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용역 착수-제주시 공고 취소 ‘기초단체 설치, 공직도 대혼란’

김정호 기자 2025. 9. 5.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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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훈 지사, 기초단체 발언 ‘후폭풍’
제주시, 신청사 설계 용역 공고 취소

민선 8기 제주도정이 2026년 기초자치단체 도입이 어렵다고 인정하면서 공직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이미 진행 중인 각종 사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5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행정구역 조정에 대한 여지를 남기면서 일선 부서에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양 행정시에 설치된 기초자치단체설치준비지원단은 현재 3개 기초자치단체(동제주시·서제주시·서귀포시) 설치에 대비한 세부실행과제를 이행하고 있다.

당장 10월까지 기초단체 출범에 맞춰 도민 지원에 필요한 조례를 마련해야 한다. 시민들의 실생활과 직결된 사안과 법률상 의무 규정 마련에 필요한 조례만 2000개에 이른다.

시청과 시의회 신청사 마련 작업도 한창이다. 서귀포시는 이미 9000만원을 투입해 신청사 리모델링을 위한 실시설계 용역에 돌입했다.

반면 제주시는 최근 실시설계 용역을 급작스럽게 중단했다. 혈세 낭비를 우려해 공고된 내용도 취소했다. 예정된 용역비는 동제주시 1억5000만원, 서제주시는 1억6000만원이다.

당초 제주시는 신청사 설계용역을 서둘러 마치고 연말부터 리모델링 공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신청사와 정보통신망 구축에만 최대 5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반면 제주도는 예정대로 용역을 추진하기로 했다. 3개시의 재정 불평등에 대응해 '제주형 재정조정제도 도입방안 연구용역'을 진행한다. 이를 위해 오늘(5일) 착수보고회도 열었다.

공무원 배치를 위한 조직진단도 계획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미 3억2500만원을 투입해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설치를 위한 제주특별자치도 조직진단 연구용역'을 진행중이다.

제주도는 10월까지 조직진단을 마무리하고 2억2500만원을 추가로 투입해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설치를 위한 제주특별자치도 조직설계 연구용역'을 재차 진행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3개 기초단체 설치에 따른 공무원 규모와 배치, 산하 기관 등에 대한 조정에 나설 방침이다. 재정 조정과 공무원 조직설계에 투입되는 예산만 7억원이다.

내년 기초단체 설치가 무산됐지만 제주도는 주민투표 가능성을 열어두고 기존 사업을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행정구역이라는 변수가 생기면서 정책에 균열이 생겼다.

조직설계는 물론 재정 조정과 신청사, 조례 등 모든 사안이 행정구역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3개 기초단체에 변화가 생길 경우 관련 정책과 용역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된다.

관련 정책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행정구역에 대한 정리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 오 지사는 지역 국회의원과 제주도의회와 협의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아직 뚜렷한 움직임은 없다.

이에 공직 내부에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일선 부서에서는 "이럴 줄 알았다", "방향성을 모르겠다" 등 자조적인 얘기까지 흘러 나오는 실정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내년 기초단체 설치가 어렵지만 공론화 결정에 대한 정책 추진에는 변함이 없다"며 "현재는 예정대로 관련 사업들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