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세기의 토론, AI시대에 다시 소환한다...“인류의 가장 좋은 날은 아직 오지 않았는가?” [손은정의 AI 너! 머?]
2015년 11월 6일, 캐나다 토론토의 한 무대 위에 네 명의 세계적 지식인이 올랐다. 멍크 디베이트(Munk Debate·캐나다 토론토에서 연 2회 각 분야의 최고 권위자나 석학, 전문가 등이 특정 주제를 놓고 치열한 토론을 벌이는 행사).주제는 단순하면서도 거대했다. “인류의 가장 좋은 날들은 아직 오지 않았는가?” 이 질문을 두고 스티븐 핑커(Steven Pinker), 맷 리들리(Matt Ridley)가 찬성 측에,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 이 반대 측에 서서 논쟁을 펼쳤다.
(https://munkdebates.com/debates/progress/ 에서 이 멋진 토론을 그대로 찾아볼 수 있다)
토론의 구도는 명확했다. 찬성 측은 데이터와 역사를 무기로 삼아 인류의 진보를 낙관적으로 바라봤다. 반대 측은 심리와 문화를 끌어와, 이러한 발전이 반드시 행복과 만족을 담보하지 않는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사전 투표에서는 청중의 71%는 “인류의 가장 좋은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진보론에 손을 들어주었다. 토론 후에는 찬성이 73%로 조금 더 올랐고 반대는 27%로 줄었다. 데이터와 역사적 사실들을 기반으로 한 핑커와 리들리 팀이 승리를 거뒀다. 허나 설득력만 놓고 보면, 알랭 드 보통과 글래드웰도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의 마음의 동의를 가져갔다.
10년이 지난 지금, 이 토론이 머리를 맴도는 것은 이 ‘인류의 가장 좋은 날’ 에 AI가 포함되는 것인지, 혹은 AI가 이 좋은 날을 만들어 줄것인가 하는 질문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만약 이 네 사람이 다시 ‘AI는 인류의 가장 좋은 날을 만들어 줄것인가’ 라는 주제로 다시 토론을 한다면 그들은 과연 어던 이야기를 것인가?
나는 AI (Chat GPT 5.0)에게 이 Munk의 토론을 보이며 이 AI 에 대한 내용을 AI가 학습한 형태로 가상 토론을 시켜 보았다.
Chat GPT 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아래는 ChatGPT 5.0 의 답을 그대로 옮김).
좋습니다. 이제 2015년 Munk Debate의 구도를 그대로 가져와 주제를
“AI는 인류를 더 발전시킬 것인가?”
로 치환해보겠습니다. 그러면 당시의 데이터 vs 의미라는 대립 축이 오늘날 AI 논쟁에도 거의 그대로 투영됩니다.
- 핵심 논리 (핑커·리들리 톤)
- 인류 역사상 진보는 늘 기술에 의해 촉진되었고, AI는 그 연장선이다.
- 위험은 관리할 수 있으며, 정지보다는 속도를 높이되 ‘책임 있는 규제’로 대응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 비유: 전기, 인쇄술, 인터넷도 초기에는 두려움을 샀으나 결국 인류의 번영에 기여했다. AI도 마찬가지다.
- 예상 발언
- 강점: 구체적 사례와 데이터 제시, 미래지향적 비전 제시.
- 약점: 불평등·권력 집중, 인간의 정서적 삶에 대한 문제는 상대적으로 소홀.
- 핵심 논리 (드 보통·글래드웰 톤)
- 물질적 효율이 늘어난다고 해서 인간이 더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불안, 일자리 상실, 의미 상실을 증폭시킬 수 있다.
- 기대치와 욕망은 끝없이 올라가기 때문에, AI 진보가 삶의 만족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 비유: 원자력의 발견이 빛과 폭탄을 동시에 가져온 것처럼, AI 역시 ‘양날의 검’이다.
- 예상 발언
- 강점: 인간의 내면, 사회적 위험, 윤리 문제를 부각해 청중의 공감 자극.
- 약점: 데이터와 실용성에서 Pro 진영의 공세에 밀릴 수 있음.
- Pro: AI = 문제 해결 도구
- Con: AI = 의미와 인간성의 위협
오늘날 “AI 진보” 논쟁은 **‘효율과 혁신 vs 안전과 인간성’**의 충돌로 이어진다.
- 사전 투표: Pro 60% / Con 30% / 미결정 10%
- 사후 투표: Pro 62% / Con 37% / 미결정 1%
- 승리 판정(Munk 룰 적용): Con 팀 (지지율 증가 폭이 더 크기 때문).
AI가 인류를 발전시킬 것이라는 믿음(Pro)은 여전히 강력한 기본값이지만, 토론을 거치면 위험을 성찰하는 목소리(Con)가 청중의 마음을 더 크게 움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위와 같이 나는 가상의 토론을 GPT에게 구현하게 했다. 네 사람의 맥락을 옮겨 이러한 가상의 토론을 하게 한다는 자체가 멋진 신세계의 확장이 아닌가? 거기다가 나노 바나나를 써서 네 사람의 모습을 다시 AI 토론으로 만들어 볼까? 일론 머스크, 제프리 헌트, 샘 알트만 그리고 젠슨 황 네 명의 이런 대담을 만들어볼까 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나노 바나나로 감쪽같이 만들어 줄 이미지. 여기서 나는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이렇게 생성된 이미지는 인터넷 상을 떠돌게 되고 가짜인지 진짜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 실제에 가까운 AI 이미지들은 만들어진 글들과 함께 사실처럼 유포되는 것이 너무나 쉬운 시대이다.
마치 실제로 이 네 분이 AI의 미래에 대해 토론을 한 것처럼 우리는 사실을 만들고 확장하고 혹은 왜곡할 수 있다.
며칠 전, 빌게이츠의 방한으로 나노 바나나 및 AI 이미지 서비스를 이용한 빌게이츠와의 사진이 마치 지브리 프사처럼 번지고 있다. 과연 재미있게만 생각할 수 있는 문제인지 생각하게된다. 저작권, 초상권 그리고 개인 정보와 AI로 만들어진 결과물에 대한 규제와 법률이 거의 없는 상황은 단지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자칫 AI 발전을 막을까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는 정부나 규제 기관들. 그리고 미친 듯 빨라지는 AI 기술에 속도를 맞추는 기업과 개인들. 아직 뾰족한, 분명한 깃발을 들고 어떻게 가자고 하는 방향성이나 규칙은 없다. 그저 돌질할 뿐이다.
2015년의 네 석학의 멍크 토론은 그 자체로 이미 AI 시대를 논의하고 있는 듯 하다. 사실 그들이 AI를 주제로 하지 않더라도(리들리는 그의 숫자적인 앞부분의 전개에서 AI를 언급한다 - 이미 10년 전에) 인간의 발전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이미 AI 시대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듯 하다. 이것은 결국 ‘인류’ 즉 AI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네 명의 석학 중, 나는 알랭 드 보통의 그 문장을 기억한다. “왜 노인들은 꽃을 사랑할까요? 인생의 불완전함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작은 완전함의 섬 같은 존재, 즉 꽃과 같은 것들을 멈추어 들여다보고 감상하는 방법을 압니다.”
(영어 원문: “Why do old people love flowers? They love flowers because they’re so aware of the imperfections of life that they’re willing to stop by some of the smaller islands of perfection like flowers and appreciate them.”
그리고 AI의 완전함이 결국 인간의 불완전함에서 만들어지고 발전될 것임을 믿는다.
[손은정 공학박사, 인문공학커뮤니케이터, 작가]
글쓴이는 공학박사이자 작가, 설치미술가로서 글로벌 빅테크, 대기업 등에서 20여 년 이상 근무하면서 기술과 인간의 삶의 점들을 연결하는 것에 의미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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