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금소원 출범하나…이찬진, '금감원장·금소원장·금감위장'?
MBK·삼성에 문제의식-금융소비자 보호 강조…긴장 고조
금융권, 성향 파악·정책기조 '열공 중' 향후 거취도 촉각
국정기획위원회가 마련한 금융당국 조직개편 방안이 원안대로 추진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융권 시선은 이재명 대통령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에게 쏠린다.
과거 문제의식을 드러낸 MBK파트너스와 삼성생명 회계 처리 문제를 정조준하며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이 원장이 향후 어느 기관의 수장을 맡게 될지가 최대 관심사로 부상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정위가 마련한 조직개편안은 기획재정부를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로 쪼개고 금융위원회의 국내 금융 정책 기능은 재정경제부로 이관하는 내용이다. 금융위 감독 기능은 금감원으로 이관, 금융감독위원회로 재편하는 구상이다. 금감원 내 금융소비자보호처를 독립시켜 금소원으로 격상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조직개편안이 금융권에서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 속에 각 금융사들은 이찬진 금감원장의 향후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원장의 정책 기조와 주요 네트워크를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며 전략을 재정비하는 모습이다. 앞으로 이 원장이 금융감독위원장, 금감원장, 금소원장 중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가 금융권 전략 수립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은행권 '좌불안석'…ELS 제재 촉각
이 원장은 과거부터 문제의식을 드러낸 MBK파트너스와 삼성생명 회계 처리 문제를 정조준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MBK파트너스 추가 조사에 착수했으며 홈플러스 인수 과정에서의 펀드 출자자 모집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 그는 2021년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으로 활동할 당시에도 MBK파트너스에 대해 "먹튀하는 형태의 전형"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2015년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장 활동 당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절차를 비판했던 이 원장이 삼성생명 회계 처리 문제를 "국제회계기준(IFRS)에 맞춰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입장 정리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등 계열사 주식을 IFRS가 아닌 특례 회계방식으로 처리해 온 것에 대해, 이 원장이 이를 바로잡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은행권은 좌불안석이다. 이 원장이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와 같은 대규모 소비자 피해 재발을 막기 위해 은행 내부통제를 고강도로 점검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ELS 판매 과정에서 발생한 금융소비자보호법 위반에 대해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가 과징금과 과태료를 모두 부과할 경우 이론적으로 6조원대 금전제재도 가능하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공개석상마다 소비자보호 강화를 강조하는 점도 금융권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을 잇따라 만나 소비자보호 중심의 내부통제 강화를 주문한 데 이어 금감원 내부에 사전예방적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태스크포스(TF)까지 신설하며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관련기사 : '금융소비자 보호' 압박 높이는 이찬진…금감원, TF 출범(2025.09.04)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이 원장이 연일 소비자보호 강화를 강조하는 만큼 향후 금융권 제재 수위가 한층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금감원 내부에서도 '성향 파악' 분주
금융권뿐 아니라 금감원 내부에서도 이 원장의 성향이나 향후 행보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 경력이 거의 없는 데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참여연대 등 사회단체 활동 이력 때문에 기존 금융권 사고방식과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원장이 직원들에게 격의 없는 소통을 주문하고 있지만 상명하복 문화가 뿌리 깊은 금감원 특성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조직 문화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안팎의 공통된 의견이다. 취임 직후 역대 원장들이 관행적으로 해온 임원 일괄사표 요구도 아직이다. 임원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회의에서 다소 급진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해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며 "온화한 성품으로 보이긴 하지만 때로는 고집이 읽히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이 원장이 어느 기관장의 자리를 맡게 되느냐에 따라 해당 기관의 위상과 공공기관 지정 여부 등 권한 및 위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감원 최고 관심사다. 다만 이 원장은 이날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열린 저축은행 CEO 간담회에서 금소원 신설을 포함한 정부 조직개편안과 관련해선 말을 아꼈으며 차기 금소원장 부임설에 대해서도 입을 열지 않았다.▷관련기사 : 이찬진, 저축은행에 "부실PF, 소비자보다 단기수익 치중한 결과"(2025.09.04)
김희정 (kh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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