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매각, 고액자산가 많아져 개인→가문 확대가 핵심 전략”[시니어금융 빅뱅]

김벼리 2025. 9. 5.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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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하나은행 하나더넥스트 본부장
상속·증여·노후 ‘패밀리오피스’로 자산관리
유언대용신탁 차별화…전담 특화조직 운영
다음달 16~17일 헤럴드 머니페스타 강연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 고객 2명 중 1명은 50대 이상. 이미 초고령(65세)에 진입했거나 예비 초고령인 고객 비중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대한민국에서 시니어 금융 고객의 규모는 급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은퇴 후 자산관리는 물론 증여·상속 나아가 요양·간병 등과 관련된 금융 수요가 갈수록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금융사들도 특화 브랜드 출범, 맞춤형 상품 개발, 디지털 접근성 강화 등 다각도로 시니어 공략에 나서고 있다. 결국 이 같은 도전이 가져올 성과에 따라 금융사 간 경쟁력도 좌우될 수밖에 없다. 초고령 시대 금융 안정망 확보 성패 또한 이들 금융사에 달려 있다. 이에 본지는 4대 금융그룹 시니어 전문가들의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시니어 금융 핵심 전략과 새로운 성장 동력 기회를 조명하고자 한다.
이은정 하나더넥스트 본부장이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하나은행 삼성역기업센터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가문의 중심에는 시니어(장년층)가 있습니다. 상속과 증여, 노후 현금흐름, 치매로 인한 자산 동결까지 결국 시니어를 중심으로 풀어야 합니다. 하나은행의 패밀리오피스 역시 시니어 금융의 확장된 형태입니다.”

하나은행의 시니어 맞춤 채널 ‘하나더넥스트(Hana The Next)’를 총괄하는 이은정 하나은행 하나더넥스트 본부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하나은행 클럽원삼성 9층 패밀리오피스에서 진행한 헤럴드경제 인터뷰에서 시니어 금융 전략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패밀리오피스란 초고액 자산가의 가문을 대상으로 자산관리·법률·세무·승계 설계까지 재무적·비재무적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조직이다. 하나은행은 2022년부터 패밀리오피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시니어 특화 조직 ‘하나더넥스트’ 본부가 신설된 이후로는 이 조직이 패밀리오피스 사업을 도맡아 오고 있다. 하나더넥스트 패밀리오피스는 가업승계와 미래 리더스 프로그램, CEO(최고경영자) 인사이트, 상속 절세 컨설팅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본부장은 “최근 몇 년 사이에 기업 매각을 통해 큰 단위의 자산이 생긴 고객이 많아졌다”며 “단위가 큰 만큼 고객의 자산에 대해 구조를 짜고, 더 나아가 가문 전체로 넓혀서 관리해야겠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이어 “가족 단위를 대상으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패밀리 오피스 센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하나더넥스트 패밀리오피스는 시니어 금융의 확장된 형태다. 패밀리오피스 사업을 하나더넥스트에 편입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한 가문에서 자산 관련 의사 결정 권한은 대체로 시니어에 있다. 상속·증여와 같은 ‘가문의 숙제’는 시니어를 비롯해 앞으로 시니어가 될 미래 세대의 주된 고민거리다. ‘영리치(젊은 부자)’ 등 젊은 2세대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또한 ‘미래 시니어’ 고객을 미리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하나더넥스트 패밀리오피스는 자산 운용뿐만 아니라 절세·세금, 가족 법인 설립, 신탁 구조, 해외 투자 등 한 가문에 대한 모든 재무적 설계를 지원한다.

이은정 하나더넥스트 본부장이 하나금융그룹 CI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고령 인구 비중이 커지면서 금융사들은 경쟁적으로 패밀리오피스 사업을 키우고 있다. 이 본부장은 하나은행 패밀리오피스만의 차별점으로 ‘찾아가는 본부 조직’을 꼽았다. 그는 “다른 회사와 달리 하나은행은 패밀리오피스를 본부 조직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고객이 특정 지역에 있는 센터를 찾지 않더라도 팀이 고객을 찾아가 상주하면서 상담을 해준다”고 했다.

신탁 서비스와 패밀리오피스의 시너지도 하나더넥스트의 강력한 무기다. 대표적인 것이 유언대용신탁이다. 유언대용신탁이란 고객이 금융사에 재산을 맡긴 뒤 미리 정해둔 대로 사후에 배우자나 자녀 등에게 그 재산을 유산으로 넘겨주는 상품이다. 유언장과 목적은 같지만 보다 안정적으로 상속을 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유언대용신탁 시장에서 하나은행은 5대 은행 중 가장 높은 점유율을 갖고 있다. 하나은행의 유언대용신탁 잔액은 지난 2022년 1조8470억원에서 지난해 3조259억원으로 1.6배가량 늘었다. 이 본부장은 “증권사와 달리 은행은 신탁 상품이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며 “신탁은 매달 자동으로 병원비를 지급하게 하거나, 특정 재산은 기부용으로만 쓰는 것을 명시하는 등 계약으로 특약을 촘촘히 담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하나은행 패밀리오피스는 10억, 30억, 더 나아가 100억원 이상의 초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라며 “더 나아가 은퇴를 앞둔 시니어와 자산 이전을 고민하는 중산층 고객까지 폭넓게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특징은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투자를 지향한다는 점이다. 이 본부장은 “고객에게 좋은 자산을 고르는 방법보다 하지 말아야 할 투자부터 먼저 말한다. 잃지 않는 투자가 원칙”이라며 “단기 고금리 상품이나 해외 채권보다는 장기적 안목에서 변동성을 낮추는 쪽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하나은행 패밀리 오피스는 단순히 친목 도모가 아니라 학습조직 형태로 커뮤니티를 운영한다”며 “고객 자녀들을 모아 12주 과정의 미니 MBA를 열고, 딜링룸 투어나 펀드 매니저와 만남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 세대는 안심하고, 자녀 세대는 미래의 시니어 고객으로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려 한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치매 전담 특화 조직인 ‘치매안심 금융센터’를 신설했다. 치매 환자 본인과 가족에게 전문적인 컨설팅을 제공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이 본부장은 “시니어 고객에게 가장 큰 불안은 치매로 인한 자산 동결 문제(치매 머니)”라며 “예를 들어 10억원을 정기예금에 가입했는데 치매에 걸려 자산이 동결되는 경우가 많다. 올해 치매 머니 추정액은 172조원에 달한다”며 “미리 특약을 걸어놓으면 병원비나 요양비를 지급하게 할 수 있어서 자산이 동결될 일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65세 이상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다. 머지않아 3명 중 1명은 치매에 걸린다는 말도 나온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가계와 사회 모두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금융권이 앞장서서 노후의 불안을 줄여주는 것이 사회적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5월 공시가격 12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을 담보로 연금을 지급하는 ‘내 집 연금’ 상품을 금융권 최초로 선보였다.

하나금융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50~64세)의 58.5%는 은퇴 후 재정 상태에 대해 ‘불안하다’고 답했다. 주택 한 채를 갖고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시니어는 주택을 담보로 한 연금을 통해 자금을 활용한다. 다만,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주택연금은 공시가격 12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서만 주택연금을 제공해 한계가 있었다.

이은정 본부장은 오는 10월 16일~17일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헤럴드머니페스타 2025’에서도 ‘나를 위한 은퇴솔루션, 가족을 위한 상속증여솔루션’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할 계획이다.

김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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