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레이건처럼 소통에 큰 강점… 미일 정상회담도 ‘선방’ 정청래, 계급투쟁론자 성격 남아… 국힘 내란당 몰아 해산 시도 장동혁 대표의 국민의힘, ‘尹 어게인’ 극우 컬트 그룹으로 전락 한동훈·이준석, 잠재력 크다… 협력하면 보수의 새 미래 열 것 조국, 아직도 ‘전향’ 안한 레닌주의자, 차기 대선 후보 못될 것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박동욱기자 fufus@
[]에게 고견을 듣는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검찰 개혁을 둘러싸고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역대 최강의 정당입니다.‘명청대전’의 향방이 이재명 정부의 앞날을 가를 것입니다.”
4일 서울 서대문 디지털타임스 회의실에서 만난 조갑제(80) 조갑제닷컴 대표는 이 대통령이 선택의 기로에 섰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통령은 검찰 개혁과 관련해 국민 피해가 없도록 속도를 조절하고 토론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추석전 완료를 밀어붙이고 있는 중이다. 조 대표는 “민주당의 검찰 개혁 방안은 큰 국민 피해를 야기할 것”이라며 “권력에 의한 ‘정치 수사’를 해온 검찰 특수부만 도려내는 게 맞다”고 했다. 또 민주당이 추진하는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는 불가능하다며 지방선거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은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처럼 소통이 강점이라며 미일 정상회담도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보수층의 불참으로 ‘반쪽’으로 끝난 지난 8·15 기념식 이후 민주당이 ‘좌파 본색’을 드러내 좌우 간 대결구도가 재연되고 있는 데 대해 우려했다. 정청래 대표에 대해선 정치인으로 성장했지만 아직 계급투쟁론자 성격이 남아 있다며 국민의힘을 내란당으로 몰아 실제로 해산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조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몰락은 무능함 때문으로, ‘문명 건설의 챔피언’이었던 한국 보수를 몰락시킨 게 가장 큰 과오라고 지적했다. 장동혁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힘에 대해선 ‘윤 어게인’의 극우 컬트 그룹으로 전락했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및 부정선거 음모론 세력과 절연없인 국민 신뢰를 못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잠재력이 크다며 협력하면 보수의 새 미래를 열 것으로 전망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은 아직도 ‘전향’ 안한 레닌주의자라며, 불공정을 가장 싫어하는 국민 정서를 감안할때 차기 대선 후보는 되지 못할 것으로 단언했다.
이밖에 민주당이 추진하는 언론개혁은 반발만 부르고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약속대로 크게 국민을 통합하고 길게 역사를 마주 보고 국정에 임하면 성공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조갑제 대표는 1971년 부산 국제신보(국제신문의 전신)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해 조선일보 기자, 월간조선 편집장과 대표 등을 지냈다. 보수 언론인이라는 평가를 들어왔지만 이념보다는 사실을 중시하는 천성의 기자다. 기자 시절 특종도 많이 했다. 지금도 뉴욕타임스를 매일 정독한다. 최근 펴낸 ‘윤석열 몰락의 기록’을 비롯, 박정희 전 대통령을 다룬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 ‘조갑제의 광주사태’, ‘문재인의 정체’ 등 많은 저서가 있다.
대담 = 강현철 논설실장
- ‘내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남긴 그림자가 아직도 짙습니다. 최근 출간한 저서 ‘윤석열 몰락의 기록’에서 윤 전 재통령을 ‘역사의 범죄자’라고 하셨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언론계 선배이시고 유명한 작가이신 김성한 선생이라는 분이 계십니다. 그분이 쓴 ‘7년 전쟁’이라는 임진왜란을 다룬 다섯권짜리 소설이 있는데 맨 앞에 ‘무능한 통치자는 만참, 그러니까 만 번 목을 베도 모자랄 역사의 범죄자다’라고 썼어요. 무능한 통치자는 선조 같기도 하고, 무모한 침략을 시작한 도요토미 히데요시 같기도 하고 당시의 명나라 황제 같기도 해요. 권력자가 무능하면 여러 사람을 도탄에 빠지게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또한 결국은 무능함 때문에 망한 거예요. 한국의 보수는 ‘문명 건설의 챔피언’이었습니다. 이승만의 건국, 박정희의 부국강병 노선, 김영삼으로 대표되는 평화적 민주화 운동으로 세계가 부러워하는 문명을 건설한 챔피언인데 불법 계엄으로 헌법을 파괴한 윤석열 대통령 시대를 만나 무능 집단이 돼버린 겁니다. 저는 윤석열 대통령을 평가할 때 그 무능함을 가장 무겁게 봅니다.”
- 지난달 국민의힘 대표 선거에서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 장동혁 의원이 선출됐습니다. 대표님의 견해에 비춰보면 이건 역사의 퇴보 아닌가요?
“퇴보 정도가 아니죠. ‘윤 어게인’ 극우 컬트(cult) 그룹이 돼버렸습니다. 극우는 첫째 법치를 무시합니다. 그리고 선동을 좋아해요. 선동 중에서도 가장 나쁜 인종주의적 선동을 합니다. 예컨대 지금 한국의 극우는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핵심인데 중국에 대해서 인종주의적 선동을 하거든요. 중국 간첩이 선관위에서 교육을 받았다 이런 거짓말을 막 퍼뜨립니다. 그러고서 부정선거의 배후 세력은 중국이라고 합니다. 음모론이라는 것은 컬트, 즉 일종의 사교(邪敎) 집단입니다. 이런 나쁜 것을 다 가지고 있는 게 지금 국민의힘 당권파라고 봅니다. 저는 이제 막장까지 갔다고 봅니다. 이렇게 강경으로 치달으면 소수화가 되고, 소수화가 되면 결속력은 높아집니다. 그러면 세상 돌아가는 것과 완전히 반대되는 선택을 해요. 지난 대표 경선때도 일반 국민들의 지지율은 항상 조경태 의원이 1등이었습니다. 그런데 1, 2등 결선 투표에 끼지 못했잖아요. 바닷물로 비교하면 짠물 농도가 높아져 결국은 사해(死海)가 돼 버린 겁니다. 사해에서 생물이 생존할 수 없듯 국민의힘에서는 보수 정치가 살아 숨 쉴 수가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습니다. 저는 부정선거 음모론에 영원히 접수된 조직이 돼버렸다고 생각합니다. 부정선거 음모론 때문에 보수가 분열되고 증오심이 생겨 보수가 망가지고 있습니다. 장동혁을 당 대표로 만든 국민의힘 당원들 다수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입니다. 지금 국민의힘 의원 중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면 당에서 제명해야 된다라고 강력하게 발언하는 사람들이 몇 사람 없잖아요. 보수 지도자들, 보수 언론, 그리고 지식인들 이런 리딩 그룹이 먼저 무너졌습니다. 저는 윤석열보다 먼저 무너진 게 보수 세력이라고 봅니다. 윤 전 대통령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반보수적 정책을 펴는데도 견제를 하지 않고 박수부대 역할을 하다가 같이 망한 겁니다.”
- ‘장동혁 호’의 앞길에는 난관이 적지 않습니다. 국민의힘이 다시 수권 정당으로 국민들의 신뢰를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엄청난 변화가 요구됩니다. 180도로 달라져야 돼요. 우선 윤석열, 김건희 부부와 무자비하게 절연하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믿거나 비호하는 사람들은 당에서 제명하며 공천에서 철저하게 배제해야 합니다. 인적 정리를 해야죠. 그런데 지금 최고위원 중에도 대놓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하고 부정선거 의혹을 편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장동혁 대표조차도 계엄 해제 결의에는 찬성표를 던져놓고 그 뒤에 하는 행동을 보면 계엄 찬성, 탄핵 반대, 부정선거 음모론 비호 등으로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언론 인터뷰에선 ‘전한길은 의병이다’면서 일부 세력을 가리켜 ‘적’이라는 표현을 쓰더군요. 대한민국 편에 선 사람을 적으로 보는거죠. 선거 부실 관리가 부정은 아니잖아요. 작년 총선 때 장동혁 대표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밑에서 사무총장을 했습니다. 그때 선관위를 압박해 2800만표를 수검해보니 단 한 표의 오차도 없었어요. 그럼 된 거 아닙니까? 그런데도 왜 사전 투표를 하지 말자고 하죠? 그게 바로 부정선거 음모론을 키우는 겁니다. 부정선거 음모론은 지금 한국 사회에 가장 심각한 정신병이 돼 버렸습니다. 이 부정선거 음모론은 보수층을 타깃으로 해요. 진보 중도층에는 먹히지를 않아요. 불평 불만이 많고 상당한 피해 의식이 있는 보수층에 그게 먹혀가지고 보수층의 절반 이상을 감염시켰다고 봅니다. 부정선거 음모론에 물들면 분별력이 사라지고 그다음에 부끄러움이 없어지고 증오심이 생깁니다. 그리고 당을 분열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이를 정리하지 못하면 한국 보수는 재생 불가능합니다.”
- 한동훈 전 대표의 앞날은 어떻게 예측하십니까?
“한 전 대표는 개인적인 능력이 뛰어난 분이죠. 말과 글이 되는 사람이고 젊은 사람 아닙니까? 젊은 층의 소구력이 있고, 개인적인 능력이 있으며, 정치적 실적 또한 있습니다. 작년 12월 3일 역사가 기로에 서 있을 때 올바른 선택을 했잖아요. 18명의 국회원들을 끌고 계엄 해제 결의에 참여함으로써 어떻게 보면 국민의힘을 구한 겁니다. 그게 없었더라면 지금쯤 국민의힘을 내란 당으로 몰아 정당을 해산해야 된다는 이야기가 얼마나 설득력을 갖겠습니까? 그러다가 윤석열 세력에 의해 밀려났지만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 뛰어들어 상당한 득표를 보여주셨어요. 지금은 워낙 음모론자들이 세니 숨을 죽이고 있는 것 같지만은 한국 정치에서 특히 한국 보수 정치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 한 전 대표와 개혁신당의 이준석 대표 두 사람이 지도 그룹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지난 대선때 8.3%를 득표했습니다. 이 대표가 정치적 꿈을 이뤄나가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합니까?
“대선때 10% 정도 득표할 걸로 예상됐는데 마지막 토론회에서 이른바 ‘젓가락 발언’이 여성표를 많이 날렸다고 봅니다. 그러나 3석의 의원을 가진 정당으로서 8.3%는 상당한 득표입니다. 젊은 층에 상당히 확실한 지지층을 가지고 있고. 그리고 당을 운영하는 방식 또한 기존 보수 정당과는 다릅니다. 그래서 잠재력은 잃지 않았다고 봐요. 저는 이준석 대표가 8.3% 득표한 것은 연설에서 나왔다고 생각해요. 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연설을 잘하는 사람이에요. 한 시간을 연설하는데 문장 하나 안 틀려요. 지금은 선거철이 아니니까 자기의 장점을 보여줄 무대가 없지만 가끔 현안에 대해 해법이나 제안을 할 때 아주 신선하고 또 IT 전문가 수준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미래를 이야기하는 그런 점에서 한국 보수가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구명적 역할을 넘어, 새로운 보수 정당을 만들 때 이준석과 한동훈이 손잡아 경쟁하고 협력하는 관계가 이뤄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나이도 50대와 40대로 좋습니다.”
- 이재명 정부 출범 3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동안의 국정 운영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잘한 것과 못한 것을 갈라서 보면 우선 잘한 게 5개쯤 된다고 봅니다. 청와대로 돌아가기로 한 거 참 잘했어요. 윤 전 대통령의 몰락은 당선자 시절 법적 권한이 없는 사람이 청와대에서 나와 용산으로 무리하게 옮기는 것부터 시작됐습니다. 거기서 여러 부작용이 생겼거든요. 대통령이 근무하는 곳은 항상 그 나라의 중심입니다. 이 중심이 안정돼야 해요. 그다음 국민들과의 소통을 아주 스마트하게 하고 있다고 봅니다. 이 대통령의 장점은 말을 정확하고 쉽게 하고 유머를 섞어서 한다는 겁니다. 웃는 얼굴이 습관이더라고요. 대통령 중심제에서는 대통령의 얼굴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1980년에 카터 미국 대통령이 이란 인질 사건 등등으로 고전했는데 배우 출신 레이건 대통령이 등장해 멋진 얼굴과 제스처로 나라 분위기를 확 바꿔버렸습니다. 그래서 레이건을 ‘그레이트 커뮤니케이터’(위대한 소통자)라고 했는데 그처럼 텔레비전에 비치는 이재명 대통령의 웃는 얼굴이 좋아 보입니다. 다음 R&D(연구개발) 예산을 늘린 것도 잘한 겁니다. 그리고 윤 전 대통령의 가장 큰 실정(失政)인 의료대란이 일단 수습됐습니다. 윤 전 대통령이 아무런 과학적 근거 없이 의과대학 정원을 2000명 늘린다고 내질러 일어났던 의료계의 문제를 치유하려면 오래 걸릴 겁니다. 전공의 의대생 교수 사이에 불신을 심었어요. 그런데 전공의와 의대생이 돌아왔으니까 일단 수습이에요. 마지막으로 한미일 관계도 나름 선방했다고 봅니다. 특히 한일 관계에 대해선 과거사 이런 데 별로 얽매이지 않고 실리적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트럼프와의 정상회담은 일종의 ‘사고’를 막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번 8·15 광복 80주년은 국민을 통합시키는 좋은 기회였지만 오히려 국론을 분열시킨 것은 잘못한 일입니다. 8·15 기념식은 1945년 광복, 해방과 1948년 정부 수립, 건국 기념일이라는 두가지 의미를 가집니다. 그런데 1948년 8월 15일은 빼버리고 이승만 초대 대통령 이야기는 하지도 않고 반토막 8·15 기념이 돼 버렸습니다. 또 민주당에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아무 문제없는 발언을 트집 잡아 일종의 역사 전쟁을 일으켰습니다. 독립기념관장이 한 이야기는 세계사적 관점에서 보면 해방은 연합군의 승리가 가져다준 선물이었다, 그러나 민족사적 관점에서 보면 독립운동의 산물이었다고 아주 합리적인 이야기를 했는데 연합국의 선물이라고 했다며 좌경적 역사관으로 몰아붙였습니다. 보수적 성향의 사람들의 ‘좌파 본성’ 비판처럼 좌우 대결 구도로 다시 돌아가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을 준 거예요. 그다음 노란봉투법과 상법 개정입니다. 민주당이 주도한 건데 민주당이 가지고 있는 세계관 즉 계급 투쟁론이 노출되면서 기업을 옥죄고 노조 편을 드는 너무나 노골적인 좌파 성향의 입법입니다. 그보다 더 크게 남은 게 이른 바 검찰 개혁입니다. 검찰 개혁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의 민주당이 이견을 보이고 있습니다. 검찰 개혁이 이 대통령과 당 간 관계의 시험대가 될 겁니다. 앞으로 추석 전 한달 사이에 이 대통령이 상당히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지 않겠느냐 이렇게 생각합니다.”
- 한미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 평가가 극과 극을 달리고 있습니다. 대표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한일 정상회담은 깎아내릴 것도 없이 참 잘 된 겁니다. 한미 정상회담은 트럼프를 상대로 박수받는 외교 업적을 남기는 사람이 세계에 아무도 없습니다. 다 리스크를 안고 가는 거예요. 그래서 이재명 대통령도 당하고 오는 것 아니냐 또 회담 3시간 전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서 혁명과 숙청이 일어나고, 교회를 압수수색한다는 험한 이야기를 해 굉장히 불안한 상태였지만 회담에선 아주 잘 넘어갔어요. 이재명 대통령이 잘 준비해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거기까지는 성공적이라고 봐야 되는데 문제는 이제 공동 발표문이 안 나왔잖아요. 그래서 3500억달러 대미 투자가 도대체 어떻게 쓰여지는지 잘 모릅니다. 한미일 관계에 점수를 매기라고 하면 70점은 된다고 봐요.”
- 조국 전 대표와 윤미향 전 의원에 대한 사면을 둘러싼 논란이 적지 않았습니다. 이 대통령의 사면 결정이 잘 한 일이라고 보십니까?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으로, 필요한 일입니다. 대통령이 국민들을 쓰다듬는 그런 기능이 있어야 되거든요. 그런데 그 기능에 맞게 행사하면 좋죠. 그래서 생활사범 중 기록도 말소해 주고 하는 그런 쪽이 주가 돼야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생활사범을 대거 사면했지만 정치인 사면 이야기만 부각돼 전체 사면의 성격이 왜곡됐습니다.그런 점에서는 가장 나쁜 선택을 한 것 같아요. 윤미향, 조국 두 사람의 사면은 법 상식에도 맞지 않고, 반성도 하지 않잖아요. 반성하지 않는 사람을 사면하는 것은 법 정신에도 맞지 않고 또 사면된 다음에 하는 행동이 상식에도 맞지 않고. 저는 이게 조국 전 대표에도 득이 안 될 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꼭 사면해야 될 한 사람은 안했습니다. 최순실씨는 이른 바 국정농단 사건으로 유일하게 남아 있는 사람이에요. 9년째 형을 살고 있습니다. 저는 최순실씨도 사면에 포함했으면 조국 윤미향 사면에 대한 반발이 좀 누그러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 조국 전 대표가 차기 대선에서 유력 후보가 될 수 있을까요?
“저는 안 된다고 봅니다. 국민들 마음속에 굳어진 조국씨의 이미지가 있잖아요. 한국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은 잘 나가는 사람의 불공정입니다. 많이 지적이 안됐지만 사실은 더 중요한 게 저 분이 ‘사노맹 사건’으로 구속됐는데 구속 사유가 그때 당의 강령 담당이었어요. 강령 이론가입니다. 조국씨가 썼던 논문을 분석해보니 레닌주의자예요. 레닌주의 이론가입니다. 나는 지금도 전향을 안했다고 봐요. 전향했냐고 물었을 때 전향했다는 말을 안했죠. 그 시점이 1989년에서 1990년 사이, 이미 동구권 공산권이 무너지고 있을 때입니다. 스탈린 레닌주의가 역사적으로 파산해 쓰레기통으로 들어가고 있는데도 끝까지 레닌주의의 기치를 고수해야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에요. 그런 사람은 자유민주주의자로 전향하기가 매우 어렵고, 전향했다는 이야기도 본인이 안하고, 그래서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구나 하는 짐작을 하게 만드니 대권과는 전혀 안 맞는 사람이라고 봅니다.”
- 정청래 의원이 민주당 대표가 되면서 벌써 ‘자기 정치’를 하며 이 대통령과 일부 각을 세우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잘 하고 있는 겁니까?
“정청래 의원을 관심 있게 보기 시작한 것은 2003년부터로 벌써 20년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우파적 성향 인사들로부터 비난을 많이 받았는데 저번에 헌법재판소에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심판 과정을 보니 정치인으로서 굉장히 성장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우선 말이 정확하고 능수능란하며 임기응변이 좋아요. 그래서 저쪽에서 열렬한 지지층이 생기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바탕에서 압도적으로 당 대표가 된 거예요. 그런데 당 대표가 된 다음에는 조금 조정이 필요할 것 같았는데 그냥 원색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고 있더라고요. 저 분의 과거 행적을 보면 미국 대사관저에 들어가 불법 점거하고 반미적이고 친북적인 사람으로 처벌받은 거 아닙니까? 그 뒤 이 부분은 아마 달라졌을지도 몰라요. 그러나 계급 투쟁론자로서의 성격이나 이런 건 그대로 남아 있는 것 같고, 그게 이번에 여러 강경 드라이브를 통해 하나의 원초적 본능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국민의힘이 워낙 약하니 정 대표가 강공 드라이브를 해도 반발이 좀 적을 겁니다. 국민의힘 정당 해산을 하겠다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국민의힘이 하는 모습을 보면 정당 해산의 이유를 스스로 쌓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 당 대표를 뽑을 때 나온 ‘윤 어게인’이 내란 동조라는 게 정청래 대표의 이야기인데 정당 해산론에 국민의힘 당원들이 맞춰주는 것 아니냐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 민주당이 3대 개혁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검찰 개혁과 관련해선 정성호 법무 장관과 정청래 대표 간 갈등이 표출되는 모습도 보였는데 어떻게 결론이 날까요?
“국가적으로도 중요하고 이재명 정부의 앞날을 위해서도 중요한 이슈입니다. 우선 검찰 개혁을 왜 하느냐, 또 어떤 방향으로 하느냐에 대해 국민적 동의가 없어요. 형사소송법 하나 바꾸는 게 아니고 틀을 바꾸겠다는 거고, 우리나라를 이끌고온 검찰 중심의 수사체계를 확 뒤집는다는 거거든요. 그런데 검사나 검찰에 대한 증오심이나 복수심 같은 게 느껴지는 거예요. 검찰 개혁에서 느끼는 감정적인 요소가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개혁이라는 것은 차분하고 냉정하게 해야 합니다. 개혁에 힘이 실렸는데 그 힘이 그동안 이재명 대표 수사한 거, 민주당 의원들 수사한 검찰에 대한 억하심정이 개혁이라는 말로 나오니까 국민적 동의를 받기가 매우 힘들게 된 겁니다. 그래서 일종의 ‘교각살우’를 하겠다는 건데, 몇 검사들이 정치적 수사를 한 것은 사실이죠. 과거 정부에서도 없었던 적이 없어요 대통령 권한이 워낙 세니까. 정치 수사를 하는 사람들은 주로 특수부 검사인데 그렇다면 합리적인 개혁이라면 특수부 수사를 검사가 못하게 하면 돼요. 현재 검사들엔 수사 지휘권이 없습니다. 10만명이 넘는 경찰은 너무나 거대한 조직이기 때문에 반드시 견제하는 기구가 있어야 되고, 이를 검사가 맡아야 됩니다. 검사가 수사 지휘권은 없지만 수사 보완 지시는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소만 담당하면 페이퍼 워크 하는 사람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수사가 일단락 돼 검사 앞에 왔는데 기소하기에는 증거도 불충분하고 인권 유린 소지도 있으니 다시 보완하세요 할 수는 있어야 되는 거 아닙니까? 이걸 (민주당이) 지금 없애려고 하고 있잖아요. ‘검찰 독재’를 막는다고 하다가 그보다 더 끔찍한 ‘경찰 독재’를 만들겠다는 것인지. 수사와 기소 분리는 누구도 막을 수 없을 겁니다. 검찰청을 없애버리고 공소청과 중수청 이렇게 바꿔 중수청을 행정안전부 밑에 두면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찰이라는 수사 기관과 중수청을 함께 가진 막강한 권력을 지니게 됩니다. 여기에다가 독립적 수사를 하기 때문에 (경찰이) 검사의 간섭 안 받겠다고 하면 아주 심각한 문제가 있을 겁니다. 둘째 수사 체계가 너무 복잡해져요. 공수처 또한 있으니까. 수사를 받는 국민 입장에서 보면 여기 와서 수사하고 저기 와서 수사하고 또 수사기관끼리 서로 막 뺑뺑이 돌리고 관할권 가지고 시비를 하고. 또 피의자 쪽에서도 계속 문제를 제기하면 얼마나 복잡해집니까? 그 피해는 고스란히 피해자 그리고 피의자한테 가는 겁니다. 그 결과로 수사와 재판이 늦어지게 됩니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는 유명한 말이 있듯 수사와 재판은 신속해야 합니다. 이 부분에서 우리 검찰과 법원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습니다. 유능한 아주 효율적인 사법 체계를 갖고 있다며 국제적으로 비교하면 한국은 굉장히 높게 평가받아요. 문제가 되는 특수 검사의 정치 수사만 제거하면 될 텐데 검찰청을 없애버리는 건 말이 되지 않습니다. 한 법률학자가 계산을 해보니까 그렇게 하려면 연관된 법을 한 800개를 바꿔야 된다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서둘러 하다가는 큰 사고가 날 겁니다. 법이 통과되는 걸로 개혁이 끝나는 겁니까? 그게 현실화될 때 국민들의 불만이 쌓일 겁니다. 지금 검찰 개혁을 놓고 대통령의 뜻과 민주당의 뜻이 첨예하게 대결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를 보면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둘 사이에 누가 힘이 센지를 알 수 있을 겁니다.”
- 사법 개혁과 관련해 민주당은 3대 특검 연장에 이어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까지 추진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일당 독재’를 하려는 것인가라는 비판이 나오는데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특별 법원을 만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해방 직후 민족 반역자를 처벌한다며 반민특위라는 특별법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오래 가지 못했어요. 그다음 5·16 나고 나서 군정 시절 혁명재판소라는 게 있었습니다. 그 뒤에 없어요. 아니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해 특별재판소를 만들어 해결한다면 도대체 국회가 특별재판소를 몇 개를 만들어야 됩니까? 이런 걸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민주당이) 얼마나 헌법을 무시하는 건지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아마 이렇게 밀어붙여 국민의힘을 정당 해산으로 몰고 갈 겁니다. 특검이 추경호 전 원내대표를 상대로 본격적으로 수사를 시작했는데 계엄 해제 방해 혐의를 걸어 국민의힘은 내란 동조당이라며 법무 장관으로 하여금 정당 해산 청구를 헌법재판소에 하게 할 겁니다. 그게 연말쯤 된다면 그 사이 지방선거용으로 (특별재판소를 거론)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 민주당의 방송 3법 개정과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보상 추진이 언론의 자유를 억압할 가능성은 없겠습니까?
“언론 개혁이라는 게 말이 성립이 안 되잖아요. 왜 정권이 언론 개혁을 합니까? 그러면 언론이 권력 개혁을 합니까? 언론은 있는 그대로 물 흐르듯이 가만두면 되는 거 아닙니까? 다만 요새 부정선거 음모론 등 정치적 선동을 해가지고 돈벌이 하는 사람 있잖아요. 저는 이거는 징벌적 배상 대상이 돼야 된다고 봐요. 예컨대 한 매체가 몇 달 전에 선관위에 99명의 북한 간첩이 교육받고 있었다,그걸 미군이 압송해 오키나와에서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 이런 거는 형사 처벌해야죠. 이것까지 언론 자유로 보호해서는 안 된다고 봐요. 음모론을 처벌하되 메신저를 쳐야 됩니다. 메신저는 나쁜 사람이거든요. 그건 전염병 퍼뜨리는 거랑 마찬가지예요. 그러나 지금 추진하고 언론 개혁은 시민 세력을 앞세워 KBS MBC YTN 등등 이런 방송을 장악하려고 하는 게 너무나 눈에 보입니다. 과거에도 정권을 잡으면 맨 처음 했던 게 이거 아니었습니까? 그런데 성공하겠습니까? 오히려 그게 역작용을 야기합니다. 한국은 민주주의 국가고, 공영방송 말고도 유튜브라든지 SNS라든지 다 있습니다. 공영 방송이 친정권 쪽으로 넘어갔다고 해 국민들이 세뇌되지 않을 겁니다. 오히려 반발이 더 심해질 것이고, 그래서 의도한 대로 성공하지 못할 거라고 봅니다. 언론에 손대 성공한 정권은 별로 없습니다.”.
- 책에서도 쓰셨지만 이재명 대통령과 대선 전과 후 두차례 5시간 동안 만나셨습니다. 이 대통령을 ‘잘 웃는 분’이라고 표현하셨는데 개인적으로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심리적으로 굉장히 안정적인 분입니다. 그리고 말씀을 정확하고 쉽고 유머러스하게 하십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말씀하시는 걸 보면 자연스러우면서도 핵심을 찌르더라고요. 이러지 않습니까?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주기 위해 평화의 사도인 것처럼 이야기하고 그래서 그 능력을 한반도에 발휘해 북한에 트럼프 월드 만들면 나도 골프 치고 싶다 하니까 트럼프 얼굴이 탁 풀렸습니다. 이어 당신은 피스메이커가 되고 나는 페이스 메이크 되겠다고 한 게 다 언론의 제목으로 뽑혔잖아요. 그게 말의 힘이거든요. 또 그때 보니 이재명 대통령이 앞으로 당겨 의자에 앉으니 트럼프 대통령과 키가 비슷해졌어요. 키가 작은 분인데 초라하지 않았죠. 저는 이 대통령이 이런 디테일에 강하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정치를 분석할 때는 구조적으로 봐야 합니다. 개인의 능력이 구조를 바꿀 수는 없거든요. 그 구조 중에서 지금 우리나라엔 역대 정당 중에서 가장 힘이 센 민주당이 있고 그리고 가장 약한 국민의힘이 있습니다. 이러면 성인 군자라도 독재를 하고 싶어집니다. 내가 힘이 세고 상대가 약하면 아무래도 때리고 싶잖아요. 그런 면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과잉 자신감을 가지고 계속 무리를 하도록 하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습니다. 그걸 막으려면 야당의 견제와 언론의 견제, 사법부의 견제가 있어야 하는데 이 견제가 제대로 안 먹히면 최악의 경우 이재명 대통령은 ‘문재인 시즌 2’가 될 수도 있습니다.”
- 국민 모두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바랄 겁니다. 이 정부가 성공하려면 어떤 게 필요합니까?
“이재명 대통령이 약속했던 대로 하면 됩니다. 대통령은 국민을 크게 통합하는 사람입니다. 좌도 우도 아니고 국민의 대통령인 거죠. 그리고 대통령은 역사와 마주하는 사람입니다. 대통령은 라이벌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역대 대통령의 잘잘못을 잘 보고 나는 어떤 대통령보다 더 잘하는 사람이 되겠다, 역사에 남는 사람이 되겠다고 해야 합니다. 역사를 마주 본다는 것은 길게 본다는 겁니다. 퇴임 이후에 내 이름이 어떻게 기록될까 하는 것을 염두에 둬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대통령만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요. 그걸 해야 됩니다. 제가 이 대통령을 두차례 만났을 때 하나는 (문해력을 높여 소통이 원활해지도록) 한국어를 정상화시켜야 된다, 그러려면 한자 교육을 부활시켜야 된다고 건의했습니다. 또하나는 전 국민 회고록 쓰기 운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위대한 문명 건설의 주인공이었던 한국인들이 자기가 겪고 했던 것을 다 자서전으로 남기면 AI 시대 어마어마한 데이터와 콘텐츠가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