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춘기 다이어리] 나의 드림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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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센스] 한 모임의 절반 가량이 차를 바꿨다. 네 명 모두 쇼호스트이자 개인사업을 병행하는 사람이라 차에서 보내거나 운전하는 시간이 꽤 길다. 자연스럽게 바꾼 차 이야기를 하다가 각자의 드림카, 전기차, 경차 등 '다음 차'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나는 사실 운전을 좋아하지 않는다. 운전 초기에 큰 사고로 폐차를 하면서 생긴 트라우마가 꽤 오래 갔다. '어차피 해야 하니 피하지 말고 빨리 극복하자'며 나를 몰아세워 다시 운전대를 잡곤 하지만, 여전히 운전은 높은 긴장을 유발한다. 그래서 잦은 이동이 있는 날만 운전을 하고, 가능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런 내게도 드림카는 있다. 바로 내 운전 실력에 딱 맞는 크기의 경차나 소형차, 디자인까지 맘에 드는 빨간색 전기차다.
모임의 4명 중 나를 포함한 2인은 10년 된 차를 몰고 있기 때문에 차를 바꿀 때가 됐다. 하지만 우리는 대화 끝에 경차의 꿈을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아직은 보여지는 것이 중요한 직업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가 늘 같은 옷을 입고, 마크 저커버그가 후줄근한 티셔츠로 다녀도 그들의 영향력은 굳건하다. 아이유가 매번 같은 운동화와 셔츠를 고집해도 밀리언셀러인 그녀의 위치는 모든 것을 애착템으로 만들어낸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그런 외적 자유를 누릴 수 없는 단계라는 슬픈(?) 결론에 도달했다.

차는 이동 수단이다. 하지만 프리랜서나 사업가에게는 본인의 현황을 보여주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처음에는 차로 내세우는 것이 허세라고 부정했지만, 나 역시 좋은 차에서 내리는 사람을 보면 저절로 바라보게 된다.
남편은 창업 2년 차까지 대형 세단을 몰았고, 지금은 테슬라를 탄다. 남편의 추구미가 '성공한 사업가'에서, '성공했지만, 가정적인 가장'으로 달라진 것 같다. 이런 걸 보면 특히 남자들에게 차란 이동 수단을 뛰어넘는 의미가 있어 보인다.
모든 것을 실력으로만 평가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현실적으로 겉모습이 주는 첫인상을 무시할 수는 없다. 나의 빨간 경·소형 전기차 꿈은 잠시 미뤄두지만 포기한 건 아니다. 언젠가는 나의 운전 실력에 맞는 작은 차를 타고도 충분히 존중받을 수 있는 내가 되길 꿈꿔본다.

글쓴이 김명지 세모라이브 대표 & 동서울대학교 디지털컨텐츠학교 겸임교수. 2018년생 딸 아이를 키우며 미디어커머스 회사를 운영하는 워킹맘. 꽃과 사찰산책, 맛집, 와인과 야장을 좋아하는 감성 T.
이설희 기자 seherhee@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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