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0명 숨진 아프간에 세 번째 지진 강타···미국 원조 삭감으로 ‘구호품 바닥’

아프가니스탄 지진으로 최소 2205명이 숨지고 3600명 이상 다친 가운데, 아프가니스탄 동남부 지역에 규모 6.2의 세 번째 강진이 발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낭가르하르주 보건부 대변인 나키불라 라히미는 지진 진앙지가 파키스탄 국경 인근 지역이라고 밝혔다. 진원 깊이는 10㎞로, 앞서 쿠나르와 낭가르하르주 마을을 초토화한 지진과 같은 규모였다.
지난달 31일 발생한 규모 6.0의 첫 지진으로 쿠나르와 낭가르하르 전역이 막대한 피해를 입은 데 이어, 지난 2일 규모 5.5 지진이 추가 발생해 산사태가 나 마을을 연결하는 도로가 끊어지고 구조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세 번째 지진까지 발생했다.
탈레반 당국은 이날 공식 사망자 수를 2205명, 부상자를 최소 3604명으로 발표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당국은 가옥 6700채 이상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유엔은 잔해 속에 사람들이 갇혀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국제적십자사·적신월사연맹(IFRC)은 “인도적 피해가 광범위하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최대 8만4000명이 직간접적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영국 구호단체 ‘이슬라믹 릴리프 월드와이드’는 쿠나르주 일부 마을에서는 주민 3명 중 2명이 사망하거나 부상했으며, 건물의 98%가 무너지거나 손상됐다.

아프가니스탄은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만나는 힌두쿠시 산맥에 위치해 지진에 취약하다. 돌·목재·흙벽돌로 지은 집들이 많아 주민들은 여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불안정한 지반을 피해 야외에서 지내고 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며칠간의 폭우로 지반이 약화해 주택들이 지진 충격을 막아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해외 원조 예산 삭감, 탈레반의 여성 탄압과 구호단체 활동 제한 정책은 아프가니스탄을 더욱 고립시켰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필수 의약품과 외상 키트 공급을 위해 300만달러(약 41억8000만원)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엔세계식량계획(WFP)도 생존자를 지원할 수 있는 자원이 앞으로 4주분밖에 남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아프가니스탄 주재 난민위원회 마이삼 샤피이는 “현재 긴급 대응을 위해 지원할 수 있는 자금은 10만달러(약 1억4000만원) 뿐이다. 당장 필요한 구호품을 마련하기 위해 190만달러(약 26억5000만원)의 자금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노르웨이난민위원회의 야코포 카리디는 “단순한 긴급 구호를 넘어 아프간인들에게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번 지진은 아프가니스탄을 연속적인 위기에 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뚜렷한 경고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09021827001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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