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퇴마부부 ‘마지막 의식’… 무서운 장면 없이 극한의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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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장면 없이 무서운 영화'.
지난 2013년, 이런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등장해 공포 영화의 트렌드를 오컬트 중심으로 바꿔놓은 '컨저링'이 12년 만에 피날레를 장식한다.
'컨저링: 마지막 의식'은 이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 '대(代)를 잇는다'는 개념을 가져왔다.
'컨저링: 마지막 의식'이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 꺼낸 키워드는 아이러니하게도 '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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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중고 거울에 악령 깃들어
딸 루시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실재사건 기반 공포감 극대화
21세기 하우스호러 장르 선봉장
가족애로 초자연적인 현상 극복


‘무서운 장면 없이 무서운 영화’. 지난 2013년, 이런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등장해 공포 영화의 트렌드를 오컬트 중심으로 바꿔놓은 ‘컨저링’이 12년 만에 피날레를 장식한다. 3일 개봉한 ‘컨저링: 마지막 의식’(감독 마이클 차베즈)이다. 악령에 고통받는 한 가정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실존 인물 퇴마사 워렌 부부의 사투를 담았다.
◇‘컨저링’의 레슨…남의 물건을 함부로 집에 들이지 말라!
1986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한 평범한 가정, 기이한 소리와 냄새가 진동하고 어둠 속에서 알 수 없는 힘이 작용한다. 가족들은 환영을 보기 시작하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의 공격을 받는다. 그사이 달라진 것은 딱 하나, 중고 시장에서 산 대형 거울이 이 집으로 들어왔다. 금이 간 이 거울이 꺼림칙해서 내다 버리지만, 어느 순간 다시금 다락방에 똬리를 튼다. 언제나 그랬듯 ‘실재 사건에 기반한 이야기’라는 ‘컨저링’ 시리즈의 설명은 공포감을 배가시킨다.
‘컨저링: 마지막 의식’은 이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 ‘대(代)를 잇는다’는 개념을 가져왔다. 워렌 부부는 이미 일선에서 은퇴해 학자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출산 당시 사산했으나 기적적으로 다시 숨을 쉬기 시작한 주디 워렌(베라 파미가)의 딸 루시(미아 톰린슨)는 성인이 된 후에도 타인은 보지 못하는 존재를 보며 두려움에 떤다. 거울 악령은 루시를 통한 부활을 꿈꾸고, 워렌 부부는 루시를 이 악몽으로부터 구하기 위해 마지막 퇴마 의식을 시작한다.
‘컨저링: 마지막 의식’이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 꺼낸 키워드는 아이러니하게도 ‘가족’이다. 워렌 부부는 루시가 부모와 같은 길을 걷게 하지 않기 위해 거울 악령을 퇴치할 퇴마 의식에 또다시 참여한다. 이 과정을 거치며 루시는 더 이상 악령을 막연하게 두려워하지 않게 되고, 현실을 직시하며 당당히 맞서는 존재로 거듭난다. 루시의 남자 친구 토니를 배치해 두 사람이 행복한 결혼식을 치르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장면은 워렌 부부가 그들의 임무를 끝내고 딸 부부에게 배턴을 넘겨주는 듯하다. ‘컨저링’ 시리즈에서 악령에 시달리는 ‘가족’들이 똘똘 뭉쳐 난관을 헤쳐가듯, 결국 가족애가 초자연적인 현상과 불의의 존재로부터 버틸 수 있는 근간이 된다는 메시지로 긴 이야기를 끝맺는다.

◇‘하우스 호러’의 최고봉이 된 ‘컨저링’
‘컨저링’ 시리즈는 21세기 가장 성공한 저예산 공포영화다. 제임스 완 감독이 연출한 ‘컨저링1’(2013)은 2000만 달러(약 280억 원)로 제작해 15배가 넘는 글로벌 매출 3억1800만 달러(4400억 원)를 기록했다. 이후 12년 동안 8편의 속편이 나왔고, 각각 악령이 깃든 인형, 수녀 귀신을 등장시킨 ‘애나벨’과 ‘더 넌’ 시리즈가 폭발적 인기를 누렸다.
‘컨저링’은 가장 안전해야 할 공간인 집을 공포의 장소로 변모시키는 하우스 호러 장르의 선봉장이었다. 무시무시한 외모를 가진 크리처나 극적 연출을 통해 관객을 놀라게 하는 것이 아니라, 초자연적 현상을 섬세하게 묘사하며 관객들의 심장을 옥죄는 방식으로 오컬트 장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컨저링: 마지막 의식’은 마지막 편답게 이 시리즈를 대표하는 애나벨 인형, 수녀 발락 등의 모습을 고루 보여준다. 그리고 악령의 거울을 워렌 부부의 집 지하실에 있는 오컬트박물관에 가둔다. 이 박물관의 열쇠를 토니에게 맡기는 것으로 워렌 부부는 완벽한 퇴장을 알린다. 다만, 가족애와 마무리에 집중한 나머지 ‘컨저링’ 시리즈의 근간이 되는 공포의 강도는 다소 헐겁다. 135분. 15세 관람가.
안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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