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여름이면 악취가 뒤덮는다”…국정원 옆 마을의 또 다른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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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관이 없어 생활하수가 그냥 하천으로 흘러가요. 여름에는 바람만 불어도 악취가 마을 안으로 다 들어옵니다."
전주시 완산구 상림동 방마마을 주민 A씨(50대)의 목소리에는 30년 넘게 이어져온 답답함과 분노가 묻어났다.
방마마을의 문제는 단순한 도로 개설을 넘어, 주민의 삶과 직결된 생활환경 개선 문제로 번지고 있다.
정비되지 않은 하수관, 여름마다 뒤덮는 악취, 재산권 제약까지 겹겹의 제약 속에서 주민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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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관이 없어 생활하수가 그냥 하천으로 흘러가요. 여름에는 바람만 불어도 악취가 마을 안으로 다 들어옵니다.”
전주시 완산구 상림동 방마마을 주민 A씨(50대)의 목소리에는 30년 넘게 이어져온 답답함과 분노가 묻어났다.
국정원 전북지부 인근에 자리한 이 마을은 오랜 세월 통행 불편을 겪어왔을 뿐 아니라, 생활과 직결된 생활환경 문제까지 겹겹이 짓누르고 있다.
정화 안 된 생활하수, 악취로 이어져
주민들의 느끼는 또 다른 고통은 정화되지 않은 생활하수다. 가구마다 정화조 시설은 설치돼 있지만 하수관이 연결돼 있지 않아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생활하수가 정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노지로 흘러들고, 결국 마을 앞 하천에 그대로 방류되면서 악취가 진동한다.
여름철이면 상황은 더 악화된다. 바람을 타고 퍼진 냄새가 집안까지 스며들어 한 주민은 “정화조가 있어도 소용이 없고 하수 라인이 그냥 노지로 빠져버린다”며 “여름에는 냄새 때문에 창문도 열기 힘들다”고 호소했다.

개발도, 건축도 국정원 승인 받아야
주민들의 생활 불편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국정원 인근이라는 이유로 재산권 행사마저 제약받고 있기 때문이다. 건물을 짓거나 수리하려 해도 국정원 승인을 받아야 하고, 작은 개발조차 ‘보안상 문제’라는 이유로 막히기 일쑤다.
주민 B씨(62)는 “이사도 농사도 마음대로 할 수 없고, 땅은 있는데 개발 제한 때문에 방치된 곳이 많다”며 “사유지라도 제약이 걸리니 땅값도 제값을 못 하고, 집을 팔고 이사조차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행정 논리 vs 주민 현실
주민들은 전주시에 수차례 하수관 설치와 생활환경 개선을 요구했지만, 국정원 승인 문제가 가로막으며 번번이 무산됐다. 그 사이 여름이면 악취는 심해지고, 겨울이면 미끄러운 길에서 노인들이 다치는 사고가 이어졌다.
전주시 하수과 관계자는 “방마마을에 하수관이 설치돼 있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개별 정화조에서 오수를 처리해 하천으로 흘려보내는 것은 제도상 문제가 없는 정상 구조”라고 설명했다.
행정 기준상 정화조 설치만으로 의무가 충족된다는 입장이지만, 주민들의 체감은 다르다. 정화조는 1차적인 처리에 불과해 냄새와 환경오염을 막기엔 한계가 크고, 하수관이 연결되지 않으니 사실상 제 역할을 못 한다는 것이다.
결국 행정은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논리를 내세우지만, 주민들은 악취와 불편 속에 살아가는 현실을 감내해야 하는 실정이다.
“30년째 묶인 마을, 누가 책임지나”
국정원 전북지부가 1990년대 초 현재 위치로 이전한 이후, 방마마을은 30년 넘게 ‘제한된 마을’로 살아왔다. 최근 정치권의 압박으로 바리케이드가 일부 후퇴했지만, 주민들의 일상은 여전히 악취와 각종 제약 속에 갇혀 있다.
주민들은 “국정원이라는 이유로 통행뿐 아니라 조상 묘 벌초 같은 기본적인 생활까지 제약받고 있다. 언제까지 주민의 고통이 외면돼야 하느냐”고 토로했다.
방마마을의 문제는 단순한 도로 개설을 넘어, 주민의 삶과 직결된 생활환경 개선 문제로 번지고 있다.
정비되지 않은 하수관, 여름마다 뒤덮는 악취, 재산권 제약까지 겹겹의 제약 속에서 주민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

[양승수 기자(=전북)(yssedu@naver.com),김하늘 기자(=전북)(gksmf24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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