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2025] 독립영화 ‘샛별 찾기’ 한국 넘어 아시아까지 ‘확장’

김은영 2025. 9. 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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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부터 영화 ‘콕콕콕, 코코콕’ ‘모모의 모양’ ‘올 그린스’ 스틸컷.

올해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아시아 신인 작가 발굴과 독립영화 육성이라는 본래의 취지를 이어 가기 위해 비전 섹션을 아시아 전역으로 확장해 운영한다.

그동안 한국 독립영화를 발굴하고 지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던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섹션이 ‘비전’ 단독 섹션으로 독립하고, 아시아로 그 범주를 넓혀 ‘비전-아시아’와 ‘비전-한국’으로 새롭게 구성된다.

올해도 뛰어난 작품성을 지닌 아시아 영화 11편과 한국영화 12편이 선정돼 새로운 ‘비전’을 가진 작가와 작품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시아 11편 모두 월드프리미어

다국적 합작 영화가 절반 넘어

장편 데뷔작 ‘말리카’ 등 눈길

‘모모의 모양’ ‘올 그린스’ ‘쿠락’

다양한 여성의 삶 그린 작품도

■비전-아시아(Vision-Asia) 11편

비전-아시아 상영작 11편은 모두 월드 프리미어로 BIFF에서 처음 상영된다. 일본(2편), 인도(2편), 키르기스스탄(1편) 외에 인도·한국, 인도네시아·사우디아라비아, 타지키스탄·아랍에미리트, 인도네시아·싱가포르, 마카오(중국)·대만·홍콩(중국)·태국, 카자흐스탄·몰도바·아일랜드 등 합작 영화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모든 작품에 관객과의 대화(GV)가 있다.

이 중 4편은 첫 장편 데뷔작이다. ‘말리카’(감독 나탈리아 유바로바)는 가부장적인 카자흐스탄의 한 소수민족 가족 안에서 엄마의 재혼 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소동 속에 어쩔 수 없이 성장하게 되는 말리카의 이야기를 담는다. ‘모모의 모양’(트리베니 라이)은 히말라야산맥 아래 살아가는 모녀 삼대의 잔잔한 이야기를 데뷔 감독답지 않은 뛰어난 연출력으로 표현한다. ‘콕콕콕, 코코콕’(마하르시 투힌 카시아프)은 인도 영화로, 아웃사이더들의 어쩌면 삼각관계 같은 사랑 이야기를 굉장히 재기 발랄한 상상력으로 표현하고 있다. ‘판쿠의 시간’은 배우로서 인도네시아를 대표해 온 레자 라하디안의 장편 연출 데뷔작으로, 위기 속 여성의 내밀한 투쟁과 희망의 끈을 깊이 응시한다.

이 외에도 ‘걸프렌드’는 마카오, 대만, 홍콩을 경유하며 경력을 쌓아온 트레이시 초이 감독 자신의 자전적 경험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 두 번째 작품으로 풋풋한 퀴어 로맨스를 선사한다. ‘올 그린스’(고야마 다카시)는 일본의 시골 여고생들이 동호회를 결성해 학교 옥상에서 수상한 식물을 키우는 발칙하고 패기 넘치는 성장 영화이다. ‘쿠락’(에르케 주마크마토바·에밀 아타겔디에프)은 특히 키르기스스탄 여성 감독의 공동 연출작으로, 또 다른 감독은 작업 중 타계해 그의 유작이 됐다. 키르기스스탄 여성들의 힘찬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또한 2025 ACF 후반작업지원펀드 지원작인 ‘어느 겨울밤’(산주 수렌드란), 소수자의 삶을 단순히 극적인 장치로 소비하지 않기 위해 끝까지 사려 깊은 시선을 유지하는 ‘타이가’(안슐 차우한), 서스펜스물 ‘흑토끼 백토끼’(샤흐람 모크리), 가족드라마와 환각으로 일그러진 SF 감수성을 교직한 ‘AI 엄마’(호위딩)도 상영된다.
위에서부터 영화 ‘흐르는 여정’ ‘산양들’ ‘단잠’ 스틸컷. BIFF 제공

김덕중·이광국·유은정 감독 등

K독립영화 주목할 신작 12편

김진유 감독 연출 ‘흐르는 여정’

김혜옥·저스틴 민 조화로운 연기

ACF 후반작업지원작도 포함돼

■비전-한국(Vision-Korea) 12편

‘비전-한국’ 섹션 12편에는 김덕중, 이광국, 유은정, 김진유, 최승우 등 이른바 독립영화계에서 각광받는 감독들의 신작이 즐비하다.

최승우의 두 번째 영화인 ‘겨울날들’은 제목이 곧 내용이다. ‘단잠’은 전작 네 편 모두 BIFF에 소개됐던 이광국 감독의 신작으로 사랑하는 이의 부재를 극복하고 삶의 온기를 찾아가는 한 가족의 감동 어린 이야기를 담았다. ‘두 번째 아이’(유은정)는 영화를 보는 내내 흥미진진한 추리의 즐거움이 가득하다. ‘트루먼의 사랑’은 ‘컨버세이션’ ‘에듀케이션’ 등으로 주목받은 김덕중 감독의 고군분투를 마주할 수 있다. ‘나는보리’로 기대를 모은 김진유 감독의 ‘흐르는 여정’은 노년의 여인과 이방인 청년 사이에서 전개되는 반가운 치유와 쌓여 가는 공생의 감정을 그린다. 연륜의 배우 김혜옥과 ‘성난 사람들’의 저스틴 민의 조화로운 연기가 기대된다.

2025 ACF 후반작업지원펀드 지원작도 두 편 포함됐다. 세 개의 이야기를 연결하는 ‘관찰자의 일지’는 임정환 감독의 오랜 ‘영화 친구들’뿐만 아니라, 새로운 얼굴이 합류해 더욱 기묘하고 풍성한 세계를 자랑한다. 데뷔작 ‘이장’으로 눈길을 끈 정승오 감독의 두 번째 장편인 ‘철들 무렵’은 세 인물을 중심으로 또 한 번 대가족을 스크린에 불러들인다. 풍미를 만들어내는 솜씨는 한층 노련하고 넉넉해졌다.

손경수 감독의 ‘아코디언 도어’는 비전-한국 영화 중 유일한 장편 데뷔작이다. 고통스러운 기억이 창작의 동력이자 계기이며 독이 되고, 낯선 이미지로 전유된 마음의 상태가 파탄과 성장으로 이어지는 독특한 판타지다.

이 외에도 모델로 커리어를 시작한 한현민, 이주영이 독특한 호흡을 선보이며 ‘돌연변이’의 우정과 성장을 표현한 신수원 감독의 신작 ‘사랑의 탄생’, 고3 여학생들의 귀엽지만, 단단한 성장 스토리 ‘산양들’(유재욱), 극단적 설정을 밀어붙이며 시각적 증거 없이도 사랑과 믿음이 지속될 수 있는지 집요하게 묻는 ‘우아한 시체’(김경래), ‘모퉁이’에 이은 신선 감독의 새 작품 ‘미로’ 등이 관객을 맞을 채비를 마쳤다. 비전-한국 섹션의 영화 역시 모두 월드 프리미어로 BIFF에서 상영되고, GV가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