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젤렌스키, 양자회담 원하면 모스크바로 와라”

천호성 기자 2025. 9. 4.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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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향해 양자회담을 원한다면 "모스크바로 오면 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요구해온 정상 회담에 대해 '모스크바 개최'를 조건으로만 수락하겠다고 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푸틴의 모스크바 정상회담 개최 요구 등을 일축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푸틴은 애초에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을 하며 모두를 농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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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모두를 농락” 제안 일축…러, 키이우 공습 이어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일 중국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 EPA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향해 양자회담을 원한다면 “모스크바로 오면 된다”고 말했다.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군사작전을 계속하겠다며 우크라이나와 서방을 압박했다.

아에프페(AFP)·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은 3일(현지시각)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경축행사를 참관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이렇게 말했다. 그는 “도널드(트럼프 미국 대통령)가 내게 그런 회담(젤렌스키와의 양자 회담)을 요청했다”며 “나는 ‘가능하다, 젤렌스키가 모스크바로 오면 된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가 요구해온 정상 회담에 대해 ‘모스크바 개최’를 조건으로만 수락하겠다고 한 것이다.

푸틴은 젤렌스키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아닌 ‘행정부 수반 대행’이라고 낮추어 불렀다. 젤렌스키의 대통령 임기가 지난해 5월 끝났지만 계엄으로 대선이 치러지지 않은 채 임기가 자동 연장된 것을 푸틴이 문제 삼은 것이다. 푸틴은 “단순히 행정부 수반 대행과 조심스럽게 회의를 여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회담이 잘 준비되고 긍정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면 나는 이를 거부하지 않는다”고 했다.

푸틴은 러시아군이 “모든 전선에서” 전진하고 있다며, 협상에 진척이 없으면 전쟁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그는 “(휴전 협상) 상황이 어떻게 진전되는지 지켜보자. 만약 진전이 없다면 우리는 모든 과제를 군사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푸틴의 모스크바 정상회담 개최 요구 등을 일축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푸틴은 애초에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을 하며 모두를 농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스트리아, 바티칸, 스위스 등 “최소 7개국이 이미 성의 있는 회담 개최 제안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한편 러시아군은 푸틴이 베이징에 가 있는 동안에도 공세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주 쿠퍈스크의 약 절반을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쿠퍈스크는 격전이 벌어지는 도네츠크주 크라마토르스크·슬로우얀스크 북쪽의 도시다. 우크라이나 제10군단은 러시아의 쿠퍈스크 점령 주장이 “연출된 선전”이라며 반박한 상태다.

쿠퍈스크가 러시아 수중에 떨어지면 도네츠크주는 남쪽·동쪽에 이어 북쪽으로부터도 러시아군 압박을 받게 된다. 우크라이나군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초기에 쿠퍈스크를 점령당했지만, 그해 하반기 반격으로 되찾은 바 있다.

러시아는 키이우 등에 대한 공습도 이어갔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3일 새벽 러시아가 키이우 등에 총 500기 이상의 드론·미사일을 날렸다고 밝혔다. 도네츠크주 코스티안티니우카에선 러시아군 포격과 드론 공격으로 민간인 9명이 숨졌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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