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정부의 ‘인사 실패’ 교훈을 잊었는가

예부터 임금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좋은 인재를 등용하는 것이었다. 특히, 조선시대 정조 임금은 노론·소론 등 붕당 싸움이 극심한 시대 상황 속에서도 유능하고 청렴한 인재를 가려 뽑아 개혁을 이끌었다. 그 결과 지금도 정조는 '개혁 군주'로 기억되고 있다.
이처럼 사람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나라의 운명까지 달라졌던 사례는 역사 속에 수도 없이 많다. 요즘 시대에도 이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런데, 이재명 정부의 출범 초기, 일부 장관 후보자들의 잇따른 논란으로 국민의 기대감이 흔들리고 있다.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취임 초의 높은 상승세를 뒤로하고 주춤한 상태다. 이는 단순히 몇몇 정책에 대한 이견 때문만은 아니다.
'사람'을 잘못 쓰는 순간, 국정 운영의 동력은 급격히 소실되고 국민의 신뢰는 뿌리부터 흔들린다는 교훈을 우리는 다시금 목도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취임 초 60%를 훌쩍 넘기며 순항하는 듯했다. 그러나 이진숙 교육부 장관 내정자의 논문 표절 의혹으로 인한 낙마, 뒤이어 지명된 최교진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학생의 뺨을 때린 전력으로 자격 시비에 휘말리면서 국민의 실망감은 커지고 있다. 교육부 장관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의 교육을 총괄하는 자리다. 그런 중책에 두 번 연속으로 자질 논란이 불거진 인물을 지명했다는 사실은, 이재명 정부의 인사 시스템에 결함이 있음을 방증한다.
더구나 이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은 문제다.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더라도, 사전에 충분히 검증 가능한 사안들이기 때문이다.
역대 정권 대부분 '인사'로 시작해서 '인사'로 흔들렸다. 우리는 역대 대통령들의 취임 초기 지지율 변화를 통해 '인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미 학습했다. 김영삼 대통령은 금융실명제를 강력하게 추진하며 83%라는 압도적인 지지율을 얻었고, 문재인 대통령도 촛불혁명 이후 높은 기대감 속에 78%의 지지율로 임기를 시작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국민적 열망과 부응하는 인적 쇄신을 통해 국정 운영의 동력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반면,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초 내각 인선 문제로 인해 역대 최저 지지율을 기록하며 곤욕을 치렀다. 국민적 기대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들로 인해 실망감으로 변했다.
이재명 정부는 이들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명확히 기억해야 한다. 국민의 신뢰는 한 번 잃으면 회복하기가 매우 어렵다. 지금의 이 대통령 지지율은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향과 인물 선택에 대해 국민이 평가한 점수라고 할 수 있다.
국민의 기준은 변했다. 이제는 장관 후보자의 경력과 스펙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도덕성과 공적 책임감, 그리고 과거 행적에 대한 설명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된다. 특히 디지털화된 시대, 국민은 후보자의 과거를 훨씬 더 정밀하게 들여다본다.
이재명 정부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정확히 읽어내고,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민이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은 과감히 철회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새로운 인물을 발굴해야 한다.
인사는 단순히 사람을 채우는 행위를 넘어, 정부의 철학과 비전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거울이다. 인사는 곧 정권의 얼굴이다.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얻지 못하는 정부는 어떤 훌륭한 정책을 내놓더라도 성공하기 어렵다. 이재명 정부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깨끗하고 유능한 인재를 발굴하고 등용함으로써, 국정 운영의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손경호 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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