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재생에너지 2038년 약 30%…“전력도매시장, 가격입찰제 도입해야”

원승일 2025. 9. 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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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보고서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응한 전력도매시장 구조개선 방향’
윤여창 KDI 산업·시장정책 연구위원,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응한 전력도매시장 구조개선 방향 브리핑. [한국개발연구원(KDI) 제공]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2023년 10% 미만이었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15년 뒤인 2038년 약 30% 가까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다만,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비중이 낮을 때 작동했던 현재의 전력도매시장 구조로는 전력 수요를 안정적으로 충족할 수 있을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봤다. KDI는 발전사들이 판매 가격을 제시해 경쟁하는 ‘가격입찰제’ 도입을 제언했다.

KDI가 4일 발표한 보고서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응한 전력도매시장 구조개선 방향’에 따르면 현재의 전력도매시장이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지난 2001년 0.04%에서 2023년 8.5%로 증가했다. 이어, 2030년 18.8%, 2038년에는 29.2%까지 커질 전망이다.

윤여창 KDI 산업·시장정책 연구위원은 “재생에너지는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크게 변하는 것이 특징인데 이런 변동성으로 인해 전력 수급이 불안정해지고 자칫 대규모 정전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설비 투자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 전력 시장의 가격 결정 방식이 전력 변동성의 우려를 높이고, 관련 투자를 가로막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전력도매가격은 발전사들의 입찰가격이 아닌, 전력시장 운영기관이 연료비를 기반으로 산정한 발전기의 변동비를 기준으로 결정된다.

변동비가 발생하지 않는 재생에너지는 이 같은 방식이 적용되기 어려워 시장에 참여하지 않고 우선 구매된다.

문제는 이 같은 구조로는 재생에너지가 순간적으로 과잉 공급될 때 어떤 발전기의 출력을 제한할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윤 연구위원은 전력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 대비해 예비 전력을 확보하는 ‘용량 가격’과 주파수·전압 조정을 통해 실시간 수급 균형을 유지하는 ‘보조서비스 가격’도 문제로 꼽았다.

용량 가격과 보조서비스 가격 모두 미리 정해진 기준에 따라 결정된다.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 확대로 수요 증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 발전사들의 투자 유인을 떨어뜨릴 수 있다.

이는 전력 시스템의 유연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에너지저장장치(ESS) 같은 설비에 대한 투자가 지연될 수밖에 없는 구조란 게 윤 연구위원의 지적이다.

윤 연구위원은 전력시장 가격 체계 전반을 개편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보고서를 통해 발전사들이 판매 가격을 제시해 경쟁하는 ‘가격입찰제’ 도입을 주장했다.

가격입찰제가 도입되면 재생에너지, ESS 등 다양한 자원이 시장 가격에 실질적으로 반영돼 전력 시장의 효율성을 높이고 출력 제어 등 시장 운영의 기준을 명확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또, 용량 가격과 보조서비스 가격도 시장 기반으로 결정해 설비 투자와 기술 혁신을 유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만, 시장 중심의 체계로 전환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시장 지배력 남용 등에 대비해 전력시장 규제기관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함께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연구위원은 소매 전기요금 체계 개편도 강조했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확대되면 도매시장에서 전력량 정산금은 줄어들 수 있지만 용량 및 보조서비스 정산금은 늘어날 수 있어서다.

그는 이 같은 구조 변화가 소매요금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으면 전력 판매자와 발전사 모두 수익 보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 연구위원은 “전력도매시장의 경직적인 가격 결정 구조는 적절한 투자 유인을 제공하지 못하고 필요한 시설의 확충을 지연시킬 수 있다”며 “전력도매시장이 변화된 상황에서 소매요금이 경직적이라면 한국전력의 적자도 앞으로 더 누적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력도매시장의 가격 체계가 수요와 공급을 유연하게 반영해 시설 투자와 시장 운영을 위한 기준으로 원활히 작동하도록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소매요금도 도매시장 가격 변화에 연계돼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원승일 기자 w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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