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심리학’에 대한 다크한 이야기 [.txt]

한겨레 2025. 9. 5.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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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출판 편집자들 사이에서는 '다크 심리학'이란 책이 화제다.

출판사나 작가 모두 생소하다 보니, 업계 종사자들은 책의 인기에 대해 의아해하는 분위기다.

손힘찬 작가는 인스타그램과 책쓰기 강연을 하며 유명해진 작가로, '떠오름(RISE)' 출판사 임원으로 일했지만 지금은 다른 출판사를 만들어 분리해 나왔다.

떠오름 출판사는 각종 소셜미디어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책을 주로 출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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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철의 이래서 베스트셀러
다크 심리학 l 다크 사이드 프로젝트 지음, 어센딩, 2만1900원

요즘 출판 편집자들 사이에서는 ‘다크 심리학’이란 책이 화제다. 출판사나 작가 모두 생소하다 보니, 업계 종사자들은 책의 인기에 대해 의아해하는 분위기다. 까만색 바탕에 유령을 연상시키는 흰색 타이포그래피로 디자인한 표지는 웹소설 표지를 연상시킨다. 책의 가격도 2만1900원으로 비슷한 두께의 책들과 비교해 다소 비싸게 느껴진다. 그런데도 ‘다크 심리학’은 예약 판매로 주요 서점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고, 한달 넘게 베스트셀러 최상위권 순위를 지키고 있다. 성해나, 김애란, 베르나르 베르베르, 그리고 히가시노 게이고까지, 쟁쟁한 작가들의 신작 소설들과 경쟁하며 꾸준히 입소문을 타고 있다.

우선 ‘다크 심리학’이란 제목이 눈길을 끈다. ‘국내 최초 공개’라는 홍보 문구는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뭔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호기심을 자극한다. 하지만 책을 펼치면, “다크 심리학은 심리학계에서 정식으로 채택된 바는 없다. 다만 지난 2002년 심리학자 델로이 파울러스(Delroy Paulhus)와 케빈 윌리엄스(Kevin Williams)가 다크 트라이어드(Dark Triad)라는 용어를 논문에 처음 사용하면서 학문적으로 정의되었다”라는 설명에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책장을 넘길수록 새로운 이론은 찾기 힘들고, 뭔가 억지스러운 주장과 완성도 떨어지는 편집에 눈살이 찌푸려진다.

‘다크 심리학’은 인스타그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박용남 작가(17만 팔로워)와 주원 작가(12만 팔로워)가 함께 쓴 책이다. 인스타그램에서 42만 팔로워를 자랑하는 ‘작가 손힘찬’(오가타 마리토)이 만든 출판사 ‘어센딩’에서 출간됐다. 손힘찬 작가는 인스타그램과 책쓰기 강연을 하며 유명해진 작가로, ‘떠오름(RISE)’ 출판사 임원으로 일했지만 지금은 다른 출판사를 만들어 분리해 나왔다. 떠오름 출판사는 각종 소셜미디어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책을 주로 출간해왔다. 지난 3월 출간돼 현재도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있는 ‘위버멘쉬’가 떠오름 출판사에서 출간한 대표작인데, 표지에는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어나니머스 옮김’이라고 적혀있다. ‘어나니머스’는 ‘익명’이란 뜻으로, 니체의 독일어 원전을 익명의 인물이 우리말로 옮겼다는 말이다.

인플루언서들의 자기계발서들은 주로 다음과 같은 경로를 따른다. 인스타그램에서 유명 작가로 활동하면서 이름을 알리고, 공격적인 소셜미디어 광고로 작가 네트워크를 확장하면서, 무서운 기세로 베스트셀러 목록을 장악하는 식이다. 팔로워들은 열정적으로 팬덤 활동을 하면서 예약 판매와 동시에 책을 사들이고, 책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안착하면 자연스레 일반 독자들의 호기심 구매가 이어진다. 인터넷 서점 게시판에는 책 내용에 실망했다는 독자들의 댓글이 올라오지만, 곧 책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는 별 다섯 개 댓글 행렬들이 줄지어 올라온다.

수십만의 팔로워를 거느린 유튜버나 인스타그래머 등, 유명 인플루언서들은 온라인 세계의 권력자들이다. 이들은 출판사에 원고를 투고하지 않고, 직접 출판 등록을 하거나 지인을 내세워 출판사를 차리고, 직접 책을 만들어 홍보하고 유통한다. 출판 시장의 탄탄한 외주 시스템은 이들의 전방위적인 활약에 날개를 달아준다. 급격하게 바뀐 출판 지형에서 이래저래 출판사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 북칼럼니스트

※ 2025년 9월5일치 텍스트면에는 손힘찬 작가가 떠오름 출판사도 함께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썼으나, 손 작가가 떠오름 출판사와 분리하여 어센딩 출판사를 새로 창립했다고 밝혀와 이를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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