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유일 1점대 평자-0점대 WHIP 마무리’ 첫 30세이브 향하는 SSG 조병현 “평균자책이 가장 마음에 드는 기록”

SSG의 우완 마무리 조병현(23)은 세이브 순위표에서 두드러진다. 풀타임 마무리 첫 시즌을 소화 중인 올해 조병현은 지난 3일까지 59경기(58.2이닝)에 등판해 27세이브(5승3패 )를 따냈다.
세이브 선두는 아니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 보면, 조병현의 활약상은 다른 마무리를 압도한다. 평균자책은 1.84이고, 피안타율은 0.180,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0.84로 뛰어난 주자 억제력을 보여준다. 볼넷도 12개 밖에 내주지 않았고, 삼진은 71개나 잡았다. 현재 세이브 경쟁 상위권에서 1점대 평균자책, 0점대 WHIP을 기록한 선수는 조병현이 유일하다. 블론세이브도 단 2개 뿐이다.
조병현은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너무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 부상없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는 점이 가장 만족스럽다. 이런게 큰 복 아닌가”라며 미소지었다. 입단 4년차 풀타임 마무리로 사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경기 내용이다. 지난 시즌 필승조로 뛰며 세이브와 홀드를 각각 12개씩 기록한 조병현은 “일단 그거를 뛰어넘고 싶었고, 30세이브를 할 수 있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조병현은 첫 30세이브 도전도 시야에 두고 있다.
젊은 마무리들의 각축장이 된 KBO리그에서 조병현의 성적은 단연 주목받을 만하다. 시즌 개막 전까지는 조병현보다 박영현(KT), 김택연(두산), 정해영(KIA) 등을 주목하는 시선이 더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조병현은 이 부문 선두 박영현에 4개 차로 뒤져 있어, 세이브왕 가능성도 열려 있다.

어떤 기록이 가장 만족스러운지를 묻는 질문에 조병현은 “아무래도 1점대 평균자책이다. 지난 시즌에 3점대 평균자책으로 마치면서 올해는 2점대 평균자책에 들어가고 싶었는데, 더 낮은 수치를 유지하고 있어 기분이 좋다. 마지막까지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조병현은 안정적인 제구와 압도적인 구위, 차분한 성격까지 마무리로서 필요한 자질을 모두 갖췄다. 올해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레전드 마무리 오승환(삼성)을 떠올리게 하는 점이 적지 않다. 투수(182㎝ 90㎏)로서 크지 않은 비슷한 체격 조건에 간결하면서도 역동적인 투구폼을 가졌다. 그리고 시속 150㎞가 넘는 묵직한 포심을 무기로 삼는다. 오승환을 떠올리게 하는 점이 많다는 말에 조병현은 조금 쑥쓰러워하면서 “너무 대단한 선배다. 폼은 다르지만 어릴 때도 오승환 선배가 던지는 직구의 코스를 많이 봤던 것 같다. 무엇보다 일단 직구로 타자를 압도하는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조병현은 고교 시절 안정된 제구를 높이 평가받았던 투수였다. 지금은 안정된 제구와 어우러진 포심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그는 “고교 시절에도 직구를 많이 던지는 투수였고, 프로에서도 제 1구종이 직구라고 생각해서 연습을 많이 했다. 늘 직구를 어떻게 더 발전시킬까 생각을 많이 했는데, 상무 시절에 제 영상도 많이 보고, 잘하는 선배들한테 물어보며 2년간 다양한 시도를 해봤다”고 밝혔다.
그때 크게 변화를 준 부분은 상체다. 상체를 조금 세우는 변화로 정통 오버핸드 투수 가운데서도 높은 타점을 만들어냈다. 구속도 올랐다. 힘있는 공이 높은 타점에서 나오면서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기 어려운 공이 됐다. 스플리터의 위력도 더해지며 완벽한 조화의 구종 조합을 만들어냈다. 조병현은 “상세를 세우면서 팔도 올라갔다. 구위가 좋아졌지만 부상 위험이 큰 폼이라는 말도 많이 듣는데, 그래서 특별히 웨이트와 보강 운동을 많이 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진정한 마무리 투수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시즌을 치르면서 조병현도 성장 중이다. “지금은 조금 긴장하며 마운드에 오른다. 자신감은 공에 힘이 있었던 시즌 초가 더 컸다”는 조병현은 “지금은 아무래도 타자들도 제 공에 많이 익숙해진 상태라서 볼 배합 등을 조금 더 연구하며 던지고 있다. 순위싸움이 치열하니 부담감도 큰 데 ‘안타는 맞아도 볼넷을 주지 말자. 내 공만 던지자’는 마인드컨트롤로 정신을 다잡고 있다”고 했다.

박동원에게 역전 홈런을 맞고 시즌 두 번째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지난달 15일 인천 LG전을 기억하면서는 “그때 마음고생을 좀 했다”고 털어놨다. 마무리 투수는 팀의 중요한 경기를 놓쳤을 때 받는 스트레스가 상당하다. 그런 압박감을 이겨내는 것도 마무리 투수가 갖춰야 할 중요 덕목 중 하나다. 조병현은 “결국 내가 다시 팀 승리를 지켜야 하는 투수”라며 “내가 타자와 기싸움에서 밀리면 안된다. 앞으로 나 때문에 이길 경기가 더 많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다음 마운드에 올랐다”고 했다. 함께 팀의 필승조로 나서는 18살 위 베테랑 노경은의 존재도 든든하다. 조병현은 “노경은 선배가 ‘너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 그런 경기가 한 시즌에 5번은 나온다. 너무 신경쓰지 말고, 마운드에 오르면 네가 할 것을 편하게 해주면 된다’고 얘기한게 큰 힘이 됐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조병현이 남은 시즌 30세이브를 채우면서 1점대 평균자책과 0점대 WHIP을 지키면 선동열(2회), 정명원, 임창용(2회), 오승환(6회), 박승민, 고우석에 이어 역대 7번째 대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SSG는 불과 몇 년 전 하재훈(2019년 36세이브), 서진용(2023년 42세이브)이라는 세이브왕을 배출했다. 그러나 조병현을 향한 기대치는 더 높다. 조병현도 마무리로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그는 “볼넷을 하나를 주면 연이어 내줄 때가 있는데 그 부분을 신경쓰면 더 좋은 마무리 투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눈빛을 반짝였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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