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5500억불 미국 마음대로 투자" 인정하고 자동차 관세 15%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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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일 무역협상에 따라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15%로 낮춰 시행하기로 했다.
한국 정부도 미국과 협상을 통해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기로 했으나, 미국이 일본에 대한 행정절차를 먼저 마치면서 당분간 미국 시장에서 한국과 일본의 자동차 관세에 격차가 발생할 여지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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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이 766조 원 내고, 美 정부가 투자처 결정
"투자 이행 않으면 관세 다시 인상" 명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일 무역협상을 문서로 공식화했다. 지난 7월 맺은 미일 무역합의를 그간 문서화하지 않아 양측 간 합의 내용을 놓고 이견을 보여왔다. 이번에 명문화를 통해 논란을 말끔히 해소한 것이다. 일본은 대미 투자금액 5,500억 달러의 용처를 미국 정부가 결정하도록 인정하는 조건으로, 일본산 자동차의 대미 관세를 15%로 낮췄다.
약 766조 원 "미국이 정하는 곳에 투자"
백악관은 4일(현지시간) 미일 무역협정을 문서화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이행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이번 행정명령을 통해 일본이 짊어져야 할 5,500억 달러(약 766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의무를 명백히 했다는 점이다.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번 행정명령에는 "일본 정부가 제공할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처는 미국 정부가 지정하며, 일본이 자금을 제공하지 않을 경우에는 미국이 다시 관세를 올릴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미일 양국 정부는 지난 7월 22일 무역합의 체결 직후 일본의 대미 투자 방식에 이견을 빚어왔다. 미국은 일본의 투자 약속이 대부분 직접 투자에 해당하고 그 용처를 자국 정부가 결정할 것이라고 주장한 반면, 일본 정부는 "미국이 원하는 것을 지정해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대미 투자 금액은 기업 융자나 보증 등이 포함된 금액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일본 정부는 여전히 이날 발표된 행정명령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해명을 이어가고 있다. 양해각서 체결을 위해 방미 중인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담당장관은 이날 "7월의 합의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며 "투자와 융자, 융자 보증을 포함해 상한 5,500억 달러까지 제공하는 것으로 돼있다"고 주장했다.
대가로 자동차 관세 인하 포함
일본이 대미 투자처를 미국 정부가 정하게 하는 대가로 받아온 것은 자동차 관세 인하다. 이날 행정명령에는 일본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부과해온 25%의 품목별 관세를 15%로 낮춘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앞서 양국은 지난 7월 일본산 자동차의 대미 관세를 15%로 낮추기로 했지만, 이를 시행하기 위한 대통령의 행정명령 서명이 미뤄지면서 관세 적용이 유예돼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동차 관세 인하 적용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이를 관보 게시 후 7일 이내에 진행하도록 지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행정명령에는 "미국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거의 모든 일본산 수입품에 15%의 기준 관세를 부과하고,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항공우주 제품, 제네릭(복제약) 의약품, 그리고 미국에서 자연적으로 생산되지 않거나 이용 가능하지 않은 천연자원에 대해서는 별도의 분야별 특혜를 적용한다"고 명시됐다.
이에 따라 일본 자동차에 부과되는 관세가 한국보다 먼저 15%로 낮아질 수도 있다. 미 경제전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번 행정명령에 따라 관세가 낮아지면 지난달 7일 기준 소급 적용된다. 일본 교도통신은 "일본 자동차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15% 관세가 이르면 내주 발효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국도 15% 인하 합의…행정명령은 아직
한국도 7월 30일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1,00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 등을 조건으로 25%의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기로 합의했으나 아직 이를 이행하기 위한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시행되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은 이번 행정명령에서 일본에 부과한 상호관세의 정의도 문서로 규정했다. 앞서 양국은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했지만, 이 15%에 미국이 기존에 부과해온 관세가 포함되느냐가 쟁점이었다.
일본은 기존 관세를 포함해 합산 15%라는 입장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 달 31일 서명한 행정명령에 명시된 일본의 상호관세율은 '기존 관세 + 15%'였다. 일본은 한국과 달리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았기에 기본 관세가 높은 편이다.
이날 행정명령을 보면 미국은 기존에 부과한 관세가 15% 미만인 품목의 경우 기존 관세와 상호관세를 합산한 관세율이 최대 15%를 넘지 않도록 했다. 기존 관세가 15% 이상인 품목의 경우 상호관세를 가산하지 않도록 했다. 이는 유럽연합(EU)과 동일한 대우이며 일본이 원했던 바다.
실리콘밸리= 박지연 특파원 jyp@hankookilbo.com
이정혁 기자 dinn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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