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협박 처벌 `솜방망이' 해외는 `천문학적 배상금'

이용주 기자 2025. 9. 4.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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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물 위협 수십건 … 시민 불안감 조장·경찰력 동원 반복
국내 손해배상 청구 소극적 … “공권력 낭비 책임 묻게해야”

# 4일 오후 1시36분쯤 충북 청주의 한 초등학교를 겨냥한 테러 예고 문자가 접수됐다. 경찰은 특공대 등 83명을 투입해 내·외부를 수색했고, 소방당국도 대응 인력 52명을 동원했다. 학생 300여 명은 긴급 대피했다가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뒤 귀가 조치됐다. 실제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소재 고등학교 7곳에 `교내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내용의 협박 팩스가 잇따랐다. 이 팩스로 등교중이던 학생들은 곧장 귀가했다. 경찰 조사 결과 해당 팩스는 일본 변호사를 사칭하며 발신 경로를 숨긴 허위 협박으로 확인됐다.

최근 전국적으로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성 팩스와 e메일이 잇따르고 있다. 처벌 수위가 솜방망이에 그치는게 테러 협박사건이 잇따르는 원인으로 분석되기도 한다.

행정안전위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허위 신고 출동은 2022년 4235건에서 지난해 5432건으로 28.3% 증가했다.

협박 장소는 다양했다. 지난달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 에버랜드, 올림픽체조경기장 등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들부터 서울 서대문구 소재 고등학교 7곳과 청주의 한 초등학교 등 교육시설들이 테러 협박 장소로 지정된 것이다.

잇따르는 테러 협박으로 사람들은 불안함에 떨고 있지만, 정작 테러 협박범에 대한 처벌 수위는 솜방망이에 그치고 있다. 폭발물 위협 행위를 처벌하는 공중협박죄가 올해 3월 시행된 뒤 나온 서울남부지법의 첫 판결이 이를 방증한다.

서울지법은 사제폭탄을 들고 거리에서 테러 협박을 한 남성에게 벌금 600만원형을 선고했다. 피고인에게 지적장애가 있고 일반적인 공중협박 사례로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감안했다는 것이 재판부의 양형 이유였다.

이날 테러 예고문자를 받은 청주 모 초등학교 관계자는 "테러 협박에 대한 처벌 수위가 굉장히 낮아서 이런 일들이 잇따르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반면 동일사례가 해외에서 벌어지면 벌금 뿐 아니라 천문학적인 배상금을 물어야 한다.

일례로 미국에서는 지난 2022년 한 남성이 일리노이주 한 회사에 "폭탄 폭발까지 2분 남았다"고 협박 전화를 걸었다가 징역 3년형과 함께 45만6000달러(약 6억3800만원) 배상 판결을 받았다.

2003년 독일에서는 뒤셀도르프 공항에 "폭탄을 터뜨리겠다"고 전화를 걸었던 여성에게 2007년 법원이 20만7000유로(약 3억3600만원)를 공항측에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한편 국내에서 폭발물 위협 사건에 대한 배상금 청구는 매우 드물다.

전문가들은 테러 협박 피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경찰력 낭비에 대한 책임을 물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용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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