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서로를 이해”…개막작 ‘뮤지션’, 제천음악영화제의 정체성을 찾다 [JIMFF 2025]
개막작에 현악 4중주 소재 마뉴 감독 ‘뮤지션’ 선정
“진짜 음악 이야기를 하는 영화…대중성까지 갖춰”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제공]](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05/ned/20250905111856598jhjx.jpg)
[헤럴드경제(제천)=손미정 기자] “영화를 본 순간 다른 개막작을 고민할 이유가 없었다”(장항준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집행위원장).
지난 4일 아시아 유일의 음악영화제인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가 화려한 막을 열었다. 지난 4월 취임한 장항준 신임 집행위원장을 필두로 ‘다 함께 JIMFF’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되는 이번 영화제에선 36개국 134편의 영화가 제천 모산비행장과 제천 예술의전당, 제천비행장 등에서 상영된다.
‘대중 친화적인 영화제로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이번 영화제가 택한 개막작은 프랑스 감독 그레고리 마뉴의 ‘뮤지션’. 전설의 명기 스트라디바리우스로 연주하는 4중주를 위해 모인 네 명의 연주자들이 마찰과 갈등 속에서 서서히 완벽한 하모니를 이뤄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장 집행위원장은 이날 개막식 전 충북 제천시 제천영상미디어센터 봄에서 진행된 ‘뮤지션’ 기자 시사 및 간담회에서 “단연 진짜 음악 이야기를 하는 영화다. 음악을 통해 인간의 갈등이 이해되고, 공감으로 치유되는 것이 인상 깊었다”면서 “영화 전반에 음악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동시에 대중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개막작 선정 이유를 밝혔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제공]](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05/ned/20250905111856929fasb.jpg)
영화는 아버지의 꿈이었던 스트라디바리우스의 4중주 공연을 완성할 마지막 한 대의 첼로를 마주한 아스트리드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그는 지난 300년 동안 아무도 듣지 못한 세기의 공연을 위해 네 명의 연주자들을 모은다. 바이올린을 연주할 조지와 피터, 첼로의 리즈, 그리고 비올라를 연주할 아폴린이다.
전설의 명기와 유명 연주자들이 만났지만, 자존심 싸움으로 얼룩진 이들의 합주는 불협화음 그 자체다. 과거 연인이었던 리즈와 피터, 그리고 조지와 아폴린 사이에 흐르는 묘한 긴장감이 불편함을 더한다. 연주회까지 주어진 시간은 고작 엿새. 답을 찾지 못한 아스트리드는 30년 전 스트라디바리우스 4중주만을 위한 곡을 만들었던 보몽을 찾아간다.
네 연주자의 연주를 본 보몽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훌륭한 연주자 넷이 모였다고 훌륭한 4중주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이제 남은 시간은 나흘. 네 연주자는 갈등을 딛고 무사히 세기의 공연을 마칠 수 있을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제공]](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05/ned/20250905111857231pbhu.jpg)
현악 4중주를 소재로 한만큼 영화는 음악으로 가득 차 있다. 마치 눈 앞에서 생생한 연주를 듣는 듯 영화가 세심하게 담아낸 소리들이 인상적이다. 4중주를 맡은 네 명 배우 중 세 명은 실제 연주자고, 나머지 한 명도 음악 연주에 익숙한 배우가 캐스팅됐다. 마뉴 감독은 “프랑스뿐만이 아니라 벨기에와 독일까지 수소문해서 오디션을 진행했다”고 했다. 덕분에 영화는 현장감 넘치는 사운드와 실제감 넘치는 장면을 구현하며 ‘음악 영화’로서의 정체성을 마음껏 발산한다.
클래식이 중심이지만 진입장벽은 매우 낮다. 영화는 단순히 클래식이라는 소재에 집중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갈등과 화합이라는 보편적 서사에 평범하고 소소한 갈등을 함께 담아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특히 연주자들이 모여 앉아 와인을 마시며 포크송을 연주하고 부르는 장면은, 결국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순수 예술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임을 상기시킨다. 스트라디바리우스가 가진 이야기에 연주자 각각의 이야기와 서사까지 슬쩍 엮어내는 솜씨도 남다르다. 클래식에 관심이 없어도, 그것을 즐기지 않아도 영화가 가진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즐기고 몰입할 수 있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제공]](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05/ned/20250905111857492xptj.jpg)
좌충우돌하는 네 연주자들의 엿새 간의 여정 곳곳에는 소소한 웃음들도 자리하고 있다. 감독은 “이 영화는 코미디”라고 소개했다. 영화 속 잔잔한 웃음들도 클래식의 무게를 한껏 덜어낸다. “각자 조금씩 틀려야 사중주의 소리가 맞는다”, “음악은 움직이는 것이고, 살아있는 것이다”. 그 안에서 영화는 간간이 보몽의 대사를 빌려 영화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묵직하게 담는다.
무엇보다 눈과 귀가 함께 즐겁다. ‘뮤지션’의 오리지널 스코어는 루이 가렐, 아르노 데플레생, 드니 빌뇌브 감독 등과 함께 작업해 온 프랑스의 대표적 영화 음악가인 그레구아르 헷젤이 맡았다. 보이지 않는 인물들의 감정, 미묘한 갈등까지도 담아낸 듯, 헷젤의 음악은 매 신, 모든 인물과 함께 움직이며 신의 밀도를 높인다. 특히 영화의 클라이맥스인 공연 당일 연주자들이 펼치는 4중주 연주가 감동적이다. 이들의 연주는 단순히 네 사람의 화합을 넘어, 음악과 영화의 화합이 어떠한 감동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보고 느끼게 만든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제공]](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05/ned/20250905111857717kraa.jpg)
영화는 ‘음악의 힘’을 이야기한다. 결국에는 음악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갈등이 해소되는 이야기다. 이는 영화와 음악의 만남을 통해 관객과 예술이 함께 호흡하는 영화제라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가진 정체성과도 맞닿아있다. 영화를 매개체로 음악이 가지고 있는 힘, 감동을 보여준다는 면에서 영화 ‘뮤지션’은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존재 이유를 그대로 보여준다.
장 집행위원장은 “‘뮤지션’은 ‘이것이 위대한 음악의 힘이구나’란 생각이 드는 영화다. 다른 생각,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이 음악으로 이해하고, 공감하고 음악 안에서 하나가 되는 테마가 좋았다”면서 “인물들이 천천히 음악처럼 서로에게 스며드는 점이 굉장히 훌륭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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