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요안나 1주기 앞 모친 “청년 뼈 갈아 방송 만들어…비극 없게 해달라”

전종휘 기자 2025. 9. 4. 15:56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8일부터 단식 재확인
문화방송이 4일 서울 상암동 문화방송 사옥 1층 로비에 마련한 고 오요안나씨 추모 공간. 문화방송 제공

문화방송(MBC)에서 기상캐스터로 일하다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오요안나씨의 유족이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내고 단식농성을 예정대로 진행키로 했다. 오는 15일은 오씨 1주기다.

고 오요안나씨 모친 장연미씨는 4일 호소문을 내어 “요안나 1주기를 앞두고 저는 곡기를 끊으려 한다. 불쌍하게 죽은 내 새끼의 뜻을 받아 단식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장씨는 오씨 1주기를 1주일 앞둔 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문화방송 사옥 앞에서 단식 농성에 들어갈 예정이다.

장씨는 호소문에서 “문화방송과 두번 만나 요구안을 전달하고 문제 해결을 요구했지만, 성의도 없고 해결 의지도 없다. 오히려 언론플레이를 하면서 유가족을 기만하고 있다”고 단식에 들어가는 배경을 밝혔다. 이어 “요안나를 죽게 한 선배들과 문화방송의 행동이 너무나 끔찍했다”며 “방송사가 젊은 여성들을 뽑아서 피 빨아먹고, 뼈를 갈아서 방송을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도 했다. 장씨는 또 “싸우면서 알았다. 저는 오요안나만 힘든 줄 알았는데, 방송 미디어 산업의 수많은 청년이 우리 오요안나처럼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장씨는 “1주기 전에 문제를 해결하고 문화방송에서 더 이상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함께해달라”고 호소했다.

방송 비정규직 노동단체인 엔딩크레딧과 유족은 고 오요안나씨를 문화방송의 노동자로 인정하고 안형준 문화방송 사장이 오씨 죽음에 대해 대국민 기자회견 형식으로 공식으로 사과하고 보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오씨가 하던 기상캐스터 업무를 프리랜서가 아니라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문화방송이 자체 비정규직 프리랜서 규모 등 실태를 전수 조사한 뒤 상시지속업무는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도 요구안에 담았다. 엔딩크레딧 등 노동단체들은 장씨 단식에 맞춰 같은 날 오전 문화방송 사옥 앞에서 추모주간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15일엔 추모 문화제를 열기로 했다.

고 오요안나씨는 지난해 9월15일 지속적인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노동계는 오씨가 프리랜서 계약을 맺고 일했지만 실제론 문화방송의 지휘 감독을 받은 직접고용 노동자로 봐야 한다며 오씨의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할 것으로 요구해왔다.

문화방송은 이날 오전 상암동 본사 1층 로비에 고 오요안나씨 1주기를 추모하는 공간을 마련하고 임원들이 단체로 추모 행사를 했다고 밝혔다. 유족 요구 관련 문화방송은 한겨레에 “현재 기상캐스터들의 계약이 12월까지 유효한 만큼 이에 따른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직장 내 갑질 방지를 위한 직원 교육과 신고제도 개선이 추가로 이뤄졌고, 그동안 계약서에서 명기되지 않았던 갑질 피해 방지 대상에서 프리랜서를 포함했다”고 했다. 하지만 오요안나씨의 노동자성 인정 관련해선 “문화방송이 (오씨가 문화방송 근로자가 아니라는) 정부 기관(고용노동부)의 결정을 뒤집어야 하는 것으로 향후 배임 논란이 일어날 수 있으며, 현재 괴롭힘 당사자 간 수억원대 민사소송이 진행되고 있어 추가 소송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