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감성으로, 산사에 밑줄 그은 풍경 [.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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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 초입 먼지 가득히 조악할 따름의 천왕문.
양 갈래로 지켜선 사천왕은 기실 중생이 그 문을 지날 자격이 되는지 묻는 신들이다.
천왕문 사례도 그림과 활자로 명료해지니 새삼 자세를 고치게 된다.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울" 차경(차를 즐기는 자리에서의 경치)과, "가장 아름다웠"던 해우소 창문 풍경을 경험시켜 준, 수도권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되는 절, 수종사로도 그렇게 안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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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 초입 먼지 가득히 조악할 따름의 천왕문. 양 갈래로 지켜선 사천왕은 기실 중생이 그 문을 지날 자격이 되는지 묻는 신들이다. “굶주린 자에게 먹을 것을 주었는가?” “길을 잃은 자에게 길을 알려주었는가?”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했는가?” 본다고 다 보이는 건 아니고, 문이 열려 있다 하여 열린 세계도 아니다.
‘주말엔 산사’는 제목처럼 지난해까지 5년 동안 100곳 넘게 산사를 다닌 직장인이 그 가운데 ‘가장 각별한 7곳’을 꼽아 직접 그린 그림으로 보여주고 들려주는 여행 에세이다. 천왕문 사례도 그림과 활자로 명료해지니 새삼 자세를 고치게 된다. 책은 그래픽 디자이너인 지은이가, 말하자면 엠지(MZ) 세대 감성으로 ‘밑줄 그은 풍경’이라고도 하겠다. 선암사(순천), 부석사(영주), 무량사(부여), 금산사(김제), 수종사(남양주), 운주사(화순), 봉은사(서울 강남) 다녀가는 마음을 세밀화로 담았으니 나직한 명상록처럼도 읽힌다. 가령, 10여년차 대기업 직원으로서 동료와의 관계를 되짚으며 “창살 같은 것으로 남을 못 들어오게 하려면 자신도 감옥 같은 곳에서 살아야” 한다는 단상이 무량사 가는 길이다.


역사·인문 기행 서적들과 같이 정보와 인용이 적지 않지만, 지적 위세가 옅다. 함께 알아가는 태도와 담백함으로, ‘아는 만큼 보인다’에 ‘느끼는 만큼 보인다’를 더한 격이랄까. 그러니 “가장”이란 ‘과장’조차 가장 진솔한 감상 같다.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울” 차경(차를 즐기는 자리에서의 경치)과, “가장 아름다웠”던 해우소 창문 풍경을 경험시켜 준, 수도권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되는 절, 수종사로도 그렇게 안내된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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