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신품종] 아삭하면서 쫄깃한 식감의 황도…고온에도 강해 | 디지털농업
이 기사는 성공 농업을 일구는 농업경영 전문지 월간 ‘디지털농업’9월호 기사입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비가 자주 내릴 땐 병이 심해지고 고온이 심하면 해충이 많이 발생한다. 착과량이 줄고 열매 크기가 작아지며 병해충이 창궐하는 총체적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게 다가 아니다. 7~8월은 이듬해에 열매가 될 꽃눈의 형성기로, 이때 너무 더우면 꽃눈이 될 것이 잎눈으로 바뀌고 결국 착과량이 감소한다. 고온 피해가 이듬해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복숭아 종류에 따라서도 고온 피해가 다르다. 부드러운 품종은 과육에 갈변이 오고 떫은맛이 심해지며 품질이 떨어진다. 수확 적기를 하루 이틀만 놓쳐도 흠과가 많이 늘어난다. 유통 중 물러짐 현상도 심하다. 소비시장에서 아무리 선호한다 해도 농가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산지에서는 조직이 치밀해 고온에 좀 더 견디는 아삭한 품종으로 바꾸고 싶지만, 백도에서 이런 품종은 이미 포화상태. 농가의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산지와 소비지에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한 품종이 있다. 아삭한 황도 국산 품종 <골드로망>이다.
2016~2018년 충북 영동의 농가에 심어 신규성(기존에 없는 품종일 것), 구별성(기존 품종과 확실한 특성 차이가 있을 것), 고정성(고유의 성질이 대를 이어 변함없이 발현될 것) 등 자체 형질 평가를 진행한 뒤 2019년 국립종자원에 품종 출원했다. 이후 종자원의 재배시험을 거쳐 골드로망 품종으로 등록해 보급하고 있다.

골드로망은 평균 과일 무게가 350~400g, 최대 700g에 이르는 중대과종이다. 당도는 11.5브릭스 내외로 실제 재배에선 13브릭스 이상 나오기도 한다. 산미가 평균 0.5%라 단맛이 강하다. 과육 조직이 상당히 치밀해 황도에선 드물게 쫄깃한 식감이 난다. 과일 모양은 원형에 가깝고 전체적으로 껍질이 노란빛을 띠면서 햇빛을 받는 정도에 따라 붉은색이 섞이기도 한다.
수세는 중간 정도이고 꽃가루 양이 많아 착과가 잘되는 풍산성이다. 수확 시기는 중부 지역을 기준으로 7월 말~8월 초. 핵할(씨방 쪼개짐)이 덜하나 수확 전에 낙과가 다소 발생한다. 품종이 개발된 당시엔 황도가 백도보다 인기가 좋았으나 모두 부드러운 종류였고 아삭한 황도는 수요가 거의 없었다. 그럼에도 이 대표는 골드로망이 아삭하고 당도가 높아 장기적으로 볼 때 시장성이 있겠다 전망했고 3~4년 전부터 농가 재배가 늘고 있다고 한다.
김씨는 “순흥면에서는 영주 지역 복숭아의 90%를 생산하며 지금도 150여 농가가 복숭아를 재배한다”며 “지역에선 처음으로 팔메트 재배를 시작하는 등 고품질 복숭아 생산을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황도와 백도의 비율을 비슷하게 구성하면서 맛이 좋고 수확 시기가 겹치지 않는 품종을 찾았는데, 아삭한 황도도 시장성이 있겠다고 판단해 2019년 골드로망이 품종 출원되던 해에 묘목을 가져다 심었다”고 말했다.

골드로망의 재배 관리는 딱히 어렵지 않았다고 한다. 꽃이 많이 피고 열매가 많이 달리는 품종이라 원하는 열매 크기와 그해의 날씨 등을 고려해 열매솎기하며 생산했다. 팔메트 재배의 특징인 순 관리는 부담이지만 봉지 씌우기와 열매솎기는 상대적으로 수월했다. 그의 1320㎡(400평) 규모 과원에는 골드로망 25그루가 심겨 있다. 6년생 나무 기준 열매 수는 300개 안팎이다.
김씨가 이를 재배하면서 알게 된 점도 있다. 과육이 단단하니 확실히 여름 고온에 잘 견뎠고 기후가 불량해도 착과량과 품질이 어느 정도 유지됐다. 그는 “처음엔 과육이 전체적으로 노란색이다가 나중엔 쇠고기처럼 붉은색이 섞이는 점도 골드로망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아쉬운 부분은 묘목 단계에서 황화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나무가 일부 있었는데, 지금까지도 잎에 바이러스 증상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 나무들은 착과와 수세가 약한 편이라고 한다.

그는 생산한 골드로망을 전량 직거래한다. 아직 물량이 적고 대중적인 품종이 아닌 이유도 있지만, 소비자 반응이 좋아 직거래 주문량을 감당하기도 벅차서다. 골드로망을 맛본 소비자들은 모두 호평 일색이었다고 한다. ‘황도인데 아삭하고 쫀득한 식감이 신기하다’ ‘아삭한 복숭아인데도 당도가 높다’며 재구매가 이어지고 있다.
그는 지난해 기준 3㎏들이 상자 2000개 분량을 모두 직거래했다. 올해는 출하량을 좀 더 늘릴 예정이다. 장기적으로 3㎏들이 상자 4000개까지 물량을 늘려 안정적으로 생산·출하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는 “골드로망이 아삭한 품종이라 직거래에 유리하며, 직거래에서는 가격보다 크기 등이 중요하므로 적당량을 착과시켜 좋은 값을 받는 게 낫다”며 “고온다습이 심화하는 재배 환경을 고려할 때 앞으로 복숭아는 골드로망처럼 아삭한 고당도 품종 생산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글 김산들 | 사진 남윤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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