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여주시청사 이전 시민 뜻은?

여주시청사 이전 신축안이 결국 여주시의회를 통과했다. 행정적으로는 하나의 절차가 마무리된 듯 보이지만, 여주 시민의 입장에서는 여전히 끝나지 않은 문제다. 총 3천억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중대한 사안에 대해 과연 시민들이 충분히 동의했는지,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그간 추진 과정을 돌아보면 많은 의혹과 불신이 남는다. 여론조사의 공정성 부족, 관변단체의 조직적 동원, 불법 현수막의 난립 등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사실상 의도적 방치였다.
특히 ‘반대하면 책임을 묻겠다’는 겁박성 현수막 문구는 표현의 자유를 넘어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였다. 이는 시민사회의 건전한 토론을 막고 지역 공동체를 분열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무엇보다 재정 문제가 심각하다. 신청사 건립비만 1천520억원에 달하며 진입도로 건설에 413억원, 원도심 공동화 대응 도시재생비 1천280억원을 합치면 총 3천억원이 넘는다.
재정자립도 21%에 불과한 여주시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도 큰 규모다. 시민의 삶과 복지, 교육, 안전을 위해 쓰여야 할 소중한 예산이 특정 사업에 과도하게 집중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대안은 이미 존재한다. 현 청사와 맞닿아 있는 여주초등학교 폐교 부지를 활용하면 예산 절감은 물론 행정 효율성과 시민 접근성까지 확보할 수 있다. 교육지원청과의 협의도 진행되고 있고 도시재생 사업과 연계하면 원도심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시민의 상식이자 합리적 선택일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갈등이 아니라 재공론화다. 다양한 대안을 놓고 시민과 함께 비교하고 평가하는 과정을 통해 민주적 정당성을 회복해야 한다.
여주는 행정이 아닌 시민이 주인인 도시다. 3천억원의 선택이 시민의 진정한 동의 위에 서 있는지 되묻는 것, 그것이 진정한 민주주의의 출발점일 것이다.
/김용익 여주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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