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단체 고령화에 존립 위기…"회원 자격 범위 늘려야"

임지섭 기자 2025. 9. 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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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단체 평균 연령 90세 이상
노령층 병환 등에 회원 감소 중
호국정신 미래세대 계승 위해
직계 가족 자격 확대 ‘공론화’
보훈단체들이 회원 고령화로 존립 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따라 회원 자격을 당사자에서 직계 가족 이상으로 넓혀야 한다는 요구가 전국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광주지방보훈청이 지역 내 취약계층 국가유공자를 찾아 안부를 살피는 모습. /광주지방보훈청 제공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의 유지를 계승하는 보훈단체들이 회원 고령화로 존립 위기를 맞았다. 이에 회원 자격을 직계 가족 이상으로 넓혀 보훈가치를 미래로 계승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4일 광주지방보훈청과에 따르면 전국 보훈단체는 총 17곳이다. 독립, 호국, 민주 등 보훈정책 성격에 맞춰 설립된 상이군경회, 광복회, 6·25참전유공자회 등을 포함한다. 단체마다 지역별 지부를 갖는데, 광주·전남엔 '재일학도의용군동지회'를 제외한 16곳 단체가 지부를 두고 있다.

현재 보훈 단체들은 고령화로 회원 수가 점차 줄고 있다. 1950년 6·25전쟁, 1964년부터 파견이 시작된 베트남전쟁 등 주요 참전자의 연령이 높아지면서 병환 등으로 세상을 떠나는 경우가 점점 늘어서다.

'6·25참전유공자회 광주광역시지부' 회원 430여명의 평균 연령은 현재 92세 이상이다. 수 년 안에 단체가 사라질 위기에 놓인 것이다. 실제 매년 20~30명의 회원이 사망한다고 한다. 6·25유공자회 관계자는 "5~6년 내 모든 회원이 고인이 될 것이라 보고 있다"고 했다.

'월남전참전자회 광주지부'의 평균 연령도 90세를 넘고 있다. 전국 지부 기준으로도 매년 500여 명이 사망하고 있고, 지역별로도 비슷한 추세라는 설명이다.

전쟁 전사자나 국가직무 수행 중 사고·순직자의 유족이 가입하는 '대한민국전몰군경유족회 광주지부'의 연령대도 70~80대에 달한다. 이밖에 4·19혁명공로자회, 광복회 등에서도 고령화로 존립 위기를 호소하는 실정이다. 이에 보훈단체 회원 자격을 직계 가족 이상으로 늘려 회원수를 확보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은 상황이다.

문제는 유족회, 미망인회 등 특정 단체를 제외하면 '당사자'만 가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회원 수를 늘려 단체를 유지할 방법이 사실상 없는 것이다. 직계 가족이 없는 회원의 경우 명맥이 끊기게 되는 문제도 낳고 있다. 양재혁 5·18민주유공자유족회 회장은 "상속법 등을 근거로 계승 범위 확대를 요구해오고 있다"면서도 "보훈법 자체가 제정 이후 큰 개정이 없다"고 했다.

이같은 상황에 최근 공론화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일 국가보훈부는 공청회를 열고 보훈단체의 회원자격 확대 법안 통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참전유공자 단체, 재일학도의용군동지회의 회원자격을 유가족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되는 등 준회원(유족) 입법화 상황도 공유됐다. 이날 공청회에 참여한 권오을 보훈부 장관은 "회원자격 확대를 위한 법안 개정으로 호국영웅들의 뜻을 영원히 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무조건적인 확대보다는, 보훈단체의 성격에 맞춰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김갑제 광복회 광주지부 전 회장은 "보훈단체별 설립연도나 성격이 제각각인 만큼, 보훈 갈래별 성격과 역사적 배경에 맞춘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임지섭 기자 ljs@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