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만의 세상만사]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문화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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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사리 떼 지어 노는 맑은 개울물, 꾸불꾸불 휘돌아 가는 흙먼지길, 마을 어귀에 떡하니 버티고 서 있는 서낭당 나무, 어스름 녘 초가지붕 위로 피어오르는 하얀 연기.
한국 문화는 전통적이고 독자적이다.
'한미일 군사동맹'의 '문화 합작품'이다.
그래서 한국 바람이 더욱 자연스럽고 한국 문화를 확실한 위치에 올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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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사리 떼 지어 노는 맑은 개울물, 꾸불꾸불 휘돌아 가는 흙먼지길, 마을 어귀에 떡하니 버티고 서 있는 서낭당 나무, 어스름 녘 초가지붕 위로 피어오르는 하얀 연기. 눈 감으면 떠오르는 고향 풍경이다.
하지만 그 아련한 그리움은 어릴 적 고향을 떠나온 사람들의 가슴속에만 있다. 머물러 있는 이들의 머릿속엔 남아 있지 않다. 세월의 강이 모든 것을 잊게 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에는 한국적인 서사가 잘 녹아 있다. 어쩌면 어렸을 때 놀았던 ‘추억마당’이 한국계 캐나다인 메기 강 감독의 가슴에 고스란히 남아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갓, 저승사자, 혼문, 귀마, 염라대왕, 무당, 굿, 민화 속 호랑이와 까치, 사인검, 낙산공원 성곽길, 남산타워, 명동, 대중목욕탕, 한의원, 김밥, 라면, 어묵, 순대, 설렁탕, 깍두기, 냉면, 삼계탕, 노리개, 한국말, 한글, 단청에 심지어 ‘오지랖 한국아줌마’ 까지. ‘세상이 너무 변했다’며 늘 잔소리하는 시골마을 할배도 잊어버릴 법한 것들을 알뜰살뜰 되살려놓았다.
과연 이런 한국적 문화가 세계적으로 먹힐까. 아마도 국내에서 기획했다면 ‘턱도 없었을 것’이다. 베테랑이든 새 시각의 젊은이든 세상 돌아가는 것을 모른다며 분명 타박 맞았을 터다. 그런데 휩쓸고 있다. 음악, 스토리, 굿즈까지 온통 난리다. 서울 가본 사람과 못 가본 사람이 싸우면 안 가본 사람이 이긴다더니 딱 그 꼴이다. 전 세계 미디어가 매일매일 떠들지 않았으면 우리나라 사람 열 중 아홉은 또 ‘국뽕’이라고 했을 거다.
미국 아이들이 ‘골든’에 나오는 한국말 가사 ‘어두워진’ ‘앞길 속에’ ‘영원히 깨질 수 없는 우리’ ‘끝없이’ ‘밝게 빛나는 우리’를 찰떡같이 잘 따라 부른다는 보도가 있었다. 아이들 사이에서는 ‘마미’가 아니라 ‘엄마’라고 부르는 것이 유행이라 하기도 했다. 사자보이즈의 ‘사자’는 라이온(lion)이기도 하지만 저승사자의 사자(使者)나 죽은 자를 뜻하는 사자(死者)라는 해석을 붙인 미디어도 있다. ‘코리아 스시’로 불렸던 김밥도 제 이름을 찾았다. ‘한국 라면과 일본 라멘은 엄연히 다르다. 지금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것은 라면’이라는 해설기사도 있다.
한국 문화는 전통적이고 독자적이다. ‘중국이나 일본의 아류가 아니다’는 이야기도 계속 나오고 있다.
‘케데헌’은 한국이 만들지 않았다. 콘텐츠는 지극히 한국적이다. 한국계 캐나다인, 미국인, 한국인이 한국 방식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돈은 미국 넷플릭스가 댔고 제작은 일본 소니픽처스가 했다. ‘한미일 군사동맹’의 ‘문화 합작품’이다. 그래서 한국 바람이 더욱 자연스럽고 한국 문화를 확실한 위치에 올려놓았다. 일본이나 중국이 질투할 만하다. 이 세대가 자라면 ‘코리아 친화적’이 될 테니 그들은 계속 배 아파 할 수밖에 없겠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백범 김구 선생의 ‘문화대국 꿈’이 정말 꿈처럼 이뤄지고 있다.
이영만 전 대표이사이영만의 세상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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