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선생의 역경 강좌](제27강)4. 산수몽(山水蒙) 上


서괘전(序卦傳)에서는 둔자 물지시생야 물생필몽 고 수지이몽(屯者 物之始生也 物生必蒙 故 受之以蒙)이라고 괘순을 밝혔다. 즉, ‘둔(屯)은 만물이 처음으로 생겨난 것으로 만물이 처음으로 생겨나면 반드시 어리고 몽매하다. 그러므로 몽괘로 받는다’고 했다. 따라서 몽의 시기에는 훌륭한 선생을 모시고 공부해 바르게 자라나는 양정(養正)의 때이다. 이를 몽괘의 괘사(卦辭)에서 ‘동몽구아’(童蒙求我), 즉 ‘몽매한 어린아이가 선생인 나를 찾는다’라고 말하고 있다.
몽괘 상하괘의 관계를 살펴보면, 상괘 간괘는 멈춰 정지해 있고 하괘 감수는 물 속에서 이전투구를 벌리고 있어 상하괘가 모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어떠한 문제해결 능력이 없다. 전체의 문제를 해결할 위치에 있는 주괘주(主卦主)인 육오는 상구의 양효(陽爻)의 힘에 눌려 꼼짝 못해 양위에 음효로 자신의 문제조차 해결할 수 없다.
오직 유일한 방법은 육오가 아랫사람들 중에서 전체의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는 구이를 발탁해 가르치고 길러서 능력을 발휘하게 한다면 전체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마치 소년가장(少年家長)을 길러 집안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같아 ‘몽괘’(蒙卦)라 한다.
몽의 상(象)은 사람이 산 아래 보물과 녹봉을 숨겨 놓고 있는 인장녹보지과(人藏祿寶之課)의 모습이고 험한 산 아래 구름과 연기가 가득 차있는 암험운연지상(巖險雲煙之象)이며, 산 아래 샘물로 만물을 발생케 하는 만물발생지상(萬物發生之象)이고 아직 꽃이 개화되지 않는 생화미개지의(生花未開之意)의 뜻을 함축하고 있다.
산수몽괘(蒙卦)의 괘사를 살펴보면 ‘몽 형, 비아구동몽 동몽구아, 초서고 재삼독 독즉불고, 이정’(蒙 亨, 匪我求童蒙 童蒙求我, 初筮告 再三瀆 瀆則不告, 利貞)이다. 즉 ‘몽괘는 형통하다. 내가 어리석은 사람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어리석은 사람이 나를 구하는 것이다. 처음 묻거든 알려주고 두세 번 물으면 더러워진다. 더러워지면 알려주지 않는다. 바르게 함이 이롭다’라는 의미이다.
상전에서는 ‘산 아래 샘이 몽이다. 군자는 과감하게 덕을 기른다’고 해 ‘산하출천 몽, 군자이과행육덕’(山下出泉 蒙, 君子以果行育德)이라고 말한다. 몽은 매사가 어둡고 몽매하니 좋은 선생을 만나서 가르침을 받아 충분히 길러진 다음에야 형통하다고 해서 ‘몽형’(蒙亨)이라고 했다.
그래서 선생이 학생을 찾는 것이 아니고 학생이 훌륭한 선생을 구해(匪我求童蒙 童蒙求我), 마치 신(神)에게 묻는 것처럼, 예를 지키고 성심(誠心)을 다하되, 의심해 여러 번 물어서 더럽히지 않으면 구하는 것(初筮告 再三瀆 瀆則不告)이 바르고 이롭다(利貞).
이러한 괘사의 내용을 효(爻)와 상으로 설명하면 내괘의 감(坎)은 험(險), 삼·사·오효 곤토(坤土)는 의심, 수(數), 외괘 간산은 손(手), 신(神), 이·삼·사효 진목(震木)은 서죽을 의미하니 이를 해석해 보면 ‘위험(감수)에 처했을 때 손(간산)에 서죽(진목)을 들고 신(간산)에게 고(告)해 물어보면 신은 의심(곤토)하여 묻는 바에 대해 수(數 곤토)로써 해결방법과 길흉을 알려준다는 의미이다.
몽괘에서 주괘주는 육오 학생이고 성괘주는 구이 선생으로서 육오와 구이가 서로 응하니 육오인 어린 군주가 구이인 훌륭한 스승을 만나 구이 선생은 근엄하고 성실하게 가르치고 육오는 군의 자리에 있지만 겸손함으로써 공부를 잘하는 상이다.


몽괘는 어디에서 왔는가? 운이생괘(運而生卦)를 해보면 산뢰이(山雷頤)괘에서 왔고 간위산(艮爲山)으로 간다.
이괘(頤卦)는 위아래 턱의 상으로 ‘양육하다, 먹다, 기르다’는 뜻으로 양식을 구하는 괘이므로 취업에 맞는 괘이나 생활자금을 벌기 위해 시작한 사업은 잘 되지는 않는 괘이다. 이괘의 초효가 올라가 몽괘가 됐고 이효가 올라가면 중산간(重山艮)이 되기 때문이다.
점사에서 서죽을 들어 몽괘<<※각주 8.5포인트=상왈(象曰), 산 아래 샘이 몽이다. 군자는 과감하게 덕을 기른다(山下出泉蒙, 君子以果行育德). 몽괘는 이궁사세로 괘는 팔월에 속한다(離宮四世 卦屬八月). 납갑은 戊寅, 戊辰, 戊午, 丙戌, 丙子, 丙寅이다. 팔월 및 납갑에 생한 자는 공명부귀인이 된다(生於八月及納甲者 功名富貴人也/생어팔월급납갑자 공명부귀인야)>>를 얻으면, 현재는 어둠에 덮여 있고 볼 수가 없으며 잊어버렸다. 아직은 어리고 미숙해 지혜의 싹이 자라지 않아 오리무중(五里霧中)이고 실력이 부족하며 지식이 결핍된 상황이다.
감수의 수난(水難)의 상으로 현재는 어둡고 고민을 품고 있다. 그러나 처음은 바람직하지 못하더라도 훗날 길해지고 대학자로 성장할 것이므로 초조해 하지 말고 순서를 밟아 꾸준히 전진해 나아가면 오년 후(六五)에는 크게 성장해 길하다.

유비가 제갈공명을 만나 현실 타계의 방법과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공명에게 전권(全權)을 맡기는 형국이다.
몽의 시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외괘인 간산을 전도(顚倒)시켜 진뢰로 향하도록 한다면 괘는 뇌수해(雷水解)가 돼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다. 해괘(解卦)는 ‘고민이 풀리고 분쟁이 해결된다’는 의미이니 어떻게든 상괘인 상대방의 강경하고 움직이지 않는 태도를 바꾸는 수단을 취하면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따라서 운세, 사업, 거래 등은 꼭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으나 아직은 때가 아니고 무엇인가 상대방의 태도를 바꿀 수 있는 묘책(妙策)이 필요하다.
혼담, 여행 등은 잘 진행되지 않는다. 기다리는 사람, 가출인, 분실물은 몽의 시기이니 잊어버렸거나 모르는 때로 모두 오지 않고 돌아오지 않으며 찾기 힘들다.
몽의 때는 무엇이든지 잘 진행되지 않고 예상 외의 결과가 되는 일이 많다.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망하거나, 부탁했던 사람이 갑자기 오리무중(五里霧中)이 됐거나, 머리가 멍해 잊어버렸거나, 도중에 큰비 등 장애를 만나 일이 틀어진다는 식으로 판단할 수 있다.
병으로는 간산아래 감수가 있으니 비위(脾胃)에 독, 피, 고름이 차서 배가 아프거나 식체, 중독, 소화불량, 타박상에 의한 내출혈, 동맥경화, 혈행불순, 월경불순, 시험공부로 과로해 머리가 멍해진 사람, 머리병, 치매증세, 감(坎)의 귀가 막힌 난청, 벙어리, 몽의 어두움으로 인한 맹인 등으로 안에서 쌓여 진행되어 가는 오래 끄는 악성병이다. 물가는 저가이나 비싸질 우려가 있다. 산기(産期)에 임박한 잉태는 조금 늦어지거나 어려움이 있다. 날씨는 구름이 끼고 비올 듯하며 장마 때와 같은 눅눅한 날씨로 구름과 안개가 짙게 끼어 햇빛을 보기 힘들다.
역에서 상(象)과 사(辭)는 떨어질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즉 어떤 괘이든 사는 상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고 상은 사의 의미를 형상화한 것이다.
산수몽(山水蒙)괘도 단전(彖傳)에서 ‘몽, 산하유험 험이지몽’(蒙, 山下有險 險而止蒙)이라 해 ‘산 아래 험한 것이 있고 험해서 움직이지 못하고 머물러 있는 것이 몽’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모든 괘사와 효사의 해석에서는 사(辭)와 상(象)과 변(變)의 관계를 면밀하게 살펴야 하고 효가 변해서 만들어지는 변괘는 일의 조짐이고 기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이 또한 등한시해서는 안된다. 역의 괘사와 효사를 올바르게 해석해야 한다는 것은 올바른 점단(占斷)의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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