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순위 싸움에 전문가들도 고개 절레절레 “결과 진짜 모르겠다”

김양희 한겨레신문 기자 2025. 9. 5.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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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LG·2위 한화는 유력…3~8위 6개 팀 ‘대혼전’
“투수력 강한 팀 유리”…SSG·삼성·KT 조심스레 꼽아

(시사저널=김양희 한겨레신문 기자)

"진짜 모르겠다" "뒤죽박죽이다" "오리무중이다". 프로야구 전문가에게 가을야구 예상 진출팀을 물으면 돌아오는 답이다. 그만큼 예상이 힘들다. 9월 2일 현재 정규 시즌이 전체 94경기(시즌 720경기)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순위 싸움이 너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팀마다 20경기 안팎만 남겨놓고 있다.

LG 트윈스, 한화 이글스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사실상 확정적이다. 두산 베어스, 키움 히어로즈의 포스트시즌 탈락도 기정사실이 되고 있다. 문제는1·2위와 9·10위 사이에 있는 6개 팀이다. 3위 SSG 랜더스와 8위 KIA 타이거즈의 승차는 4.5경기. 3~5위는 한때 승차 없이 소수점 4자리까지 승률을 따져야 했다. 1승과 1패에 순위가 뒤바뀐다. 여차하면 와일드카드 진출팀을 결정하기 위한 정규 리그 공동 5위 간 타이 브레이커 게임이 2년 연속 열릴 수도 있다. 지난해에도 KT 위즈와 SSG가 단판 승부를 벌여 KT가 최종적으로 가을야구 티켓을 잡았다.

SSG 랜더스 ⓒ연합뉴스

"강력한 원투 펀치 보유한 SSG 제일 유리"

야구 해설위원들은 "전문가를 '모지리'로 만드는 시즌 전개"라면서도 공통으로 "투수력이 좋은 팀이 경쟁에서 유리할 것 같다"고 말한다. 띄엄띄엄 있는 잔여 경기 일정상 1~3선발만 투입해도 되기 때문이다. SSG와 삼성 라이온즈의 가을야구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다.

SSG는 한화(코디 폰세, 라이언 와이스)에 필적하는 강력한 원투 펀치를 보유하고 있다. 드류 앤더슨과 미치 화이트가 그들이다. 앤더슨은 평균자책점 2위(2.12), 탈삼진 2위(206개)를 기록 중이다. 폰세 못지않은 구위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타깃이 되고 있다. 화이트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즌을 늦게 시작했으나 8승4패, 평균자책점 2.80으로 팀 2선발다운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SSG는 불펜 또한 좋다. 평균자책점이 3.39로 10개 구단 중 1위다. 베테랑 노경은을 비롯해 김민, 이로운 등이 중간에서 실점을 최소화하고 마무리 조병현이 뒷문을 철저히 잠근다. 조병현은 평균자책점이 1.40에 불과하다. 세이브 부문 1위 KT 박영현(3.12)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리그 9번째 공격력(팀타율 0.251)에도 3위 경쟁을 할 수 있는 이유다.

장성호 KBS스포츠 해설위원은 "순위 경쟁에서 SSG가 제일 유리해 보이기는 한다"면서 "투수력에는 의심이 없다. 끝까지 장점을 살리는 야구를 하면 3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 또한 "SSG가 지금의 투수력으로 버티면서 최정·한유섬이 터지면 삼성과 3위 싸움을 할 것 같다"고 했다.

삼성 라이온즈 ⓒ뉴스1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팀 삼성은 8월 기세가 좋았다. 8월22일까지 8위였는데 반등에 성공했다. 8월 한 달간 승률이 0.577(15승11패1무)이었다. 선두 LG(승률0.750) 다음으로 좋은 승률이었다. 타선에서 홈런 1위 르윈 디아즈와 더불어 구자욱이 제 역할을 해주는 게 크다. 타격 4위, 출루율 2위 김성윤의 활약도 무시할 수 없다. 삼성은 팀타율 2위(0.269)에 올라있다.

교체 외국인 투수인 헤르손 가라비토가 다소 기대에 못 미치지만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와 원태인이 마운드에서 버텨준다. 평균자책점에서 후라도는 4위(2.57), 원태인은 9위(3.22)다. 후라도는 26경기에서 171과 3분의 1이닝을 투구(평균 6과 3분의 2이닝 투구)하면서 이닝이터 모습도 보여준다. 한 전문가는 삼성이 잔여 19경기 중 안방인 대구에서 12경기를 한다는 데 주목하기도 한다. 삼성은 올해 홈 승률이 0.559(33승26패)에 이른다. 원정 승률(0.469)과 차이가 크다. 박재홍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삼성이 분위기를 잘 타고 있다"고 했다.

KT 또한 마운드가 강하다. 선발·불펜 평균자책점이 리그 4위다. 엔마누엘데 헤이수스, 패트릭 머피, 고영표, 소형준 등 선발진이 좋다. 이강철 KT 감독은 8월31일 KIA전에서 헤이수스를 불펜으로 투입하는 강수로 승리를 낚아내기도 했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이런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기동력이 강한 팀을 만나면 고전한다는 점은 KT가 가을야구로 가기 위해 풀어야 할 숙제다.

kt 위즈 ⓒ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 ⓒ연합뉴스

거짓말처럼 곤두박질친 롯데, 타선 살아나면 '변수' 

8월에 거짓말처럼 곤두박질친 롯데 자이언츠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꽤 있다. 12연패 충격이 꽤 크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전준우가 빠진 뒤 전력이 많이 약화됐다. 타격이 올라올 기미가 보이지 않고 대체 외국인 투수 빈스 벨라스케즈의 변화구도 예리하지 못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하지만 장성호 해설위원은 "12연패를 하는 와중에도 지금껏 중위권에서 버티는 것을 보면 분명 힘은 있다"고 했다. 롯데는 장기인 팀타선이 살아난다면 한순간 연패에 빠졌듯이 단박에 연승 모드로 진입할 수도 있다. 젊은 선수들이 분위기를 타면 무서워질 수 있다.

NC 다이노스나 KIA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 NC는 포스트시즌 경쟁팀 중 제일 경기가 많이 남았는데 이것이 유리할 수도, 불리할 수도 있다. 선발 투수진이 괜찮다면 경기 수가 많은 것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NC는 선발 평균자책점이 리그 최하위(5.32)다. 매일 경기를 해야 하는 와중에 경기 수가 적은 상대팀이 1~3선발로 계속 맞설 것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NC는 불펜진도 다른 경쟁팀과 비교해 약한 편이다.

'디펜딩 챔피언' KIA는 후반기에 역전패를 많이 당하면서 점점 가을야구와 멀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 승보다 패가 더 많아지면서 5할 승률 또한 무너진 상황이다. 더그아웃 분위기 자체도 많이 가라앉아있다. 한 전문가는 "앞으로 경기력이 나아질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순위 싸움이 계속 이어지면 그동안 쌓은 무승부 숫자 또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중위권 6개 팀 중 무승부가 가장 많은 팀은 롯데·NC(이상 6무)다. 최종 승수가 같다면 무승부가 많은 팀이 승률에서 유리하다.

1승, 1승이 더욱 중요해진 9월이다. 1군 엔트리까지 확대(33명)되면서 가용 자원도 풍부해진 터. 전문가들의 예상은 그저 예상일 뿐이다. 한화·롯데·삼성의 8월 순위가 크게 요동친 것처럼 예상을 빗나가는 결과는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시즌 전에 LG와 함께 2강으로 분류됐던 KIA가 5강 밖으로 밀려나고, 5강 후보가 아니었던 롯데가 순위 경쟁 중인 것을 봐도 그렇다. 환호하기에도, 실망하기에도 아직은 이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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