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승없어 답답했는데 … 풍선 터진듯 후련해요"
아마추어 랭킹 1위 질주에도
올해 두차례 준우승 머물러
매일 5㎞ 이상 달리기 훈련
힘 길러 샷 비거리 20m 늘고
맬릿 퍼터 바꾼후 정상 올라
대회사상 6번째 타이틀 방어
"실력·겸손 갖춘 선수될래요"

올해도 남자골프 아마추어 최강자는 김민수(17·호원고부설방송통신고)였다. 아마추어 내셔널 타이틀 대회인 허정구배 제71회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김민수가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올해 닿을 듯 말 듯하던 국내 대회 우승 트로피를 이번 허정구배에서 처음 들어올린 김민수는 "드디어 우승했다"며 힘차게 포효했다.
김민수는 5일 경기 성남 남서울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4라운드에서 6타를 줄여 최종합계 12언더파 272타로 안해천(11언더파 273타)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2라운드에서 단독 선두에 나섰다 3라운드에서 3타를 잃어 공동 5위로 내려갔던 김민수는 마지막 날 남서울CC를 말 그대로 휘저었다. 1타 차로 엎치락뒤치락하던 상황에서 14·15번홀 연속 버디를 잡아 단독 선두로 치고 나섰다.
이어 김민수는 '마의 구간'으로 불리는 16~18번홀에서 차분하게 타수를 지키고 먼저 경기를 마쳤다. 이때 마지막 조에서 선두 경쟁을 하던 안해천이 16번홀(파4)에서 뼈아픈 보기를 적어내 밀려났다. 결국 김민수가 우승을 확정 짓자 국가대표 동료들의 축하 물세례가 이어졌다.
허정구배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선수가 나온 건 이번이 6번째다. 지난해 대한골프협회 주관 대회에서 빛고을중흥배와 최등규배 매경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허정구배까지 제패한 김민수는 올해 처음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지난 4월 대만 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국제 경쟁력도 확인한 그는 정작 국내 대회에서는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올해 대한골프협회 주관 대회에서 8개 대회 중 6차례 톱10에 들었는데, 지난달 열린 송암배와 최등규배 매경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연이어 준우승한 게 최고 성적이었다.
최등규배 매경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한 뒤 김민수는 "우승하지 못한 징크스가 생길 것 같아 걱정"이라면서 "허정구배에서는 죽기 살기로 도전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허정구배에서 마침내 우승을 확정하자 그는 "며칠간 내 마음이 풍선 같았는데 우승을 달성해서 '펑' 하고 터진 느낌이다. 속이 후련하다. 물을 맞을 때도 시원했다"며 활짝 웃었다. 김민수는 "전날 샷이 정말 안 돼 끝나고 저녁에 연습장을 나갔다. 스윙 코치를 맡고 있는 채범근 프로님이 내게 '그냥 할 수 있는 거 다 해보라'고 조언해주더라. 원래는 스코어보드를 보면서 경기했는데 이번에는 내 것에만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경기했고 뜻한 대로 경기가 잘 풀렸다"고 밝혔다.
우승 횟수는 적었어도 김민수는 대한골프협회 랭킹 남자부 1위를 올해 내내 지키는 등 경기력은 지난해보다 더욱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결은 비거리 증가와 퍼트였다. 김형태 골프 국가대표 감독은 "김민수의 드라이버샷 비거리가 작년보다 20m가량 늘었다"고 귀띔했다.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만 320야드, 웬만한 프로 선수들 이상의 비거리를 뽐내고 있다.
김민수는 "겨울 전지훈련 때 평일에 매일 5㎞, 많게는 10㎞를 뛰었다. 처음에는 이게 효과가 있을까 반신반의했는데, 꾸준히 뛴 덕에 몇 달이 지나고 나니까 힘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3년가량 블레이드 퍼터를 썼던 그는 지난달 초 맬릿 퍼터로 바꾸고 퍼트에도 자신감이 붙었다.
김민수는 "기존 퍼터가 잘 안 맞으니까 한번 바꿔봤다. 결과적으로 퍼터를 바꾸고 나서 연이어 우승권 성적을 냈다. 요즘은 드라이버보다 퍼터가 제일 자신 있는 장비라고 내세운다"며 웃어 보였다.
김민수는 "평소 PC게임을 하면서도 이기려고 사력을 다한다"고 말할 만큼 승부욕이 강하다. 올해 전반적으로 성적이 좋았어도 클럽디 에코 아마추어 챔피언십 컷 탈락, 신한동해 남자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공동 32위 등 아쉬웠던 결과들이 더욱 마음속에 남았다.
김민수는 "결국 내가 내 실력을 증명해보여야 했다. 작년의 나를 넘으려고 올해는 더 노력했던 것 같다"면서 "이번 대회에서 우승해 일단 한숨은 돌렸다"고 기뻐했다.
'삭발 효과'도 톡톡히 봤다. 김민수는 지난 7월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머리를 짧게 밀었다.
그는 "로리 매킬로이가 디오픈을 앞두고 머리를 민 것을 보고, 프로님이 '한번 너도 밀어봐' 하고 권유하더라. 스트레스도 많고 안 풀린 게 많아 시원하게 밀었다"고 밝혔다. 삭발 직후 나선 신한동해 남자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선 부진했지만 이후 연속 우승권 성적을 내며 삭발한 재미를 봤다.
올해 고교 2학년생인 김민수는 아직 언제 프로로 전향할지에 대한 명확한 계획은 세우지 않았다.
물론 그가 세운 최종 목표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뛰는 것이다. 그는 "PGA 투어는 누구나 꿈꾸는 무대가 아닌가. 김민수답게, 실력도 좋으면서 겸손함을 갖춘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6월 코오롱 한국오픈에서 공동 4위에 올라 반향을 일으켰던 그는 오는 11일부터 나흘간 인천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열릴 신한동해오픈에도 초청 선수 자격으로 출전한다.
김민수는 "한국오픈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는 것, 톱3에 들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성남 김지한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최서원 조카’ 장시호, 강남 주택 12층서 투신…아래층 난간 걸려 구조 - 매일경제
- 여기저기서 줄파업, 분위기 심상치않은데…‘노랑봉투법 탓’ 아니라는 고용노동부 - 매일경제
- “돈 냈던 것보다 더 많이 돌려준다고?”…목돈 마련으로 관심 커진 보험은 - 매일경제
- 오세훈 “서울시 채무 6000억원 줄였는데…소비쿠폰에 무너졌다” - 매일경제
- “한국 아이들, 쉽지 않네”...1000억 자본잠식 빠진 춘천 레고랜드 문닫을까 - 매일경제
- 美투자 늘리던 韓기업 충격 … 미국인 8000명 고용계획도 차질 - 매일경제
- “누구나 타는 벤츠, 안팔아”…한국인에게 이런 차별은 처음, 너무 ‘특별’해서 감동 [카슐랭]
- 110여년전 만들어진 구식 전차가 참사 불렀다…드러난 노후 인프라 ‘민낯’ - 매일경제
- [속보] 외교부, 미 현대차 등 공장 단속에 “권익 부당침해 안돼” - 매일경제
- A매치 134경기 ‘역대급 캡틴’ 손흥민, 차범근·홍명보와 어깨 나란히 할까···‘미국·멕시코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