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포비아’ 1년, 충전기는 여전히 지하에… 지상 유도해도 '시큰둥'

노경민·최민서 2025. 9. 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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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많은 걸 지상으로 어떻게 옮기나요."

4일 오후 수원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지하 2층 주차장의 한쪽 벽면에는 10여 대의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돼 있었지만, 지상에는 한 대도 찾아볼 수 없었다.

4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해 인천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안전시설 설치에 대한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지하 주차장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를 지상으로 옮기면 보조금을 주는 지원책을 시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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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 지하주차장에서 관계자들이 전기차량 충전소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 김경민기자

"이 많은 걸 지상으로 어떻게 옮기나요."

4일 오후 수원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지하 2층 주차장의 한쪽 벽면에는 10여 대의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돼 있었지만, 지상에는 한 대도 찾아볼 수 없었다.

기존 지하에 설치된 충전 설비를 지상으로 이전하려면 최소 수백만 원이 소요된다. 지방자치단체의 지원금을 받고 이전한다 해도 자부담이 있기에 한번 설치한 전기차 충전기를 선뜻 옮기기가 쉽지 않다.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100% 지원해 주지 않는 한 이전하기 어렵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전기차 포비아'의 단초가 됐던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화재 위험 요인으로 꼽히는 전기 충전기 대다수는 여전히 지하에 놓여 있다.

지자체마다 아파트에 지원금까지 주며 충전기 '지상화'를 유도하고 있지만, 속도는 더디기만 한 상황이다.

4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해 인천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안전시설 설치에 대한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지하 주차장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를 지상으로 옮기면 보조금을 주는 지원책을 시행 중이다.

각 지자체의 수요 조사에서 지상화 이전을 희망하는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도비와 시·군비를 각 3 대 7의 비율로 지원금을 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보니 각 시·군이 사업을 추진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가 수요조사를 통해 신청을 받은 곳은 도내 31개 시·군 중 8곳뿐이다.

23개 시·군에서는 사업이 진행을 위한 신청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수요조사에서 사업을 신청한 지역에서도 한 곳은 사업이 추진되지 않고 있으며, 세 곳은 1개 단지, 두 곳은 2개 단지에서만 사업이 진행 중이다. 그나마 남양주시에서 6개 단지, 광명에서 5개 단지에서 비교적 적극적으로 추진되는 모습이다.

주민들의 큰 불안감에도 사업 추진이 예상을 밑도는 데는 지원비가 지급되더라도 이전비의 10~50%는 자부담으로 충당해야 하기에 같은 아파트 단지 안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특히 지자체 조례상 해당 사업의 지원금을 받게 되면 일정 기간 아파트 시설물 보수·교체 지원금을 받을 수 없는 점도 주민들이 흔쾌히 희망하기 어려운 사정이다.

이 가운데 매년 전기차 화재의 안전 우려는 커지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충전 중 일어난 전기차 화재 사고는 2019년 1건, 2020년 3건, 2021년 4건, 2022년 9건, 2023년 13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올해 초 각 단지를 대상으로 희망 접수를 받았지만 신청이 거의 들어오지 않았다"며 "조례를 개정해 안전 시설물 지원을 받더라도 일반 시설물 지원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신청을 늘리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경민·최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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