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가 상상한 소리… 진실되게 표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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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이 곡을 200번 정도 지휘했지만, 이 작품은 단순한 곡 차원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존재론적 여정(existential voyage)'에 가깝습니다."
일명 '바흐 스페셜리스트'로 불릴 정도로 바흐의 거의 모든 작품을 연주하고 녹음해온 헤레베허와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이지만 'B단조 미사'는 특별하고 또 특별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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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악기로 B단조 미사 연주
마음·정신 동시에 울렸으면”

“평생 이 곡을 200번 정도 지휘했지만, 이 작품은 단순한 곡 차원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존재론적 여정(existential voyage)’에 가깝습니다.”
지휘자 필리프 헤레베허(78)가 이끄는 바로크 앙상블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가 오는 1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바흐의 ‘B단조 미사’를 들려준다. 고(古)음악 해석으로 유명한 헤레베허는 1970년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를 창립해 유럽 바로크 음악의 선두 주자로 올려놓았다.
2006년 이후 19년 만에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를 이끌고 한국을 찾은 헤레베허는 서면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국에 초대받게 되어 영광”이라며 “세계 최고의 관객 중 하나인 한국의 관객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즐기겠다”고 밝혔다.
벨기에 출신인 헤레베허는 정신과 의사에서 음악가로 변신한 특별한 이력이 있다. 그 행보를 가능하게 한 것은 바로 1980년 직접 창단한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다.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는 저의 음악적 기반이자 집입니다. 제 삶을 형성한 동시에, 연주자들의 삶에도 영향을 미쳤고, 정신과 의사라는 길을 내려놓고 전업 음악가로 나아갈 힘을 주었습니다.”
일명 ‘바흐 스페셜리스트’로 불릴 정도로 바흐의 거의 모든 작품을 연주하고 녹음해온 헤레베허와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이지만 ‘B단조 미사’는 특별하고 또 특별하다고 말한다. “제게는 이 곡이 미사곡의 기능적 성격을 떠나 진정으로 존재론적인 음악적 표현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매번 악보에서 새로운 것을 경험하죠. 제 이해를 뛰어넘는 영적인 힘이 응축되어 있는 작품입니다. 음악이 단순한 소리를 넘어, 마음과 정신을 동시에 울리는 순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저는 그 목표를 달성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 곡은 바흐가 한 번에 작곡한 작품이 아니라, 생애 전반에 걸쳐 쓴 여러 악장들을 모아 말년의 음악적 유산으로 남긴 것으로 바흐의 수십 년 경험, 신학적 깊이, 대위법적 완성도가 응축되어 있다고 평가받는다.
수백 년 전 작곡가가 남긴 음악이 긴 생명력을 가지고 울림을 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50년 전 헤레베허가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를 설립했을 때와 비교해 지금 현대에 와서 연주하는 바흐 음악은 오히려 더 다양한 감상을 주면 주었지 퇴색되지 않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50년 전엔 바흐의 음악은 대규모 합창단이 등장해 오직 장엄하고 고결하게만 연주됐죠. 그래서 조금은 올드하고 우리 삶에서 거리가 멀다는 인식이 있었어요. 지금은 오히려 그의 음악이 사람들과 더욱 친밀해지고 사적인 것이 되었어요. 음악가들이 연구를 거듭하면서 연주 관행이 더욱 다양해졌고, 우리는 그의 작품에서 인간의 목소리를 더 잘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울러 이번 공연은 실제로 바흐가 살았던 시기의 제작 양식으로 만든 악기(고악기 또는 시대악기로 불리는)로 연주하는 B단조 미사를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그는 “시대악기로 연주하는 것은 향수나 순수주의의 문제가 아니라, 바흐가 상상했던 소리의 세계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음악의 구조와 의미를 더욱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어 바흐의 목소리를 ‘더 크게’가 아니라, ‘더 진실되게’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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