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길어지는 특검 정국, 소는 누가 키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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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검사들 좀 돌려주세요."
형사부 경력이 긴 한 부장검사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이진수 법무부 차관은 지난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3개 특검에 이미 많은 검사와 검찰 수사관이 파견돼 일선 검찰청의 업무 공백 및 민사사건 수사 지연이 심화하고 있는 측면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일선) 검사들은 사건 부담량이 과중한 상태라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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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검사들 좀 돌려주세요."
형사부 경력이 긴 한 부장검사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이번 검찰 인사로 새로운 곳으로 이동했는데, 팀에 평검사 없이 자신과 부부장검사만 달랑 발령이 났다고 한다. 후배들 다수가 파견 중이기 때문이다.
지난 6월 3대 특검팀이 발족하면서 총 110명의 검사와 99명의 검찰 수사관이 특검팀으로 파견됐다. 게다가 일 잘한다는 에이스 검사·검찰 수사관들이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속담처럼 검찰 곳곳에서 인력 공백이 체감된다.
통계 수치로도 확인된다. 법무부가 최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3대 특검팀이 가동된 이후 전국의 미제 사건은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5월 6만5067건이었던 전국 미제사건은 6월 7만3395건, 7월 8만1469건으로 25% 늘었다. 지난 5월 기준 전국 형사부 검사 1인당 배당 사건은 107.7건이었으나 7월 기준 137.6건으로 평균 약 30건이 증가했다.
그런데 여당은 3대 특검팀의 수사 인력을 증원하고 수사 기한도 연장하겠다고 한다. 특검이 살펴봐야 하는 혐의가 많고 중요하다 보니 일견 이해가 가는 측면도 있다. 우려되는 건 국민들이 입을 피해다. 수사 자원은 한정돼 있는데, 이를 특검에만 대폭 투입하면 나머지 국민들의 형사 사건은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 여기서 말하는 '밀리는 사건들'이 바로 사기꾼에게 당해 당장 이번 달 딸의 학원비를 내지 못하는 엄마, 보이스피싱으로 모아둔 전재산을 날려 매일 밤 잠을 설치는 아빠들의 사건이다.
법무부도 같은 우려를 제기한다. 이진수 법무부 차관은 지난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3개 특검에 이미 많은 검사와 검찰 수사관이 파견돼 일선 검찰청의 업무 공백 및 민사사건 수사 지연이 심화하고 있는 측면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일선) 검사들은 사건 부담량이 과중한 상태라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가 흘려들어서는 의견들이다. 심지어 모 특검팀은 내심 수사기간 연장을 원하지 않는다는 얘기도 들린다. 수사 결과에 대한 부담만 커지고 오히려 능률은 떨어질 수 있어서다. 국회를 향해 묻고 싶다. 누굴 위한 개정안인가. 그럼 소는 누가 키우나.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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