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계정 개선 요청했는데’ 자율계정 10조원 푼 새정부

김정호 기자 2025. 9. 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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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특회계 확대-초광역권 계정 추진
지방시대위 권한 강화 ‘대응책 과제’

이재명 정부가 균형발전을 위한 지방재정 확대와 초광역권 계정을 검토하면서 줄곧 제도 개선을 요구해 온 제주도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가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지특회계) 예산조정권을 지방시대위원회에 부여하고 초광역권 계정을 신설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지특회계는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균형발전과 관련된 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 지원하는 재원이다.

제주는 2006년 군 폐지에 따른 보전을 위해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제125조에 따라 별도의 계정(제주계정)을 통해 재원을 받고 있다.

2007년 도입 첫해 제주는 지특회계(당시 균특회계) 6조7929억원 중 3476억원을 확보했다. 인구 대비 높은 5.1%의 재원을 가져오면서 제주계정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반면 2020년 정부가 지특회계 내 지역자율계정 사업을 지방에 넘기면서 제주계정 재원이 줄기 시작했다. 5%를 웃돌던 비중도 2021년에는 절반 이하인 2.04%로 급감했다.

이에 제주도는 계정 감소의 원인을 진단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2021년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제주계정 재설계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그 결과, 보통교부세 총액의 3%를 정률로 지급받는 재정특례를 반영해 자율편성사업이나 제주계정에도 3%의 법정률을 적용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이를 토대로 정부 설득에 나섰다. 2022년 7월 당시 추경호 경제부총리 주재로 열린 전국 지자체 예산협의회에서 제주계정 재설계를 공식 요청하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는 다른 지자체 간 형평성을 이유로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그 사이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서 지특회계 운영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정부는 당장 지특회계 내 지역자율계정을 올해 3조8000억원에서 내년 10조원 이상으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이에 제주를 포함한 전국 지자체의 국비 확보액이 덩달아 증가했다.

지특회계는 지역자율계정과 지역지원계정, 제주계정, 세종계정으로 나뉜다. 이중 지역자율계정은 지자체가 지출한도 내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포괄보조사업 재원이다.

기존 제주계정에 포괄보조사업까지 더해지면서 내년 제주지역 지특회계 예산이 역대 최고인 7178억원으로 올라섰다. 올해 4509억원 대비 59.2% 늘어난 규모다.

향후 지역자율계정이 늘면 제주 입장에서는 덩달아 재원 확보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새정부의 '5극3특'에 따른 초광역권계정 신설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3특에 포함된 강원과 전북특별자치도 역시 별도 계정을 요구하고 있다.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한 지특회계 배분 방식 변화 가능성도 여전하다.

이재명 정부는 재정권 확대 차원에서 지특회계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에 대한 재정운용 권한인 사전조정권도 지방시대위원회에 부여할 가능성이 높다.

예산 조정권이 중앙정부에서 지방시대위로 넘어가면 상대적으로 지자체 입장이 수용될 확률이 커진다. 이에 지방시대위를 설득할 논리 개발과 소통 창구 마련이 필수적이다.

올해 편성된 지특회계 규모만 14조7000억원에 달한다. 제주 입장에서는 새정부 지방재정 확충 계획에 따라 제주 계정에 설계를 다시 하는 등 대응책 마련이 절실해졌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새정부의 지특회계 확대가 제주 입장에서 긍적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정부의 재정 계획에 따라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