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교제폭력 사망’ 1년 5개월 만에 ‘징역 12년’ 확정

어태희 2025. 9. 4.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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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가해 남성 A씨의 상고를 기각하면서 '거제 교제폭력 사망사건'을 둘러싼 긴 싸움이 마침표를 찍었다.

◇'교제폭력' 끊어내기 과제= 사건은 종결됐지만 새로운 과제를 남겼다.

'거제 교제폭력 사망사건'은 교제폭력의 심각성을 공론장으로 올렸던 계기가 됐다.

경찰도 교제폭력 피해를 막기 위해 지난달부터 사건 발생 시 '스토킹처벌법'을 적극 적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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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가해자 ‘양형부당’ 상고 기각 여성계 “사적인 문제 아닌 폭행·살인 지자체 차원 성인지 교육 등 필요”

대법원이 가해 남성 A씨의 상고를 기각하면서 ‘거제 교제폭력 사망사건’을 둘러싼 긴 싸움이 마침표를 찍었다. 사건이 발생된 이후 1년 5개월간의 시간은 무엇을 남겼을까.

지난 4월 경남여성회 등이 창원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제 교제폭력 사망’ 사건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경남신문DB/

◇‘징역 12년’형 확정 = 4일 대법원 2부는 상해치사 등 혐의로 기소됐던 A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의 징역 12년형을 확정했다. 1·2심에서 모두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A씨는 양형 부당을 주장하며 상고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해 4월 피해 여성인 B씨가 자신의 원룸에서 자던 중 무단 침입한 전 남자친구 A씨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해 숨진 지 1년 5개월 만이다. 그간 A씨의 엄벌을 촉구하며 2만명의 탄원서를 받아 법원에 제출하는 등 유족과 함께했던 여성계는 대법의 판결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한편으로 비관했다.

대법 판결 직후 경남여성회는 성명서를 통해 “이번 선고를 통해 교제폭력범죄가 ‘처벌받지 않는 사적인 문제’가 아니라 권력관계에서 발생하는 악질적인 상습 폭행, 살인 문제임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그런 반면 여성계는 ‘형량이 줄지 않은 것을 안도해야 하는 상황’에 대한 참담한 감정도 전했다.

윤소영 경남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지난해 B씨가 사망한 뒤 유족으로부터 첫 연락을 받아 공론화시킨 장본인이다. 윤 대표는 “가장 안전해야 할 자신의 집에서 무단으로 침입한 가해자에 의해 폭력을 겪고 사망한 사건의 가해자가 12년형”이라며 “그 12년 형이 줄어들까봐 노심초사하다 대법 판결에 안도하는 우리의 상황이 처참하고 슬프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이어 “우려되는 것은 유족들의 마음이다. 고작 징역 12년 선고로 끝났기에 참담한 마음이 클 것”이라며 “유족분들이 싸워왔기에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힘을 낼 수 있었다. 마음을 단단히 잡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유족과 여성계는 A씨에 대해 살인죄 적용을 요구했지만 검찰은 A씨의 살인에 고의가 없다고 보고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1·2심에서 징역 20년을 구형했었다.

◇‘교제폭력’ 끊어내기 과제= 사건은 종결됐지만 새로운 과제를 남겼다. ‘거제 교제폭력 사망사건’은 교제폭력의 심각성을 공론장으로 올렸던 계기가 됐다. 사건 이후 국회에 교제폭력처벌법 신설안, 가정폭력처벌법 개정안, 스토킹처벌법 개정안 등이 잇따라 발의됐다.

경찰도 교제폭력 피해를 막기 위해 지난달부터 사건 발생 시 ‘스토킹처벌법’을 적극 적용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단발적 행위라 하더라도 지속·반복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경찰이 현장에서 직권으로 접근금지 조치 등을 내릴 수 있다.

또 교제폭력 사건 발생 시 주로 동반되는 재물손괴, 특수폭행·협박 등의 범죄 성립 여부를 적극적으로 확인해 피해자의 처벌 의사와 상관없이 수사를 진행하게 된다.

여성계에서는 입법, 사법부의 노력 이외에도 지자체 차원의 성인지 교육 강화 등이 절실하다고 주장한다.

경남에서는 매년 교제범죄로 600명 이상이 검거된다. 경남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교제범죄 검거 인원은 2022년 613명, 2023년 673명, 2024년 716명이다. 올해도 7월까지 398명이 검거됐다.

이경옥 경남여성회 대표는 “경남에서는 진주 편의점 여성혐오 폭력사건, 디지털 딥페이크 사태 등 꾸준히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일어나고 있다”며 “구조적인 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법이 아무리 강력하게 처벌한다고 바뀌지 않는다. 교육이 함께 선행돼야 한다. 지역과 밀접한 지자체가 나서 성인지 교육에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태희 기자 ttott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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