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다" 민원에 철거된 '세종시 저승사자'… 케데헌 열풍에 재설치?

오세운 2025. 9. 4.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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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시민들에게 '흉물'로 인식돼 설치 5년 만에 철거됐던 조형물이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열풍 덕에 다시 세상의 빛을 볼 수도 있게 됐다.

저승사자를 모티브로 한 케데헌 속 보이그룹 '사자 보이즈'와 닮아 화제로 떠올랐고, 자연스레 '재설치 요구' 목소리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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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겨운 우리 가락' 동상, 케데헌 '사자 보이즈'와 유사
2014년 세종시 국세청사 앞 설치됐다가 2019년 철거
재설치 요구 확산… 정부 "국민 공감대 형성되면 가능"
2014년 12월 세종시 국세청사 앞에 설치될 당시부터 "저승사자를 연상시킨다"는 평가를 받다가 결국 철거된 '흥겨운 우리 가락' 동상. 한국일보 자료사진

세종시 시민들에게 '흉물'로 인식돼 설치 5년 만에 철거됐던 조형물이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열풍 덕에 다시 세상의 빛을 볼 수도 있게 됐다. 저승사자를 모티브로 한 케데헌 속 보이그룹 '사자 보이즈'와 닮아 화제로 떠올랐고, 자연스레 '재설치 요구' 목소리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4일 정부세종청사관리본부에 따르면 당국은 2019년 철거된 '흥겨운 우리 가락'이라는 이름의 금속 동상을 외부에 다시 세우는 방안을 실무 단계에서 검토하고 있다. 이 동상은 2014년 12월 세종시 나성동 국세청사 앞에 설치됐던 것으로, 한복 차림에 갓을 쓴 남성이 '한량무' 전통 춤사위를 펼치면서 양팔을 벌려 날아오르는 형상을 표현했다.

그러나 검은색 동상의 기괴한 표정, 갓을 쓰고 있는 모습 등이 저승사자를 연상시킨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공모를 통해 11억 원을 들여 설치한 조형물 6개 중 하나로 알려지면서 "혈세로 흉물을 만들었다"는 논란에도 휩싸였다. 결국 동상은 몇 달 후 소방청 청사 주변으로 옮겨졌고, 그 이후에도 '재난 대응 부처 옆에 저승사자를 떠올리는 동상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끝에 2019년 12월 완전히 철거됐다. 애물단지로 전락한 동상은 현재 정부세종청사 지하주차장에 임시 보관돼 있다. 시민들 기억에서도 점차 사라져 갔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저승사자 콘셉트의 보이그룹 '사자보이즈'. 넷플릭스 제공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전 세계에서 메가톤급 흥행을 터뜨린 케데헌 덕분이다. 누리꾼들은 영화 속 캐릭터 '사자 보이즈'와 동상 모습이 비슷하다며 "세종시 저승사자 동상도 창고에서 다시 꺼낼 때" "'혼문(魂門)'에 봉인된 세종시 저승사자 근황" 등 의견을 내기 시작했다. 국민신문고에는 동상 재설치를 요구하는 민원도 접수됐다.

물론 '흥겨운 우리 가락' 재설치 논의는 이제 시작 단계다. 재설치 결정 시 장소는 문화예술진흥법에 따른 심의를 거쳐 정해진다. 정부 관계자는 "부정적 여론으로 한 번 철거된 조형물을 다시 여론에 따라서 왔다갔다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면 재설치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세운 기자 cloud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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