 이민당국의 단속 대상인 단기체류 목적의 'B1 비자'를 소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혼란은 한국 기업이 미국의 지사로 직원을 파견할 때 필요한 'L 비자(주재원 비자)' 발급이 한층 까다로워진 데에서 출발한다. 최근에는 국내 대기업 주재원들이 받는 L 비자가 제때 발급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 국내 기업·기관들 중에는 비자 발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해외 근무자 귀임과 신규 근무자 부임 시기가 맞지 않는 곳도 나오고 있다.

이날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의 법 집행 과정에서 우리 투자 업체의 경제활동과 우리 국민의 권익이 부당하게 침해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유감을 밝혔다. 이 대변인은 "이 사건에 대해 주미국대사관 총영사와 주애틀랜타 총영사관의 영사를 현장에 급파하고 현지 공관을 중심으로 현장 대책반을 출범시킬 것을 지시하는 등 적극 대처 중"이라고 설명했다.

[박제완 기자 / 정지성 기자 / 박승주 기자 /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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