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괴롭힌 정신질환, 헤밍웨이 마지막 아들 97세로 사망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서구 문학계의 거장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둘째 아들 패트릭 헤밍웨이가 지난 2일 97세 나이로 별세했다고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인디펜던트 등 외신들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언론들은 패트릭을 헤밍웨이의 '마지막 생존 자녀'라고 불렀는데, 헤밍웨이 형제자매와 자녀들을 괴롭힌 정신질환에도 그가 97세까지 생존하며 삶을 이어간 점이 도드라지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패트릭은 2일 미국 몬태나주 보즈먼에 있는 자택에서 별세했다. 패트릭의 손자 패트릭 헤밍웨이 애덤스, 가족 대변인인 베티나 클링거 등이 그의 사망을 확인했다. 패트릭은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아버지에게 영감을 받아 아프리카에서 수년을 보냈고 아버지의 여러 유작 출간 작업을 감독했다.
정신 질환과 그에 따른 자살은 헤밍웨이 가문의 천형 같은 것이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아버지 클래런스는 1928년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작가 자신도 1961년에 자살했다.
헤밍웨이는 세 명의 아들을 두었는데 세 번째 아들인 그레고리는 작가이자 의사였지만 알코올 중독과 우울증을 앓다가 말년에 성전환 수술을 받고 글로리아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하지만 2001년 음란 노출 혐의로 체포된 후 감옥에서 사망했다.
헤밍웨이의 맏아들이자 패트릭의 형인 잭은 작가이자 유명 플라이 낚시꾼이었다. 2000년 77세로 사망했는데 그의 사인은 정신질환이나 그에 의한 사고는 아니었다. 하지만 잭의 딸이자, 패트릭의 조카인 배우 겸 모델 마고 헤밍웨이는 1996년 정신과 약인 페노바르비탈 과용으로 사망했다.
패트릭은 직접 작가로 활동하지는 않았지만, 아버지의 이름으로 출간되는 상품·저작권 관리, 회고록 집필 등을 해 사실상 헤밍웨이 브랜드를 지켰다.
패트릭의 손자는 패트릭에 대해 "내 할아버지는 진짜였다. 옛 세계에서 온, 현실을 초월한 역설적인 인물이었고, 과학적 두뇌를 지닌 완벽한 몽상가였다"면서 "여섯 가지 언어를 구사했고, 재미 삼아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었지만, 그의 마음은 진정으로 문학과 시각 예술에 있었다"고 밝혔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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