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과징금 8兆 현실화?… 은행권, 조 단위 충격 vs 감경 기대

주형연 2025. 9. 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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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사태와 관련 금융당국이 과징금을 산정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찬진 금감원장이 지난달 28일 국내 20개 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더이상 ELS 불완전 판매 등과 같은 대규모 소비자 권익침해 사례는 없어야 한다"며 "금융 감독·검사의 모든 업무 추진에서 금융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강조해 홍콩 H지수 ELS제채 절차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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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수입’ 투자금 해석
KB국민, 판매액 8.1조 ‘최고’
1.3조 자율배상 감안 기대도
[연합뉴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사태와 관련 금융당국이 과징금을 산정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 경우 은행권이 직면할 제재 규모가 최대 8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금융권 전반에 ‘조(兆) 단위 충격’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지만, 자율 배상과 감경 규정 적용을 통해 실제 부담은 크게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내부적으로 ‘수입’을 판매수수료 대신 판매금액 전체(투자원금)로 해석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직면한 과징금 규모는 최대 8조원으로 추산된다.

은행별 홍콩 H지수 ELS 판매금액을 보면 KB국민은행이 8조1972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신한은행이 2조3701억원, NH농협은행 2조1310억원, 하나은행 2조1183억원, 우리은행이 413억원 수준이다. 판매금액이 가장 많은 국민은행에 대한 과징금 규모는 최대 4조원 안팎이다. 나머지 신한·농협·하나은행도 1조원 가량을 부담해야 한다. 단순히 수천억원대 제재를 예상했던 시장의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금융당국의 제재는 금융감독원의 검사의견서 발송을 시작으로 제재 조치안 통보, 제재심의위원회 개최, 금융위 최종 결정 순서로 이뤄진다. 금감원은 지난해 4월 검사의견서를 발송했으나, 1년이 넘은 현재까지 제재 조치안을 작성하지 않고 있다. 과징금 기준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를 두고 해석의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이 지난달 28일 국내 20개 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더이상 ELS 불완전 판매 등과 같은 대규모 소비자 권익침해 사례는 없어야 한다”며 “금융 감독·검사의 모든 업무 추진에서 금융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강조해 홍콩 H지수 ELS제채 절차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은행권이 이미 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자율 배상을 집행한 점은 주요 변수로 꼽힌다. 금융당국은 자율적 소비자 보호 조치를 감경 요인으로 인정할 수 있어, 실제 과징금은 제시된 최대치보다 상당 폭 낮아질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과징금 산정이 판매금액 기준으로 이뤄지면 제재 수위가 지나치게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금융위도 시장 충격을 감안해 합리적인 감경 조치를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제재가 은행권 수익성뿐만 아니라 건전성 지표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과 비용 증가로 이어질 경우, 중장기적으로 리스크 관리와 판매 관행 개선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는 “과징금 액수보다 중요한 것은 은행권의 판매 관행을 투명하게 개선하고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형연 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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