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빛낼 TK과학자]<5>바이오헬스 산업 안정성 다지는 정명훈 케이메디허브 전임상센터장

김명규 기자 2025. 9. 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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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회사 연구 경험 바탕으로 공공가치 실현…희귀약·의료기기 상용화 앞당겨
AI 기반 평가 시스템·미래의료기술연구동 활용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 주도
정명훈 케이메디허브 전임상센터장. 김명규 기자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하 케이메디허브)의 정명훈(48) 전임상센터장(경북대 생명과학부 겸임교수)은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의 '숨은 조력자'로 불린다. 대학에서 화학과 신소재공학을 전공해 석·박사를 취득한 그는 민간 제약회사인 대웅제약과 LG생명과학에서 신약 개발부터 품질 관리까지 제약 산업 전반을 경험했다. 이후 그는 케이메디허브에서 의료산업분야의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케이메디허브는 올해들어 미래의료기술연구동 건립과 AI 기반 행동 분석 시스템 등 첨단 인프라를 구축했는데, 이를 활용해 그는 국내 전임상 연구의 새 패러다임을 개척하고 있다.

"대학원 때부터 특정 약물의 방출을 조절해 치료 효율은 높이고 부작용은 줄이는 신소재 연구에 집중해 왔습니다. 이어 민간 제약회사에서 신약 개발과 품질·보증, 생산 관리 업무를 거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의약품 개발 현장을 몸소 체험했죠."

그는 민간 기업에서 오랜 경험을 쌓고도 공공기관행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기업 이익 추구를 넘어 국가 바이오헬스 산업 전체가 성장하는 데 이바지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희귀질환 치료제 연구개발과 공급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의료산업 분야의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하는 곳이 케이메디허브"라며 "민간기업과 연구기관, 규제기관을 잇는 역할을 하며 실질적인 지원을 하는 게 센터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강조했다.
정명훈 센터장이 전자현미경을 통해 발견할 수 있는 동물 종양세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명규 기자

전임상센터는 의약품과 의료기기가 본격적으로 사람에게 사용되기 전 안전성과 효능을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단계를 맡고 있다. 이는 '시험대 위에 놓인 신약과 의료기기'라 할 수 있는데, 정 센터장은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동물모델이나 시험 환경을 직접 갖추기 어려워 센터의 전임상 평가 지원을 받는 경우가 많다"며 "관상동맥 스텐트, 임플란트 고정체 표면처리기 등 다양한 의료기기가 센터 지원으로 상용화를 앞당겨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신약 분야에서 진행성 간암 치료제, MRI 조영제 등에 대한 임상시험계획 승인 획득은 센터의 후보물질 안전성 및 약효 검증 노하우가 큰 밑거름이 되고 있다. 정 센터장은 "이는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에도 크게 기여하는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더해 올해 4월 케이메디허브 내 새롭게 문을 연 미래의료기술연구동은 앞으로 국내 전임상 연구에 '게임 체인저'가 될 전망이다. 그는 "연구동에서는 미니피그 50여 두를 사육·관리하며 심혈관 스텐트, 치과 임플란트, 척추 케이지 같은 고위험 의료기기의 전임상 시험을 진행한다"며 "Angio-CT와 내시경, 복강경 같은 첨단 영상장비와 수술 인프라를 통합한 전임상 연구시설은 국내에서 이곳이 유일하다"고 소개했다.

실제 대규모 중대동물 전임상 시설이 부족한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은 임상을 위해 해외를 오가는 비용과 기간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다. 정 센터장은 "이번 연구동 구축을 통해 해외 시험 의존도를 낮추고 임상 전 단계의 신속하고 정밀한 검증이 가능해져, 국내 기업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명훈 센터장이 케이메디허브 전임상센터 미래의료기술연구동을 소개하고 있다. 김명규 기자

이 밖에도 센터는 최근 임상연구에 AI 기반 동물 행동 분석 시스템을 도입해 주목을 받고 있다. 정 센터장은 "기존 행동평가는 숙련자 관찰과 기록에 의존해 객관성과 재현성이 떨어지고 데이터 손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AI와 동물 활동 영상 분석 기술로 실험동물의 이동과 행동 패턴을 체계적으로 추출해 분석할 수 있어 데이터 신뢰도가 크게 향상됐다. 이는 동물실험에서 동물의 고통을 최소화하고 윤리적 실험을 실천하기 위한 국제적으로 권장되는 3R 원칙(동물 사용 감소, 고통 최소화, 대체시험법 활용)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AI는 전임상 실험의 윤리적 문제와 재현성, 임상 번역성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하리라 본다"면서 "이렇게 모은 데이터가 신약 개발과 의료기기 사업화의 과학적 기초 자료로 자리잡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전임상센터는 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라 수요가 늘고 있는 치과 임플란트와 구강 관련 의료기기 전임상 평가에도 힘을 쏟고 있다. 또 약물방출 마이크로니들과 같이 약물 전달, 신소재, 기기 기술이 융복합된 의료제품 평가도 강화해 다차원적 안전성과 효능 검증을 하고 있다.

글로벌 진출을 위한 해외 인허가를 원활히 받도록 지원하는 것도 센터의 중요한 과제다. 정 센터장은 "미국, 유럽 기준에 부합하는 평가 시스템을 갖춰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해외로 빠르게 뻗어나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세포의 단백질 변화 연구에 대해 설명하는 정명훈 센터장. 김명규 기자

정 센터장은 국내 의료산업을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동물대체시험법과 오가노이드 연구(줄기세포를 배양해 인체 장기 유사체를 만드는 연구)가 제도권으로 들어오고 있어 앞으로 융합 연구가 중요해질 것"이라며 "정부의 제도적·재정적 지원이 확대돼 전임상 연구 환경이 융합적으로 바뀌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연구 필수 영장류(원숭이) 공급 중단으로 인해 연구에 공백이 생기지 않게 정부가 안정적 공급체계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면서 "이는 국가 연구 경쟁력 유지와 효율적 지원에 직결된 문제"라고 강조했다.

정 센터장은 "대구는 의대와 대학병원이 밀집한 교육·의료 도시"라며 "케이메디허브 의료기술시험연수원과 전임상센터가 병원, 지자체와 협력해 동물모델 구축부터 수술 시뮬레이션, 규제 컨설팅까지 전주기 지원체계를 실질적으로 운영한다면 대구가 의료산업 혁신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앞으로 기업들이 연구부터 임상, 인허가까지 한 번에 이어 나갈 수 있는 기반 속에서 성장한다면 '메디시티 대구'가 구현될 것"이라며 "현장 협력이 실질적 효과를 내도록 체계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정 센터장은 "앞으로 케이메디허브를 통해 AI기반 행동 분석, 동물대체시험법, 희귀난청 연구 등 미래 신기술을 접목한 연구로 국가 바이오 의료산업의 혁신을 선도할 것"이라며 "국내뿐만 아니라 태국, 베트남을 포함한 해외 대학 및 연구기관과 공동연구 협력을 확대해 국제적 연구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의료기기 기업과 연구자에게 맞춤형 연구 인프라와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해 바이오헬스 산업 동반성장을 도모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명규 기자 kmk@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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