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비트코인이 스테이킹이 가능하다고?

편지수 2025. 9. 5.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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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원이 선보인 비트코인 스테이킹 '바빌론'의 원리

오랫동안 가상자산 시장에서 '비트코인은 스테이킹이 불가능하다'는 게 당연한 명제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작업증명(PoW) 방식을 알고리즘으로 채택한 비트코인은 그 구조상 스테이킹에 참여할 수 없기 때문이었죠. 그러나 바빌론이 등장하면서 비트코인 스테이킹이 성장하기 시작했고, 국내 원화마켓거래소인 코인원에서도 이러한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어떻게 이더리움이나 솔라나처럼, 비트코인을 맡겨두는 것만으로도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알고리즘 차이

스테이킹은 가상자산의 일정 지분을 특정기간 위임하는 대신 가상자산으로 보상을 받는 서비스입니다. 자산을 맡기고 이자를 받는 은행 예·적금 상품으로 비유되기도 하는데요. 유사해 보이지만 금융상품의 부가수익과는 결이 다소 다릅니다. 우리가 맡긴 가상자산은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운영과 검증작업에 활용됩니다. 스테이킹 기간 동안 가치가 떨어지거나 기술적 결함으로 자산이 손실될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스테이킹의 구조상 지분증명(PoS)을 알고리즘으로 채택한 블록체인만 스테이킹이 가능했습니다. 여기서 PoS와 PoW의 차이가 무엇인지 간단히 설명하자면, PoW는 복잡한 컴퓨팅 연산을 해결하고 작업량을 증명하면 가상자산을 채굴할 수 있는 권한을 받습니다. 연산을 푸는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와 하드웨어, 전력을 필요로 합니다. 비트코인이 이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반면 PoS는 가상자산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말 그대로 얼마나 많은 지분을 가졌는지에 따라 채굴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스테이킹이 PoS 방식 블록체인의 필수 요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대표적으로 알트코인의 대표주자인 이더리움(ETH)이 있습니다. 이더리움은 기존에 PoW 방식을 채택했으나, 2022년부터는 PoS 방식으로 알고리즘을 전환했습니다. 

비트코인과 PoS 체인을 연결한 바빌론의 등장

스테이킹은 이제 대중화된 서비스가 됐습니다. 비콘체인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으로 약 3570만개의 ETH가 이더리움의 PoS 시스템에 예치되어 있습니다. 2022년 9월 초에는 1360만개에 불과했는데, 3년만에 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국내 거래소에서도 이더리움을 비롯해 코스모스(ATOM), 솔라나(SOL), 에이다(ADA) 등의 스테이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커지는 스테이킹 시장에서 비트코인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플랫폼 '바빌론'이 나타납니다. 기존에도 비트코인을 담보로 삼아 발행, 즉 래핑된 비트코인(WTBC)을 활용하는 경우는 있었습니다. 그러나 바빌론은 비트코인을 다른 형태로 전환하지 않고 보관한 상태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바빌론의 프로토콜이 이더리움 스테이킹과 같은 PoS 방식은 아닙니다. 비트코인을 타 PoS 체인의 운영과 검증에 필요한 보안자산으로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먼저 바빌론은 코스모스 SDK(소프트웨어개발키트)를 활용해 바빌론 PoS 체인을 구축했습니다. 바빌론은 이 PoS 체인을 비트코인 네트워크와 연결하고, 이 체인을 활용해 타 Pos 체인의 보안을 강화합니다. 기존에는 자신의 네이티브 토큰으로만 블록체인을 운영하고 검증했던 PoS 체인들이, 비트코인을 보안을 담보하기 위한 자산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는 셈이죠. 

비트코인 맡기고 바빌론 받는데…매력 있을까

바빌론랩스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으로 바빌론에 스테이킹된 비트코인은 5만5483개에 달합니다. 국내에서도 바빌론의 비트코인 스테이킹 서비스를 출시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DSRV가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비트코인 스테이킹 서비스를 시도했고,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중 코인원이 최초로 비트코인 스테이킹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다만 위험성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악의적으로 검증 규칙을 위반하면 스테이킹한 비트코인이 줄어들 수 있는 '슬래싱'에 대한 우려가 있습니다. 바빌론이라는 비교적 신생 프로젝트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도 문제가 될 수 있고요. 

기존의 스테이킹과 바빌론 프로토콜을 활용한 비트코인 스테이킹은 구조가 다른 부분도 있습니다. 기존의 이더리움을 맡기면 이더리움을, 솔라나를 맡기면 솔라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비트코인을 맡기더라도 받을 수 있는 자산은 다른 PoS 체인의 네이티브 토큰입니다.

최근 코인원이 출시한 비트코인 스테이킹 상품을 활용하면 받게 되는 자산도 비트코인이 아닌 바빌론의 네이티브 토큰 '바빌론(BABY)'입니다. 이 때문에 '디지털 금'을 활용한 스테이킹을 반기는 분들도 많겠지만, 그 보상이 충분히 매력적인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기도 합니다. 지난 3일 기준 코인원에서의 바빌론(BABY) 거래가는 약 68원, 하루 거래대금은 400만원이었습니다. 아직까지는 돌풍이라고 볼만한 수준은 아닌 것 같습니다.

편지수 (pjs@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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